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K. 딕 - 나는 살아 있고, 너희는 죽었다 1928-1982 (엠마뉘엘 카레르, 2022)

시나리오/SF|2022. 6. 18. 12:00

책소개
20세기 SF 역사의 손꼽히는 거장이자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필립 K. 딕. 그리고 저널리즘식 글쓰기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은 프랑스 현대 작가 에마뉘엘 카레르. 이 두 소설가가 만나 지금껏 접하지 못한 독특한 평전이 완성되었다. 에마뉘엘 카레르가 어릴 적부터 우상으로 섬긴 필립 K. 딕의 인생과 작품을 세밀하게 다룬 평전.

카레르는 특유의 논픽션적 글쓰기로 필립 K. 딕을 극히 내밀하며 서사적인 텍스트로 풀어내는데, 딕이 태어난 1928년 12월 16일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후에 원작 소설들이 영화로 재탄생하면서, 오늘날 딕은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초능력이나 외계인과 같은 기존의 SF 소재와는 차별된, 인간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함을 그리며 끊임없이 인간성의 본질을 추구해 왔다.


목차
1. 버클리
2. 녹색의 소인(小人)들
3. 조지 스미스와 조지 스크럭스
4. 그가 실제로 했던 것
5. 집 안의 쥐
6. 중부(中孚), 내면의 진실
7. 바보짓
8. 부부의 광기
9. 실제의 존재
10. <혁(革)〉, 혁신, 허물벗기
11. 인간이란 무엇인가?
12. 이단적 예술가의 초상
13. 죽은 이들이 사는 곳
14. 〈프릭〉들
15. 흘러라, 내 눈물아
16. 영혼의 겨울
17. 제국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18. 폭군의 몰락
19. 말들의 친구, 뚱보가 만난 것
20. 종착지
21. 비평적 무더기
22. 그가 기다렸던 여자
23. 마지막에서 두 번째 진실들
24. 확정할 수 없는 사람
후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이상하고 매혹적인 남자, 그리고 이상하고 매혹적인 책
20세기 SF 역사의 손꼽히는 거장이자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필립 K. 딕. 그리고 저널리즘식 글쓰기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은 프랑스 현대 작가 에마뉘엘 카레르. 이 두 소설가가 만나 지금껏 접하지 못한 독특한 평전이 완성되었다. 한 인물의 생애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열린책들의 새로운 브랜드 <사람의집>은 에마뉘엘 카레르가 어릴 적부터 우상으로 섬긴 필립 K. 딕의 인생과 작품을 세밀하게 다룬 평전 『필립 K. 딕』을 펴낸다. 카레르는 특유의 논픽션적 글쓰기로 필립 K. 딕을 극히 내밀하며 서사적인 텍스트로 풀어내는데, 딕이 태어난 1928년 12월 16일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태어나자마자 쌍둥이 누이가 굶주림으로 사망한 사건과 부모의 이혼을 겪으며 조숙한 아이로 자란 딕은 건강 염려증 환자였던 엄마와 살면서 처음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이후 그의 인생에서 정신과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며 성인이 된 후에도 안전 강박증에 시달리며 약물에 중독되게 된다. 1950년대 초반, SF 잡지를 펴내고 있던 앤서니 바우처가 딕이 쓰던 공상 과학 이야기를 장래성 있다고 평가하고, 그에 용기를 얻은 딕은 드디어 자신의 상상력을 은하계로 쏘아 올린다. 그렇게 해서 1952년 스물네 살 나이에 전문 SF 작가로 자리 잡은 딕은 36편의 장편소설과 100편 이상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지만 그는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고, 사망하기 몇 년 전에야 대중과 문단 모두에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딕의 책 중에서 널리 알려진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가 「블레이드 러너」로 처음 영화화되었지만, 그는 완성을 보지 못하고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결국 1982년 3월 2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사후에 원작 소설들이 「토털 리콜」, 「페이첵」, 「마이너리티 리포트」, 「임포스터」, 「컨트롤러」 등의 영화로 재탄생하면서, 오늘날 딕은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초능력이나 외계인과 같은 기존의 SF 소재와는 차별된, 인간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함을 그리며 끊임없이 인간성의 본질을 추구해 왔다.

사망 40주년, 우리가 필립 K. 딕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
이 책은 위대한 SF 작가를 이야기하는 동시에 당시 미국 사회에서 태동한 SF 문학의 흐름과 그 주요 인물들도 함께 말하고 있다. 카레르는 총 24개의 키워드로 필립 K. 딕이라는 오디세이를 펼쳐 보이는데, 당시 좌파적이며 진보적이었던 버클리뿐 아니라 딕이 만난 사람들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소설처럼 써 내려간다. 카레르는 『필립 K. 딕』을 쓰기 위해, 그리고 이 책을 끝내기 위해 많은 이를 만났다. 다행히 딕이 남겨 둔 자료뿐 아니라 그의 인생에 관해 세세하게 들려줄 주변 인물 ─ 딕은 다섯 번 결혼하고 모두 이혼했다 ─ 이 많았다. 또한 카레르보다 앞서 네 권의 전기가 발간되어 있었다. 하지만 카레르가 가장 많이 참조한 것은 딕의 작품들이었고, 증인들의 증언과 카레르의 상상에서 나오지 않은 모든 것은 여기에서 얻었다. 이것은 딕의 소설을 읽어 보면 고스란히 증명된다. 그에게는 글을 시작한 초기부터 끝까지 놓지 않는 주제들이 있었다. 머릿속을 서로 바꾸게 된 사내들, 맛이 간 세상, 병적인 정신에 갇혀 버린 사람, 평범해 보이지만 종교에 미친 사람……. 딕은 생각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심연을 갖추고 있을까, 아니 내 속에는 어떤 심연이 숨어 있을까. 그는 특히 어떤 아주 미세한 디테일에서 출발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채는 사내>라는 기본 요소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너무나 좋아했다. 진실을 말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미친놈> 취급을 당하는 이야기, 그리고 딕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즉, 실제로 그에게 일어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한> SF 작가의 이야기 말이다. 그래서 딕은 주인공의 이름과 직업을 바꾼다. 하지만 우리는 알게 된다. 딕이 곧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무엇보다 카레르의 이 전기를 읽으면 딕의 작품을 다시 읽고 싶어진다. 또한 딕의 책을 읽지 않았던 독자들 역시 그의 책을 찾게 만들 것이다. 딕이 쓴 소설 대부분이 SF 장르이지만 그의 유산은 SF 문단 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영화와 철학, 그리고 종교를 포괄한 후세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필립 K. 딕이 죽은 지 40년이 된 지금, 우리는 그가 SF의 아버지라는 자리를 초월하여 현대 미국 문학이라는 더 넓은 세상에서 다시 읽어야 할 위대한 작가임을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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