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학 - 정관정요에서 배우는 리더의 자격 (야마모토 시치헤이, 2011)
책소개
고대 중국의 최전성기인 ‘정관의 치’를 열었던 당 태종의 탁월한 리더십을 기록한 책으로 한·중·일을 비롯한 동아시아 역대 군주들이 통치의 지침으로 삼았던 필독서인 『정관정요(貞觀政要)』중에서 현대의 조직에 적용할 만한 핵심적인 대목들을 뽑아 그 교훈과 시사점들을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한 일본의 최고지도자들이 늘 곁에 두고 참고했던 『정관정요』가 점차 잊혀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한 저자는 해박한 역사지식과 자신의 회사경영 체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비즈니스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리더십의 고전’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목차
해설| 『정관정요』에서 배우는 리더의 자격
1장 | 왜 지금 『정관정요』를 읽어야 하나
창업과 수성, 어느 쪽이 더 어려운가?
수성을 생각하지 않는 현대인
권력자의 함정
위험한 아첨꾼들
백성이 주인인 시대
책으로 만들어진 간의대부
2장 | 겸청(兼聽)-귀를 열고 예스맨을 멀리하라
향락에 빠진 수나라 양제
사직의 대계를 망각하지 마라
현무문 전투
위징과 왕규를 간의대부로 등용하다
적의 충신을 중용하다
현명한 군주는 겸청하고 어리석은 군주는 편신한다
3장 | 십사(十思)와 구덕(九德)-리더의 자격
창업 체제에서 수성 체제로의 전환
친인척과 개국공신의 처우
권한의 과감한 위임
적국과 외환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
상하뇌동의 위험
적당히 타협하면 나라가 망한다
십사와 구덕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라
4장 | 상서(上書)-전능하다는 생각을 버려라
티끌과 대들보
예언자 나단의 간언
탁고기명의 의미
전능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황제는 공치사를 하면 안 된다
5장 | 육정(六正)과 육사(六邪)-인재를 판별하는 기준
토론하지 않는 풍조
직언의 진위를 파악하라
육정과 육사를 이용한 인물판별법
정원법의 제정
재야의 인물을 발탁하라
인재등용시험의 공과
공동체 속에서의 평가
인재를 판별하는 기준
6장 | 실수(實需)-허영심이라는 요물
무한히 팽창하는 허수
허영심을 버려라
천리를 가는 말이 무슨 소용인가?
감세야말로 정권유지의 길
군주를 나무란 위징의 직언
아홉 길의 공이 한 삼태기로 무너진다
7장 | 의(義)와 지(志)-뇌물은 나를 망친다
뇌물수수의 법칙
몸을 가르고 주옥을 숨기다
탐욕이 많은 자는 재물을 사랑할 줄 모르는 자다
간신도 충신으로 바꾸는 지도자
불나방 같은 탐관오리
사사로운 정은 금물
잊어서는 안 될 ‘의’와 ‘지’
8장 | 자제(自制)-정실인사를 배제하라
미신에 현혹되지 마라
종교를 맹신하지 마라
가족을 단속하라
정실인사를 하지 마라
연고를 따지지 마라
9장 | 인효(仁孝)-후계자의 조건
세습의 맹점
세습인가 임명인가
요순(堯舜) 같은 아버지에 주균(朱均) 같은 아들
아버지는 속기 쉽다
후계자 선정의 원칙
10장 | 덕행(德行)-오직 인격뿐
자기 점검의 지침
군주가 전쟁을 좋아하면 백성은 피폐해진다
고구려를 침공하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알아야 한다
지족의 훈계
세 가지 거울
저자 후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동양 최고의 리더십 고전 『정관정요』의 정수를 읽는다!
『정관정요(貞觀政要)』는 고대 중국의 최전성기인 ‘정관의 치’를 열었던 당 태종의 탁월한 리더십을 기록한 책으로 한·중·일을 비롯한 동아시아 역대 군주들이 통치의 지침으로 삼았던 필독서이다.
‘믿지 못하면 쓰지 말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말라(疑人不用 用而不疑)’는 삼성그룹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명한 인사(人事)원칙은 바로 이 『정관정요』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건희 현 회장도 “『정관정요』에서 인사를 배웠다”고 밝힌 바 있다. 2대에 걸쳐 세계 초일류기업을 일궈낸 바탕에는 1,400여 년 전 중국에서 유래한 가르침이 있었던 것이다.
『제왕학-정관정요에서 배우는 리더의 자격』은 일본문화와 중국고전에 정통한 야마모토 시치에이가 『정관정요』 중에서 현대의 조직에 적용할 만한 핵심적인 대목들을 뽑아 그 교훈과 시사점들을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한 일본의 최고지도자들이 늘 곁에 두고 참고했던 『정관정요』가 점차 잊혀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한 저자는 해박한 역사지식과 자신의 회사경영 체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비즈니스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리더십의 고전’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창업(創業)보다 어려운 수성(守成) - 지속가능한 발전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애플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의 미래와 세계 IT산업의 지형은 그 뒤를 잇는 ‘수성 리더십’의 성패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창업 체제’를 어떻게 성공적인 ‘수성 체제’로 바꿀 것인가 하는 애플의 고민도 알고 보면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아버지 고종을 도와 창업한 대제국을 물려받은 당 태종 이세민도 똑같은 고민을 했다. 태종이 신하들에게 “창업과 수성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라고 물었을 때 황제에 대한 직언을 담당한 간의대부(諫議大夫) 위징은 이렇게 대답했다.
“창업은 그다지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하를 얻은 후에는 마음이 교만하고 방자해지기 쉽습니다. 군주가 무리한 정책을 펼치고 사치와 향락에 빠져 과다한 노역을 종용하며 많은 세금을 물리면 나라가 피폐해지고 백성들의 생활이 도탄에 빠집니다. 왕조의 몰락은 늘 이것이 원인입니다. 이렇게 보면 수성이 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창업의 성과는 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리더가 특출한 능력을 보이면 어느 정도는 양해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뒤 창업에 성공하면 마음이 나태해질 수 있다. 또한 권력이 창업주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주변에 아첨하는 무리나 예스맨이 생기고 음성적인 권력이 등장한다. 그래서 위징은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고 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의미하는 ‘수성’은 태종이 죽을 때까지 고심한 주제이자 『정관정요』의 출발점이었으며, 현대의 CEO들도 늘 노심초사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현대 경영학에서 ‘영속가능기업(Going Concern)’을 기업의 최고 목표로 삼고 CEO의 최고 임무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십사(十思)와 구덕(九德) - 리더의 자격
이렇게 어렵고도 중요한 수성을 잘해내기 위한 첫 번째 관건은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이다. 『정관정요』는 좋은 군주가 되려면 예스맨을 멀리하고 신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요컨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귀를 여는 것은 기본일 뿐이다. 『정관정요』는 수성을 위해 필요한 리더의 자격을 ‘군주가 지녀야 할 10가지 생각(十思)’과 ‘군주가 갖춰야 할 9가지 덕목(九德)’으로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런 리더의 자격을 가슴이 뜨끔하도록 일깨워주는 건 오히려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제왕학』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십사와 구덕의 반대’ 케이스들이다.
‘현대의 십불사(十不思)’
1. 가지고 싶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소유하고 소비한다.
2. 자기만 잘났다고 생각해 사원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독주한다.
3. 허황된 명예를 좇다가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린다.
4.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파산하고, 차근차근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5. 유흥이나 놀이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
6. 경솔하게 시작하며, 곧 싫증을 느껴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팽개친다.
7. 좋은 말만 들으려 하고 좋은 것만 보려 해서 귀와 눈이 가려진 것을 모르고 부하직원의 직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8. 남들의 중상모략을 즐겁게 듣고, 그런 말을 하지 못하게 야단치지 않는다.
9. 은혜를 베풀 때는 그때의 기분에 따라 마구 베푼다.
10. 벌을 줄 때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벌의 한도가 없다.
야마모토 시치헤이는 십불사와 구부덕의 사례를 보여준 뒤 ‘이렇게 행동하면 리더로서는 실격이며, 심하면 인간 실격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리더가 이 모양이면 부하직원은 당연히 일할 의욕을 잃는다고도 말한다. 크든 작든 한 조직의 수장이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위에 열거한 리더의 실격 요건들을 하나씩 되새기며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육정(六正)과 육사(六邪) - 인재 판별의 기준
『정관정요』는 바람직한 신하를 의미하는 육정(六正)과 그 반대인 육사(六邪)를 정의함으로써, 리더의 자격뿐만 아니라 인재를 판별하는 기준도 제시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악한 신하의 6가지 유형(육사)이 흥미로우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복지부동하는 구신(具臣), 아첨만 하는 유신(諛臣), 어진 사람을 질투하는 간신(奸臣), 사람들을 이간질하는 참신(讒臣), 권력만 믿고 전횡을 일삼는 적신(賊臣), 군주의 눈을 가려 불의에 빠지게 하는 망국지신(亡國之臣)이 바로 그들이다.
육정과 육사를 조직원의 관점에서 뒤집어보면 자신이 조직을 위해 쓸모 있는 인재인지, 아니면 그 조직을 말아먹을 암적인 존재인지 점검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된다. 『제왕학』이 리더뿐만 아니라 조직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유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리더와 관련된 부분만큼이나 ‘직원의 길’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많다.
『논어』에 ‘탁고기명(託孤寄命, 후견인에게 어린 임금을 부탁하고 국정을 위탁함)’이란 말이 있다. 지금 어린 자식을 남기고 세상을 떠야 한다면 그 자식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여러 얼굴을 떠올려본 뒤 ‘이 사람이라면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만약에 자신이 죽은 뒤 맡길 것이 자식이 아니라 기업이라면, 그 사람은 ‘육정’에 해당하는 믿음직한 직원일 것이다. 『제왕학』을 통해 스스로가 육정에 해당하는지 육사에 해당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재물을 사랑할 줄 모르는 자다
『제왕학』은 현대인들이 경계해야 할 다양한 함정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뇌물수수와 정실인사, 세습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에서 서술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 또한 7세기 당 태종이 고민했던 대목들에서부터 시작한다.
정관 2년, 태종이 신하들에게 말했다.
“짐이 생각하기에 탐욕스러운 사람은 재물을 사랑할 줄 모르는 자다. 뇌물수수가 발각되면 면직되어 봉록도, 특별대우도 한꺼번에 박탈당한다. 이런 자가 어찌 재물을 사랑한다 할 수 있겠는가? 작은 이익을 탐하다가 큰 이익을 잃는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가진 재산의 일각도 안 되는 뇌물을 받아 창피를 당하고 신세를 망치는 지금의 ‘잘난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가르침이다. 기본적으로 뇌물이란 배울 만큼 배우고 가질 만큼 가진 사람들이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범죄의 수익성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저자의 인용도 새길 만하다.
뇌물수수에 이어지는 정실인사와 세습의 문제점들은 ‘과연 이것이 1,400년 전에 벌어진 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사안들이다.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며, 이런 이유로 7세기에 기록되었던 『정관정요』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사와 조직 관리의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확인할 수 있다.
엄하게 주의 주는 사람 - 책상머리의 간의대부
간의대부(諫議大夫)는 오로지 황제에 대한 간언을 하는 것이 임무인 관직이었다. 자리 따위가 아니라 아예 목을 맡겨놓고 해야 하는 일이었다. 심지어 그 간언을 받는 태종조차 간의대부가 맡은 일의 엄중함에 대해 “간언하는 신하는 항상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간언은 팽형(烹刑, 솥에 넣어 삶아 죽이는 형)을 당하러 가거나 떼 지어 있는 적군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현대사회에서 제왕은 사라졌지만 그 권력과 권한은 무수히 많은 소(小)제왕들의 손에서 행사되고 있다. 정치지도자나 대기업 총수만이 아니라 작은 조직의 과장이나 팀장도 한 개인과 그 가족의 행, 불행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즉, 과거에 황제 한 사람만을 위해 목숨 걸고 간언했던 간의대부들을 일일이 거느리기가 힘들어진 시대인 것이다. 제대로 된 ‘리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제왕학』이라는 간의대부를 책상머리에 비치해두고 언제든지 불러서 직언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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