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 명작을 통해 답을 얻다 (구와바라 다케오, 2021)

언어/문학|2022. 9. 18. 17:00

책소개
문학은 인생에 왜 필요한가? 뛰어난 문학작품이란 과연 어떤 것을 말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와 같은 질문에 저자 구와바라 다케오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바람직한 문학의 모습과 향유 방법에 관해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결국 뛰어난 문학은 우리를 변혁시킨다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전시 체제에 협조적이었던 일본 전통문화와 고전문학에 대한 비판 정신을 바탕으로 일본의 정통 정형시인 ‘하이쿠’를 학교 교육에서 추방할 것을 도발적으로 제안한 저자가 문학에 관해 펼쳐 보이는 생각은 7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유의미할 것이다.


목차
서문

1장 문학은 인생에 왜 필요할까
문제의 중요성 | 흥미로움이라는 것 | interest | 경험 | 독자가 작품에서 받아들이는 것 | 가장 충만한 인생 | 요약

2장 뛰어난 문학이란 어떤 것일까
뛰어난 문학 | 참신함 | 성실함 | 명쾌함 | 문학과 도덕 | 요약

3장 대중문학에 대해
대중문학 연구의 필요성 | 진정한 문학과 통속문학과의 차이 | 직업작가의 발생과 대중문학의 탄생 | 프랑스 대중문학 | 일본 대중문학의 발생 | 대중문학이 유행한 까닭 | 전망 | 요약

4장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몰사회적 문학관 | 예술을 위한 예술 | 문학교육 | 문학의 여러 장르 | 근대소설의 기본적 성격 | 독서 기준화의 필요성 | 문학필독서 리스트 | 요약

5장 『안나 카레리나』 독서회
독서회를 여는 이유 | 번역을 통한 문학작품 감상 | 본질보다 존재를 | 묘사 문체의 감상 | 묘사와 추상 | 앞뒤 조응의 문제 | 평범하기에 비범한 진실 | 안나의 파멸 과정 | 안나의 세계와 레빈의 세계가 대립하다 | 레빈의 정신적 고뇌 | 레닌의 톨스토이론 | 무한 공간과 둥근 천장

부록-세계 근대소설 50선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의 지성, 구와바라 다케오
<문학이란 무엇인가>는 1950년 쓰여진 책이다. 하지만 고리타분한 문학 입문서라고 보이지 않는다. 현재 87쇄까지 발행되며 일본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의미하게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는 당연히 저자 구와바라 다케오의 힘이다.
우리나라에 저서가 처음 출간된 일본의 대표적 지성인 구와바라 다케오는 교토대학교 불문학과 교수로, 타 전공 분야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한 당시 일본 학계 풍토 속에서, 자신의 전공인 스탕달의 작품이 아닌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주로 언급하며 문학의 본질을 논하고 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융합학문, 학제간 공동연구의 선도를 했다고 하겠다. 실제로, 구와바라 다케오는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로 자신과 전공이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을 중시했다고 평가받는다. 다방면의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사회적 문화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이후 쓰루미 슌스케 같은 전후를 대표하는 일본의 진보적 문화인이 나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였다. 패전 직후임에도 국제사회와의 교류와 소통을 중시하였다. 이러한 저자의 면면이 이번에 출간된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명작을 통한 문학교육의 방향 제시
구와바라 다케오는 저자 서문에서 학생, 노동조합원, 다음 세대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들처럼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문학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고민해보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학교육이라는 측면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저자는 일본의 근대문학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 순문학의 발달 대신 통속적인 일본의 대중문학의 성황은 ‘보수 성향이 강한 일본의 민중을 기쁘게 했고’, ‘천황 중심적 군국주의와 그 하위에 존재하는 서민의 현실 긍정적 삶의 방식’이 일본인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기 때문(121P)이라고 밝힌다. 또한 ‘인간이란 진보나 개혁에 전망이 보이지 않을 때, 오히려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화려하고 몽상적 세계를 반기기 마련’(122~123P)이라고 하면서 20세기 초 일본 사회의 전개 과정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며, 전후의 일본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사과나 반성과 먼 일본의 정치인들과 달리 이런 대목이 그의 저작을 읽게 만드는 덕목이라 본다.
통속문학에 빠져든 일반 민중에 대한 지식인의 무관심은 문학교육 결여를 가져왔고, 이는 지식인이 저항심을 내팽개치는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저항의 첫 번째 수단은 바로 학교 교육이기 때문에, 올바른 비평에 의한 대중들이 즐기는 문학 자체의 질적 향상과 명작에 대한 독서법의 교육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보았다.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은 출판관계자, 작가, 독자, 비평가의 공동 책임이라는 것이다.
구와바라 다케오는 ‘뛰어난 문학’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경험시켜, 기존 사고 체계에 거대한 울림을 부여하며 미래에 대한 우리의 존재 양식을 단련시키는, 우리를 변혁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정확하면서도 풍요롭게 읽을 방법을 지도해야 한다고 보고 자신이 생각하는 일종의 독서 기준화 방안을 제시했다. 무조건 읽으라는 강압적이고 통제적 목록이 아니라, 뛰어나고 구체적인 목록을 공유하면서 안정적으로 되면 독립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고 흔히 우리가 명작이라고 하는 근대소설 50선을 골라 제시했다. 이는 현재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많이 달라졌지만, 한국의 상황도 구와바라 다케오가 지적한 전전과 전후의 일본 상황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해방 이후, 일제강점기 친일 문학을 한 작가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배우고, 독재 정권에 동의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는 등 비슷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겪었다.
한편, 급속도로 사회가 발전하면서 세대간 단절과 빈부격차, 남녀간 갈등 등이 심화되면서 각각이 향유하는 문학 역시 많은 차이가 생겨났다. 그런데다 심각한 입시 쏠림으로 학교 교육에서 문학을 제대로 배우기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그동안 학계와 독자, 교육자 등이 뛰어난 문학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과정 없이 무조건적 배움과 수용만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성과 대안 제시 역시 학계나 교육계 일부에서만 이루어진 아쉬움도 크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저자가 소개하는 근대소설 명작 목록을 통한 문학교육만이 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시공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뛰어난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지금, 현재 한국의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과 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