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 생성과 창조의 철학사 (질 들뢰즈, 2007)

시나리오/철학-교육|2022. 10. 29. 10:00

책소개
들뢰즈는 생전에 자신의 단행본이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많은 글을 발표하였다. 이렇게 단행본이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서 발표된 들뢰즈의 글은 그의 사후 한곳에 모여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이 두 권의 책에서 뽑은 15편의 소논문과 7편의 소논문, 도합 22편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들뢰즈의 철학적 발전은 그의 저서를 기준으로 세 단계로 구분되는데 이 책은 그 중 천 번째 단계에 해당된다. 들뢰즈는 철학사를 통해 그 자신과 철학적으로 길을 같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철학자들-스피노지, 니체, 베르그손- 을 대상으로 그들에 대한 해석을 하고 있다.

옮긴이 박정태는 이 논문집이 '들뢰즈에 대한 직접적이면서도 가장 훌륭한 입문서가 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히면서,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한 주석과 더불어 책의 말미에 60페이지 정도의 긴 해제를 달아 놓았다.


목차
이 책에 대하여
1. 플라톤과 그리스인들
2. 플라톤주의를 뒤집다(환영들)
3. 루크레티우스와 자연주의
4. 스피노자, 그리고 마르시알 게루의 일반적 방법
5. 스피노자와 우리
6. 흄
7. 카프카, 셀린, 퐁주의 선구자, 장 자크 루소
8. 칸트 철학을 요약해줄 수 있을 네 가지 시적인 경구에 대하여
9. 칸트 미학에서의 발생의 이념
10. 권력의지와 영원회귀에 대한 결론
11. 아리아드네의 비밀
12. 유목적 사유
13. 베르그손, 1859~1941
14. 베르그손에게 있어서의 차이의 개념
15. 구조주의를 어떻게 인지할 것인가?
16. 인간, 그 모호한 존재
17. 미셸 푸코의 주요 개념들에 대하여
18. 장치란 무엇인가?
19. 드라마화의 방법
20. 내재성: 생명……
21. 현실적인 것과 잠재적인 것
22. 주체의 질문에 대한 답변
옮긴이 부록_생성과 창조의 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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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 권으로 읽는 '들뢰즈': 들뢰즈 자신의 글을 통해 쉽게 만나는 들뢰즈
우리나라에 프랑스 철학, 보다 정확히 말해서 프랑스 현대 철학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강산이 이미 한 번 바뀌었고 또 한 번 더 바뀔 만큼 시간이 지난 지금, 프랑스의 소위 "대가"라 할 만한 현대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사유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들뢰즈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의 책은 이미 대부분이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그에 대한 외국의 연구 서적 역시 적지 않은 양이 우리말로 번역되었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학자들에 의한 들뢰즈 연구서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다가 이제 들뢰즈의 소논문을 엮어서 번역한 책을 한 권 더 추가한다? 맞다. 추가가 맞다. 그것도 들뢰즈가 생전에 단행본으로 낸 책이 아닌, 들뢰즈의 소논문을 엮어서 어찌 보면 "억지로" 만든 책 한 권을 더 추가하고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확신하건대, 이 책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는 기존의 들뢰즈의 책과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따라서 이 책의 추가는 그냥 그런 단순한 추가가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들뢰즈의 전체 사유 여정에 있어서 근본이 되는 것에로 되돌아가기를 권하는" 책의 추가이자, "들뢰즈의 사유를 친숙하게 하는 입문서의 역할을 하는" 책의 추가이며, 또 "들뢰즈와 함께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아주 흥미진진한" 책의 추가이다.

우리는 이 책을 7년 동안 준비하였다. 기획하고, 번역하고,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주석을 달고, 교정보고 교열하는 데 7년이 걸렸다. 보고 또 보고, 고치고 또 고쳤다. 들뢰즈는 어렵다. 어려운 들뢰즈를 독자들이 들뢰즈 자신의 글을 통해 쉽게 만나게 하고 싶었다.

"들뢰즈의 전체 사유 여정에 있어서 근본이 되는 것에로 되돌아가기를 권하는" 책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듯이 들뢰즈의 철학적 발전은 그의 저서를 기준으로 하여 볼 때 일반적으로 세 단계로 구분된다. 즉 그의 철학 여정에 있어서 준비 기간에 해당되는 1953년의 『경험주의와 주관성』에서부터 1968년의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까지의 첫 번째 단계,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기의 사유를 전개하는 1968년의 『차이와 반복』과 1969년의 『의미의 논리』의 두 번째 단계, 마지막으로 실제적이며 실천적인 문제로 관심을 돌리는 1972년의 『앙티 오이디푸스』 이후의 세 번째 단계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세 단계 중에서도 특히 첫 번째 단계가 그의 사유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시기에 들뢰즈는 철학사를 통해 그다지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철학자들, 그렇지만 그 자신과 철학적으로 길을 같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철학자들을 대상으로 삼아 그들 각자에 대하여 "탁월한" 해석을 하고 있다. 따라서 언뜻 보기에 이 단계의 들뢰즈는 개개의 철학자에 대한 뛰어난 연구가 정도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실상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들뢰즈는 흔히 아무개에 대한 이해라고 표현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그가 엄선한 선배 철학자들의 입을 통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풀어나가면서 그의 사유의 본격적인 전개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들뢰즈는 그가 엄선한 선배 철학자들에 대하여 "탁월한" 해석을 하되, 이와 동시에 그만의 "독특한" 해석을 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가 긴 시간 동안 차분히 닦아나가면서 예정하고 있는 길을 따라 엄격하게 방향이 잡혀진 그런 해석상의 "일관성"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이미 들뢰즈는 "차이의 철학자"였다. 실제로 들뢰즈가 본격적이면서도 직접적으로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차이와 반복』과 『의미의 논리』부터라 할지라도, 그것은 앞에서 그가 축적하고 준비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 또는 흩어져 있었지만 애당초 한곳을 향하고 있던 것을 정식으로 주워 담아 이론적인 틀을 갖추어 제시한 것이 분명하며, 또 『앙티 오이디푸스』 이후의 그의 저서가 관심을 갖는 다수의 실제적인 문제 역시 애초의 그의 사유의 방향과 그에 따른 순수 철학적인 이론에 바탕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들뢰즈의 사유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단계에 속하는 그의 초기 저서를 하나하나 빠짐없이 읽어나가야만 한다. 그런데 들뢰즈는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시기 동안에 흄, 칸트, 베르그손, 니체, 스피노자 등에 대한 훌륭한 독해서를 내놓았지만 이와 동시에 여러 철학 저널을 통해서도 이들 철학자들에 대해서 같은 맥락의 글을 발표하였다. 즉 선배 철학자들에 대한 자신의 개별적인 저서와 그 내용과 강조점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소논문들을 발표한 것이다. 이 책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는 바로 여기에서 그 첫 번째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 책은 위의 소논문들을 모두 수록함으로써 정확하게 들뢰즈 사유의 첫 번째 단계에 속하는 저서들을 아주 충실하게 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 책은 『차이와 반복』에로 직접 이어지는 그의 사유의 기반을 요약하여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요, 『앙티 오이디푸스』 이후의 그의 저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기본 틀을 제공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들뢰즈의 전체 사유 여정에 있어서 근본이 되는 것에로 되돌아가기를 권하는" 책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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