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화 2 (로저 에버트, 2019)

시나리오/스토리|2022. 12. 27. 18:00

책소개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비평집 <위대한 영화>. 앞서 2003년과 2006년에 나온 1, 2권으로 영화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위대한 영화>는 저자가 2010년에 낸 3권과 유작인 4권이 동시 출간됨으로써 완벽한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저자가 갑상선암 투병 끝에 죽음을 맞이한 마지막 순간까지 써 내려간 필생의 기록이다. 뚜렷한 주관과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만인의 비평가, 로저 에버트가 전하는 평론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다.


목차
추천의 글 / 머리말

가르시아 / 게임의 규칙 / 겨울 이야기 / 국가의 탄생 / 금지된 사랑 / 나의 삼촌 / 네 멋대로 해라 / 당나귀 발타자르 / 도박사 봅 / 도살자 / 동경 이야기 / 라쇼몽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란 / 레오파드 / 레이더스 / 로라 / 로미오와 줄리엣 / 로빈 훗의 모험 / 리피피 / 마담 드 / 마지막 웃음 / 마태복음 / 맨츄리안 캔디데이트 / 문스트럭 / 뮤직 룸 / 반딧불의 묘 /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 뱅크 딕 / ‘버스터 키튼의 영화들’ /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 분노의 포도 / 블림프 대령의 삶과 죽음 / 비열한 거리 / 비트 더 데블 / 빅 히트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석양의 무법자 / 선라이즈 / ‘세 가지 색’ 연작 / 셰인 / 소방수의 무도회 / 솔라리스 / 수색자 / 스카페이스 / 스트레인저 / 스트로첵 / 시골에서의 일요일 / 시에라 마드레의 보물 / 씬맨 / 아마데우스 / 아마코드 / 악의 손길 / 앙드레와의 저녁식사 / 애니 홀 / 양키 두들 댄디 / 어셔 가의 몰락 / 에이리언 /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 / 오르페우스 / 외침과 속삭임 / 용서받지 못한 자 / 우게쓰 이야기 / 움베르토 D / 웃는 남자 / 워크어바웃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위대한 유산 / 위험한 도박 /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 / 이웃집 토토로 / 이창 / 인 콜드 블러드 / 자동차 대소동 / 정원사 챈스의 외출 / 좋은 친구들 / 죠스 / 쥴 앤 짐 / 천국의 아이들 / 쳐다보지 마라 / 친절한 마음과 화관 / 카비리아의 밤 / 칼라 퍼플 / 컨버세이션 / 콰이강의 다리 / 크리스마스 스토리 / 킹콩 / 토요일 밤의 열기 / 파리, 텍사스 / 파이브 이지 피시즈 / 패튼 대전차 군단 / 푸른 연 / 프로듀서 / 필사의 도전 / 행잉 록에서의 소풍 / 허슬러 / 현금에 손대지 마라 / 홍등 / 희생자 / 007 골드핑거

영화 스틸 아카이브를 위한 투쟁 / 역자 후기 / 찾아보기


영화 평론가로서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저 에버트
그가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이 시대의 ‘위대한 영화’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비평집 『위대한 영화』 시리즈(전 4권)가 출간되었다. 앞서 2003년과 2006년에 나온 1, 2권으로 영화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던 『위대한 영화』는 저자가 2010년에 낸 3권과 유작인 4권이 동시 출간됨으로써 완벽한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저자가 갑상선암 투병 끝에 죽음을 맞이한 마지막 순간까지 써 내려간 필생의 기록이다. 뚜렷한 주관과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만인의 비평가, 로저 에버트가 전하는 평론의 정수를 만나 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종합 예술’ 영화
21세기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껴야 하는가

19세기 후반에 태동한 활동사진은 20세기를 거치면서 영화라는 대중 예술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제작 기술의 발전은 영화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 냈고, 홈 비디오, 케이블 TV, VOD 등 접근 경로의 지속적인 변화는 수요의 폭발을 견인했다. 특히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최근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활황은 기존의 영화 유통 방식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영화관이 오랫동안 고수하던 전통은 요동친 지 오래다. 그 결과 지금의 영화 산업은 대중에게 무한에 가까운 선택지를 내놓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평론은 대중의 선택에 좋은 밑거름이 되어 왔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대중이 직간접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정보량이 폭증함에 따라 평론의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평론가의 식견과 판단은 예나 지금이나 유효하다. 한 명의 마니아로서 수많은 작품을 누구보다 끈기 있게 감상하고, 한 명의 전문가로서 작품 안팎의 요점을 명쾌하게 짚어 주는 평론가는 대중을 선도하는 이야기꾼이다.

영화를 사랑한 진정한 이야기꾼 로저 에버트
우리가 알아야 할, 영화사의 걸작을 논하다

“그는 단연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평론가다.” – 케네스 튜런(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 평론가로 꼽힌다. 1942년생인 그는 20대 중반 때인 1967년부터 「시카고 선 타임스」에서 평론 활동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반 독자는 물론 평론가들도 인정하는 평론가로 우뚝 섰다. 그는 급기야 1975년에는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이때 그의 나이는 30대 초반에 불과했고 영화 평론가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경우는 그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해부터 동료 평론가 진 시스켈과 함께 TV에 출연해 수년간 영화 평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른바 스타 평론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그의 활동은 평론을 ‘소수를 위한 전문적인 것’이 아니라 ‘다수를 위한 대중적인 것’으로 인식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렇게 평론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진 상황에서도 로저 에버트는 끊임없이 고민했다. 특히 영화를 둘러싼 대중의 관심과 주요 평론 대상이 신작에 치우친 현실에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렇게 영화사 초기의 걸작들이 쉽게 잊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던 그는 영화사의 걸작을 재조명하는 리뷰 시리즈를 기획해 「시카고 선 타임스」에 기고하기 시작했다. 1997년부터 격주로 진행된 이 작업은 미국의 수많은 영화팬에게서 호응을 얻었고, 어느새 미국 언론을 대표하는 ‘영화 꼭지’가 되었다.
이렇게 쌓인 원고들이 이후 『위대한 영화』라는 하나의 책으로 엮이게 되었다. 그리고 첫 번째 책이 나온 2002년에 이어 2005년과 2010년, 그리고 로저 에버트가 숨진 후인 2016년까지 후속작이 하나씩 추가되면서 ‘위대한 영화’는 로저 에버트를 가리키는 하나의 이름이 되었다. 1권부터 4권까지 실린 총 362편의 글은 20세기 영화사를 톺아보는 현미경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로저 에버트는 1권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한다. “영화의 첫 1세기동안 탄생한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두루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에서 출발하라.” 다시 말해 그는 『위대한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영화를 소개하려는 게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역사적·작품적 가치를 지닌 영화를 ‘위대한 영화’로 선정해 소개하려고 한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영화를 한 편씩 선택해 이야기하며 그 영화의 특징과 의미를 쉽고 편안하게 풀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감독과 배우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기도 하고, 캐릭터를 낱낱이 파헤치기도 하며, 특정 작품에 날선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훌륭한 이야기꾼의 면모가 페이지마다 넘쳐흐른다.

시대, 국적, 장르를 불문한 방대한 스펙트럼
로저 에버트 평론의 정수가 담긴 362편의 ‘위대한 영화’ 이야기

저자는 시대나 국적, 혹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위대한 영화’를 이야기하는데, 1권의 면면부터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말론 브란도의 열연이 눈부신 <대부>(1972), 스티븐 스필버그의 뛰어난 연출력을 엿볼 수 있는 <이티>(1982)와 <쉰들러 리스트>(1993), 후대 영화의 기술적 분수령이 된 <스타워즈>(1977) 등 할리우드의 명작들이 각양각색으로 줄을 잇는다. 그 사이에서 험프리 보가트, 말론 브란도, 로버트 드니로 등 당대의 명연기자들이 숨을 고르고, 앨프리드 히치콕과 빌리 와일더와 같은 대가들이 찬탄을 받는다.
특히 오슨 웰스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시민 케인>(1941)은 1권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저자는 기본적인 평론 글은 물론 “<시민 케인>을 감상하는 이를 위한 안내서”까지 별도로 추가해 작품의 높은 가치를 대변한다. 이 글 하나만 봐도 저자가 영화에 가진 애정과 분석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2권 역시 1권 못지않은 다양성이 돋보인다.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국가의 탄생>(1915)이나 과도한 폭력성으로 비난을 받은 <스카페이스>(1983) 같은 ‘시대적 문제작’이 있는가 하면,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와 <이웃집 토토로>(1988)처럼 20세기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작품도 있다. 프랑수아 트뤼포, 에릭 로메르, 장뤽 고다르 등 누벨바그의 기수들이 만든 작품들은 물론 시리즈에서 단 두 편뿐인 중국 영화 작품〔<홍등>(1991) 톈좡좡 감독의 <푸른 연>(1994)〕이 모두 2권에 실린 것도 눈길을 끈다.
한편 저자는 ‘버스터 키튼의 영화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무성 영화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인 버스터 키튼을 집중 조명한다. 그는 “해럴드 로이드는 우리를 엄청나게 웃기고, 찰리 채플린은 우리를 깊이 감동시키지만, 키튼보다 용감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이야기하며 버스터 키튼을 “무성 영화의 가장 위대한 어릿광대”로 추켜세운다. 국내에서는 찰리 채플린에 가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버스터 키튼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호기라 할 수 있다.
3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다. 저자는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화니와 알렉산더>(1982)를 비롯해 <거울을 통해 어렴풋이>, <겨울 빛>, <침묵> 등 ‘베리만 3부작’ 전체를 3권에 할애했다. 여기서 베리만과 함께한 촬영 감독 스벤 닉비스트의 촬영 기법에 대한 그의 분석은 깊고 뜨겁다. 저자가 생각하는 ‘위대한 영화’의 다양한 조건을 다시금 곱씹을 수 있는 순간이다. 이외에도 3권에는 다큐멘터리의 시초라고 일컬어지는 <북극의 나누크>, 후대 SF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블레이드 러너>, 찰리 채플린의 냉철한 사회의식이 돋보이는 <위대한 독재자> 등 시네필이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명작으로 가득하다.
1~3권에는 각각 100편의 글이 실린 반면, 마지막 4권에는 62편의 글이 실렸다. 저자가 62편의 글을 새로 쓰고 계속 집필을 진행하던 와중에 숨을 거뒀고, 유족이 1~3권과 마찬가지로 분량을 100편으로 억지로 맞추는 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나온 4권에는 일본 영화가 비교적 비중 있게 소개되고 있다. 오즈 야스지로의 1936년 작품 <외아들>부터 다키타 요지로의 2008년 작품 <굿‘바이>에 이르기까지 총 8편의 일본 영화가 저자의 진심 어린 후기를 이끈다.
그중에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1958)를 다룬 글은 저자가 숨지기 한 달 전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글인 동시에 4권의 마지막 글로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이끈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70세가 된 연장자를 나라야마산의 기슭으로 옮겨 죽음을 맞게 하는 어느 마을의 가슴 아픈 전통을 다룬 영화다. 머리말에서 “그이가 그 영화를 선정한 건, 우리에게 나라야마산에 오르는 자신의 여행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시킨 것이었다”고 이야기하는 부인 채즈 에버트의 전언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평론의 새로운 매력을 담은 『위대한 영화』
다채로운 스틸컷이 함께한 유일무이의 한국어판

“에버트의 글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게 만든다. 그가 거론한 영화들을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 김영진(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글은 확실히 다르다. 그는 ‘위대한 영화’를 한 편씩 논하면서 딱딱한 리뷰가 아닌 편하게 읽히는 에세이를 썼다. 자신이 과거에 쓴 리뷰를 반박하면서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영화를 분석하면서 나온 흥미로운 의견들을 두루 소개하기도 하며, 배우나 감독과의 만남을 떠올리면서 ‘직접 인용’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 한 편으로 장르 전체를 파헤치거나 인물이나 캐릭터를 주제로 삼아 영화를 두루 살피는 것은 물론이다. 수려한 문체와 깊이 있는 성찰이 어우러진 그의 명문들은 평론의 새로운 매력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한편 이번에 신간으로 소개되는 3, 4권 한국어판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판본이라 할 수 있다. 원서 도판의 경우, 1, 2권에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직접 선정한 스틸컷이 실려 있는 반면 3, 4권에는 전무하다. 그래서 편집부는 3, 4권에 들어갈 스틸컷을 별도로 구비해 1, 2권과 균형을 맞췄다. 또한 4권에는 영화 평론가 김영진의 깊이 있는 해설을 실어 내용의 전문성을 더했다. 결국 4권에서는 의미 있는 보완이 이뤄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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