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강자 ‘랑그릿사’는 어떤 게임인가요?

분석/랑그릿사 2|2020. 3. 9. 15:00

국내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 중인 '랑그릿사 모바일'

현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랑그릿사 모바일’이 엄청난 흥행을 이어가는 중인데요.

이러한 인기의 바탕에는 과거의 팬들과 그 추억에 대한 보정 등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게임은 과거에 발매된 게임인지라 이번에 처음 알게된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과연 ‘랑그릿사’라는 게임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랑그릿사’의 시작은 엘스리드 (Elthlead, エルスリー), 1987

Elthlead (1987, MSX2, NCS)
엘스리드 게임 화면

 ‘랑그릿사’는 ‘엘스리드’라는 게임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외전으로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일본 기업 메사이야는 1986년 게임 방면으로도 개발 영역을 확장하며

‘엘스리드’라는 MSX용 턴 기반 전술 게임을 만들었다.

이 ‘엘스리드’가 생각보다 인기를 끌자 메사이야는 ‘엘스리드’ 시리즈를 확장해

세계관을 공유하는 여러 외전을 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랑그릿사’였다.

즉, ‘랑그릿사’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시리즈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엘스리드’는 간단한 내용의 게임이다.

사악한 마법사 왕 ‘보젤’이 다스리는 나라 ‘벨제리아’가

선량한 젊은 왕 ‘지크하르트’가 통치하는 ‘엘스리드’ 왕국을 침략하고,

이에 빛과 어둠의 군대가 대륙의 명운을 건 대전을 벌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당시의 ‘엘스리드’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나 치밀한 서사보다는,

사각 격자 지도 위에서 벌어지는 전술 전투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었다.

 

‘엘스리드’는 발매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에야 이러한 턴 기반 전술 게임이 여럿 나왔지만,

발매 당시인 1987년만 해도 이런 게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턴 기반 전술 게임의 시조 중 하나라고 불리는 ‘파이어 엠블럼’조차

‘엘스리드’보다 3년이나 늦은 1990년 발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MSX용 게임들 사이에서 ‘엘스리드’가 얼마나 눈에 띄는 작품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둠의 왕 '보젤'과 빛의 왕 '지크하르트'의 대립이 스토리의 중심이다

‘엘스리드’가 인기를 끌자, 메사이야는

‘가이아의 문장’과 ‘가이프레임’이라는 두 개의 게임을 추가로 발매해 ‘엘스리드’ 시리즈를 이어나갔다.

다만 ‘가이아의 문장’은 ‘엘스리드’에 스토리 요소를 추가한 정도의 게임이라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가이프레임’은 ‘엘스리드’에서 수천년이 지난 뒤 SF 세계를 무대로 로봇들이 싸우는 설정으로써

기존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기본적인 게임 구성은 비슷했다.

 

1990년까지 ‘엘스리드’ 삼부작을 여러 기종으로 발매하며 실적을 가늠한 메사이야는

‘엘스리드’처럼 단순 전투만 있는 것보다는 ‘가이아의 문장’처럼

스토리 요소가 있는 쪽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메사이야는 ‘엘스리드’ 세계관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게임 개발에 착수해

이듬해인 1991년 결과물을 선보였는데, 이 게임이 바로 ‘랑그릿사’였다.

 

‘랑그릿사’는 ‘엘스리드’로부터 이미 꽤 오랜 세월이 흐른,

그러나 ‘가이프레임’처럼 너무 먼 미래는 아닌 시점에서 시작된다.

‘랑그릿사’ 시작 시점에서 ‘엘스리드’ 왕국은 사라진 지 오래고,

‘지크하르트’ 왕의 후예들은 ‘엘스리드’를 계승하는 ‘발디아’라는 새로운 왕국을 세웠다.

그러나 ‘발디아’ 왕국은 이웃나라인 ‘다르시스’ 제국에게 침략 당하고 위기에 놓이게 된다.

‘링그릿사’는 이처럼 궁지에 몰린 채 도망치는 ‘발디아’ 마지막 왕자 ‘레딘’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게임 시작부터 망국의 왕자가 되는 '레딘'의 이야기를 다룬 '랑그릿사' 

기본적으로 ‘랑그릿사’의 스토리는 단선적이다.

주변인물들의 희생을 통해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레딘’이 군세를 모아 ‘발디아’ 왕성을 탈환한 다음

약탈 당한 성검 ‘랑그릿사’를 되찾고 그 힘으로 ‘다르시스’ 제국과 싸워 황제와 측근들을 몰살시킨다.

하지만 제국 배후에는 사실 고대의 사악한 마법사 왕 ‘보젤’이 있었고,

주인공 ‘레딘’은 ‘보젤’의 숙적이자 자신의 조상 ‘지크하르트’의 혼이 깃든 성검 ‘랑그릿사’로 ‘보젤’을 물리친다.

 

‘랑그릿사’는 ‘엘스리드’의 전술적 요소에 캐릭터 육성과 스토리 감상의 묘미,

그리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화풍이 더해져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 기세를 몰아 1994년에는 후속작인 ‘랑그릿사 2’가 발매됐는데,

이 게임은 전작보다도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뒀다.

게임 구조 자체는 전작 ‘랑그릿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스토리 볼륨을 크게 확장한 점이 인기의 요인이었다.

 

‘랑그릿사 2’에서는 ‘레딘’의 먼 후손 ‘엘윈’이 새로운 제국 ‘레이갈드’의 정복 야욕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레이갈드’ 황제인 ‘베른하르트’는 ‘보겔’로부터 마검 ‘알하자드’를 얻어서

정복 전쟁에 사용 중이었기에, 결국 ‘엘윈’은 ‘랑그릿사’를 찾아 맞서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볼륨이 커지긴 했어도 결국 전작처럼 단일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1995년 슈퍼패미컴 사양 확장 버전 ‘디어 랑그릿사’가 출시되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스토리 선택지가 추가됐기 때문이었다.

팬들이 정리한 '디어 랑그릿사' 시나리오 분기 조건 표

‘디어 랑그릿사’는 지금까지 플레이 해온 결과에 따라 특정 분기점에서 선택지를 고를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시나리오도 바뀌게 되는데, 그 중에는 주인공이 제국과 결탁해 대륙을 통일하거나

마왕이 돼 동료들을 세뇌하는 내용까지 있었다.

동료 캐릭터들도 각 선택지에서 각기 다른 운명을 맞았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마왕이 될 시 연인 ‘리아나’는 주인공에게 세뇌돼 함께 악행을 저지르고,

세뇌가 풀리자 죄책감으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충격적 엔딩을 맞기도 한다.

 

‘디어 랑그릿사’가 이처럼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공한 덕분에 ‘랑그릿사 2’는 팬들에게

역대 시리즈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시나리오마다 게이머 선택에 따라 주요 등장 인물이 희생되거나 떠나가는 등

씁쓸한 여운과, 초반의 동료가 적이 되거나 반대로 악당이 아군이 되는 등 완전히 달라지는

스토리가 반복 플레이 동기로 작용했다.

국내에서도 ‘랑그릿사’에 향수를 느끼는 게이머들은 ‘디어 랑그릿사’ 버전의 ‘랑그릿사 2’를 기억할 것이다.

 

이렇듯 초기에 ‘랑그릿사’는 턴 기반 전술 게임 ‘엘스리드’의 외전 RPG로 시작해,

점점 스토리의 비중을 늘리며 성장했다.

그리고 ‘랑그릿사 2’에서는 ‘엘스리드’를 제치고 게임의 주된 세계관을 정립하게 되었다.


캐리어 소프트의 독립, 내리막길에 접어든 ‘랑그릿사’

 

퇴사한 '랑그릿사' 제작진이 세운 캐리어 소프트 스튜디오의 로고

‘랑그릿사’ 시리즈의 인기가 차츰 더해가던 1996년. 개발사 메사이야에 문제가 발생했다.

‘랑그릿사 3’ 개발이 한참이던 1996년 6월, ‘랑그릿사’ 개발진이 대거 퇴사 후

캐리어라는 이름의 별도 스튜디오를 차린 것이었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굴지의 게임 기업 세가의 입김이 있었다는 추측이 있다.

 

당시 세가는 1994년 말 발매된 콘솔 세가 새턴을 뒷받침할 RPG 타이틀이 필요했다.

이에 세가에서는 메사이야와 접촉해 ‘랑그릿사 3’를 세가 새턴 독점으로 판매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세가가 개발진과 접촉해 독립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후 캐리어 소프트는 세가 산하 게임 개발업체 아틀라스와 ‘그로우랜서’ 시리즈를 만든 후 2001년 인수됐다.

 

1996년 당시에 캐리어 소프트는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메사이야와 애매한 동거를 이어가야 했다.

기존 ‘랑그릿사’ 시리즈를 아예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불안한 환경 속에 게임 개발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리 없었다.

그렇게 인기의 절정에 서 있던 ‘랑그릿사’는 1996년 10월 출시된 ‘랑그릿사 3’를 기점으로

1998년 발매된 ‘랑그릿사 5’까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캐리어 소프트가 독립한 시기에 개발된 '랑그릿사 3'

‘랑그릿사 3’는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전투는 턴 기반에서 세미 리얼 타임으로 바뀌었고, 유닛 밸런스에도 큰 조정이 있었으며,

여성 동료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를 쌓아 관계를 바꿀 수 있는 연애 요소도 추가됐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신규 요소 대부분은 팬들의 반감을 샀다.

게이머들이 기대한 ‘디어 랑그릿사’의 다양한 시나리오 선택지는 사라지고,

전투를 비롯한 여러 시스템은 전작과 너무 달라진 나머지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 탓이었다.

 

여기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다. 바로 세계관의 변동이다.

기존 ‘랑그릿사’ 시리즈는 ‘엘스리드’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였다.

그러나 ‘랑그릿사 3’은 먼 과거를 배경으로 삼아,

세계관을 시리즈 처음부터 설정을 재정립하는 수준으로 바꾸어 놓았다.

과거 ‘보젤’은 마검 ‘알하자드’에 속박 당한 고대의 사악한 마법사 왕이었지만,

이제는 ‘보젤’이 한 사람이 아니라 마검 ‘알하자드’를 사용하는 이를 칭하는 호칭이었던 것으로 변동됐다.

 

이처럼 게임 시스템과 설정이 모두 달라지자 기존 팬은 혼란과 반감을 드러냈다.

‘랑그릿사 3’ 자체는 전반적으로 나쁜 게임이 아니었지만, 이전 게임과의 연계성이 문제가 됐다.

이런 논란은 후속작인 ‘랑그릿사 4’에서도 계속됐다.

‘랑그릿사 4’는 전투 시스템 일부를 과거 턴 기반 방식으로 회귀시키고 시나리오 선택지를 추가하는 등

기존 팬을 의식한 듯한 변화를 꾀했지만, 불편한 턴 회전 시스템이 지적받으며

과거의 인기를 되찾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직관적이지 못한 턴 회전 시스템이 아쉬웠던 '랑그릿사 4'

다만, ‘랑그릿사 3, 4’는 1998년 발매된 마지막 작품 ‘랑그릿사 5’만큼 난해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간 ‘랑그릿사’ 시리즈는 서양 중세풍 판타지 세계에서 벌어지는 빛과 어둠의 대립을 메인으로 해왔다.

하지만 메사이야와 캐리어 소프트는 ‘랑그릿사 5’에서 갑자기 노선을 ‘가이프레임’ 풍으로 회귀했다.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SF 세계관’이라는 설정의 스토리를 내놓은 것이다.

 

‘랑그릿사 5’에서는 사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가이아’라는 이름의 행성에서 벌어진 것임이 드러났다.

미래의 지구인들은 자원 부족으로 인해 우주로 진출하게 됐는데,

그 중 일부가 가이아 위성에 불시착해버리고 훗날 ‘크림존랜더’라고 불리게 된다.

이중 고위 계급은 ‘가이아’에 식민지를 건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반란에 직면했고,

반군의 사보타주로 본진인 위성이 행성 궤도에서 이탈해 빛도 없는 차가운 우주를 공전하게 됐다.

 

여기까지 들어도 기존 ‘랑그릿사’와 상당히 동떨어진 전개인데,

성검 ‘랑그릿사’와 마검 ‘알하자드’도 SF 설정에 편입됐다.

사실 ‘알하자드’는 ‘크림존랜더’가 만든 일종의 군용 신호기로,

일종의 노예 종족인 마족을 지배할 수도,

행성 궤도에 대기 중인 위성 병기를 통제할 수도 있는 장비였다.

또한 ‘랑그릿사’는 ‘알하자드’를 반군이 복제한 모조품으로,

마나라고 불리는 에너지로 작동하는 ‘알하자드’와 달리 인간의 정신을 에너지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갑자기 우주선과 위성 병기가 나오는 '랑그릿사 5'

게임 내용도 이러한 설정대로 SF로 흘러간다.

일단 주인공인 시그마와 람다는 애초에 크림조니아 기술로 제작된 강화 복제인간이다.

게다가 스토리가 진행되면 아예 우주선이 나오고, 그 우주선을 위성 병기 레이저 포로 파괴하고,

기상제어설비로 위성 병기를 차단하는 등 대놓고 SF 분위기로 흘러가버린다.

이러니 ‘랑그릿사’가 통속적인 판타지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팬은

‘랑그릿사 5’의 스토리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물론 ‘판타지인 줄 알았는데 SF’라는 설정의 게임이 그렇게 드문 것도 아니고,

이러한 설정이 늘 비난을 받는 것도 아니다.

‘마이트 앤 매직’을 비롯한 고전 RPG가 이미

‘판타지처럼 보이는 세계 이면에 SF 설정이 있는’ 세계관을 채택해왔고,

비슷한 시기에 발매됐던 국산 게임 ‘창세기전 3’과 ‘악튜러스’는

‘랑그릿사 5’와 비슷한 플롯으로 호평을 거둔 바 있다.

 

문제는 ‘랑그릿사’가 기존 시리즈에서

SF적 요소들에 대한 복선을 깔아 두지 않은 채 갑자기 SF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개발업체인 메사이야와 캐리어 소프트 측은

자신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스토리텔링을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들의 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1년 전에 나온 ‘가이프레임’을 알고 있었어야 했다.

또한 세부적인 스토리텔링을

게임이 아닌 게임 외적 설정 자료집이나 소설 등을 통해 파악해야 했던 점도 문제였다.

'가이프레임'에서 이미 SF 분위기는 존재했었다.

결국 메사이야와 캐리어 소프트의 ‘랑그릿사’는 ‘랑그릿사 5’를 끝으로 사실상 끝나고 말았다.

이후 메사이야는 1999년 ‘랑그릿사 밀레니엄’이라는 게임을 개발하나,

작품성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에 캐리어 소프트는 아틀라스로 이적해서

우루시하라 하토시의 ‘랑그릿사’ 풍 일러스트와 분위기를 그대로 따온 게임 ‘그로우랜서’ 시리즈를 개발,

메사이야 및 ‘랑그릿사’ IP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랑그릿사’ IP

'랑그릿사 RE: 인카네이션 ~환생~'

메사이야는 한동안 ‘랑그릿사’를 부활시키고자 다방면으로 애썼다.

하지만 당시 심한 재정난에 처했고, 결국 게임 분야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랑그릿사’ IP는 익스트림이라고 하는 게임 업체에 넘어갔다.

그러나 ‘랑그릿사’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으니,

익스트림 품 속에서 개발된 ‘랑그릿사’는 메사이야 시절보다 훨씬 끔찍한 게임들이었기 떄문이다.

 

익스트림은 메사이야의 게임 IP를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MMORPG ‘랑그릿사 슈바르츠’ 등 몇 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고작해야 알파 테스트 버전 정도만 공개된 채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결국 출시 성공한 게임은 2015년 발매된 ‘랑그릿사 RE: 인카네이션 ~환생~’ 하나였는데,

이 또한 게임성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이후 ‘랑그릿사’는 완전히 끝장난 IP로 간주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랑그릿사’는 이미 ‘랑그릿사 5’로 끝났고,

캐리어 소프트 손을 떠난 ‘랑그릿사’는 정식 시리즈로 인정하지 않는 풍조까지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랑그릿사 RE: 인카네이션 ~환생~’은 메타크리틱 평점 35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으며

죽어가던 ‘랑그릿사’ 관뚜껑에 못질했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시리즈의 완전 종말을 암시했다.

 

그러나 재기의 기회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중국 ZlonGames가 ‘랑그릿사’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든 ‘몽환모의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 ‘몽환모의전’이 바로 최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랑그릿사 모바일’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다름 아닌 ‘올스타전’이라는 것으로,

기존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 중 좋아하는 이들만 모아 추억의 드림팀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지난 시리즈의 주요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게 시나리오 모드를 준비한 점도

팬 사이에서 각광받는 요소다. 지난 날의 향수를 통합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하는 게이머 입장에서도 시리즈의 전통과 줄거리를 중요 부분만 간략하게 즐길 수 있어

‘랑그릿사’라는 오래된 IP에 충분히 흥미를 갖게 해주고 있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상 제약 속에서도 여러 모로 ‘랑그릿사’ IP를 재조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최근 ‘랑그릿사 모바일’의 고공행진을 보고 있노라면 ‘랑그릿사’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IP 부활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다.

과연 ‘랑그릿사’가 ‘랑그릿사 모바일’의 성공을 발판 삼아 부활할 수 있을까?

아니면 캐리어 소프트와 우루시하라 하토시 손을 떠난 ‘랑그릿사’는 외전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걸까?

‘랑그릿사’ IP가 다시 한 번 PC나 콘솔 시리즈로서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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