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의 위험성과 도전정신

시나리오/게임기획|2019. 11. 2. 07:30


책에 등장할 정도로 성공을 거둔 사업가들의 공통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항상 주변 사람의 멸시와 비웃음이라는 반대를 뚫고 승리를 얻어낸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가 처음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겠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미친놈 취급을 했다. 

구글의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원래 사업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냥 구글의 검색 시스템을 판매하려 했지만 

모든 회사들이 거절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이 나서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세계 1위의 컴퓨터 제조업체 델 컴퓨터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처음에 회사를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본인이 정말 사업 아이템에 확신이 있다면 

그 아이디어를 남에게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하라고 충고할 정도다. 

왜냐하면 사람은 원래 지극히 보수적인 동물이어서 

되도록이면 모든 상황에서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지 귀찮게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한다. 

지금까지 겪었던 과거의 학습 경험으로부터 미래를 판단하는 경향을 가진 인간의 속성으로 인하여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내리지 못한다. 

따라서 새로운 사업에 대해 주변 사람에게 얘기하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므로 

이로 인해서 자신감을 잃는 것보다 오히려 처음 가진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일을 추진하는 것이

더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마이클 델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성공에 대한 야망이 큰 사람일수록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승부사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일본 제일의 부자인 손정의는 성공 확률을 따져서 80% 이상이 된다면 절대로 도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성공 확률이 높은 분야는 

이미 많은 사람들도 똑같이 성공을 확신해서 뛰어들기 때문에 경쟁만 심해질 뿐이며 

막상 피 말리는 경쟁에서 승리해봐야 돌아오는 것도 별로 없기 때문에 

누구나 인정하는 안정적인 사업보다 위험은 있지만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에 뛰어들어 전력을 다 쏟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제 관념은 디지털 시대와 아날로그 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뜻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최대한 안전지향적인 경영을 해서 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자세였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안정성보다는 위험을 얼마나 감수하고 통제할 수 있느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 세계가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했기 때문에 

중간만해서는 기업이 생존하기 힘들어졌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디지털이 0과 1을 의미하듯 성공과 실패도 극과 극을 달린다. 

천국 아니면 지옥인 분야가 바로 디지털 산업이다. 

결국 최고만이 살아남는 현실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롭고 신선한 독창성이 있어야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과정에서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의 반대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스티브 잡스가 당대의 최고 벤처 투자자로 일컬어지는 돈 발렌타인에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은 것도 

결국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주위에서 반대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무리하게 밀고 나갔다가 회사를 망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결국 이와 같은 독선적인 경영 형태 때문에 실패한 사업가라는 비난을 듣기 마련이다.

야마우치 히로시의 반복되는 실패와 성공이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그가 처음 회사에 돌아온 이후 시도한 일은 새롭게 공장을 신축하는 것이었다. 

직공들이 공장 건설에 반대해서 파업까지 할 정도였지만 

이때의 투자 덕분에 닌텐도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역시 

단순히 카드만 만드는 회사에서 왜 고급학력의 인재가 필요한지 불만이 많았지만 

이들 사원들은 나중에 닌텐도가 카드 회사에서 첨단의 비디오 게임 회사로 변신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 속에서 과감하게 진출했던 식품업, 운수업, 숙박업에서 차례로 고배를 마시면서 

회사의 주가는 45분의 1로 줄어들고 

과도한 빚으로 도산 위기에 빠져 직원들에게 월급도 주지 못할 정도가 된다.

이와 같은 힘든 시기에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야마우치 히로시는 

비디오 게임 산업에 진출하고 일본 기업사에서 보기 드물 정도의 놀라운 성공을 거둔다. 

83년에 패미컴으로 가정용 게임기 산업에 진출한 닌텐도는 

90년도에 일본 최초로 직원 1인당 수익이 1억 엔을 초과하면서 일본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기업이 된다. 

10번을 실패해도 한번의 성공으로 제대로 홈런을 날리면 모든 것을 보상받는다는 

모험지향적인 도전 정신이 오늘날 닌텐도의 경이로운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사실 경영의 성공 법칙이나 비법을 하나로 정리할 수는 없다.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야마우치 히로시에게 물으면 그는 항상 제발 그 비법 좀 알려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닌텐도의 한자식 뜻인 임천당(任天堂)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인간은 모든 노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할 뿐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한다는 점이다.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 속과 같아서 운은 하늘이 결정할 뿐이니 

인간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야마우치 히로시의 경영 각오다. 

이는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생존을 위해 전력을 쏟는 과정에서 얻은 

야마우치 히로시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각오와 깨달음은 오늘날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언급되는 위인들의 한결 같은 특징이다. 

그들은 일반 사람들이 피하려는 위험 속에서 가능성을 보고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한다. 

남들은 무리수라고 판단하는 일에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성공한 사업가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빌 게이츠와 손정의가 만나 서로를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승부사라며 칭찬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는데 

이는 같은 생각을 갖는 사람끼리 느끼는 친밀감의 반영이다. 

사실 야마우치 히로시의 경우도 자신처럼 위험을 즐기는 그런 유전자 DNA를 가진 사람을 

더 선호하고 유독 자신의 주변에 배치했었다. 

디지털 시대는 결국 천국 아니면 지옥이고 이러한 극과 극의 상황 속에서도 

위험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성공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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