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명을 지배하다 (모리스 클라인, 2021)

Math/수학 이야기|2022. 7. 16. 02:00

책소개
저자는 인류 문명, 특히 서양 문명의 형성 곳곳에 수학이 어떻게 자리잡았는지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동원하여 설파함으로써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수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수학이 공학적 설계 등과 같은 실용적인 목적에 유용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과학적 추론에서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였으며, 물리학의 주요 이론들을 구성하는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마디로 서구 문명은 수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즉 수학은 인류 역사에 있어 문화적으로 중요한 힘이었고 주장한다. 단순한 기능으로서의 수학이 아니라 지식의 축적이자 인류가 걸어온 역사의 자취로서 수학을 통해 인류 역사를 꿰뚫어보고 있다.


목차
01 현상에 가려진 본질 15
02 경험으로부터 일궈낸 수학 29
03 수학 정신의 탄생 44
04 유클리드의《원론》 67
05 별에 자를 들이대다 93
06 이성을 얻게 된 자연 112
07 막간interlude 131
08 수학 정신의 부활 143
09 세계의 조화 158
10 회화와 원근법 181
11 예술에서 태어난 과학:사영 기하학 212
12 《방법서설》 229
13 자연에 대한 양적 접근 258
14 보편 법칙의 연역 276
15 달아나는 순간 포착하기:미적분학 300
16 뉴턴의 영향: 과학과 철학 328
17 뉴턴의 영향: 종교 359
18 뉴턴의 영향: 문학과 미학 380
19 G장조의 사인함수 402
20 에테르 파동을 알게 되다 423
21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 446
22 무지에 대한 수학 이론: 인간 연구에 대한 통계학적 접근 470
23 예측과 확률 493
24 무질서한 우주: 자연에 대한 통계적 관점 515
25 무한의 역설 540
26 새로운 기하학, 새로운 세계 560
27 상대성 이론 590
28 방법론이면서 동시에 예술인 수학 618
옮긴이의 글 644
참고문헌 648
찾아보기 653


출판사 제공 책소개


수학을 인류가 이룩한 문화의 총합이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
학교에서 배운 수학적 지식만으로 수학을 과학자, 공학자나 금융업자들만이 사용하는
일련의 기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단지 캔버스 위에 몇 가지 물감을 섞어놓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이 땅의 학교 교육에서 수학만큼 거부감을 주는 과목도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영어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만큼 수학도 예외는 아니다. 수학에 대한 열등감은 거부감과 뒤섞여 혐오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는 그들의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학교 수학 교육의 당연한 결과이다. 이러한 우리의 수학 교육의 현실에 대해 한국교원대학교 이경화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학적으로 세계(현실)를 이해하지 못하고 수학과 세계(현실)는 별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교육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수학적 지식과 그 응용은 별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면서도 왜 배우는지를 모르고, 덩달아 수학은 어디에도 써먹을 데가 없는 과목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의 교육은 지금까지 가르쳤지만 가르치지 못한 것, 배웠지만 배우지 못한 것이 더 많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르치고 배운 것보다는 가르치지 못하고 배우지 못한 것이 교육적으로 훨씬 중요하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정녕 가르쳐야 할 것을 가르치지 못했고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여 수학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하였으니 수학에 대한 혐오감은 당연한 결과이다. 학교의 교육 과정과 교과서들은 ‘수학’을 의미 없는 일련의 기술적(기능적) 절차로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마치 인간의 앙상한 골격을 이루는 각 뼈대들의 이름과 위치, 그리고 그 기능들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나서 그것만으로 숨쉬고 생각하며 느낄 수 있는 인간을 말해준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모리스 클라인은 이 책을 통해 왜곡된 수학의 진정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였다. 수학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그쳤지만, 이 책에서 모리스는 인류 문명, 특히 서양 문명의 형성 곳곳에 수학이 어떻게 자리잡았는지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동원하여 설파함으로써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수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수학이 공학적 설계 등과 같은 실용적인 목적에 유용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과학적 추론에서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였으며, 물리학의 주요 이론들을 구성하는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더구나 수학이 수많은 철학적 사고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고, 종교적 교리를 파기하거나 구축하기도 하며, 경제·정치 이론들의 실체를 다지고, 회화·음악·건축·문학의 주요한 양식들을 창안하며, 우리가 전개하는 논리의 뼈대를 만들어주고, 때로는 인간과 우주의 본성에 관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최선의 답들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개요
한마디로 이 책은 서구 문명은 수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즉 수학은 인류 역사에 있어 문화적으로 중요한 힘이었고 주장한다. 단순한 기능으로서의 수학이 아니라 지식의 축적이자 인류가 걸어온 역사의 자취로서 수학을 통해 인류 역사를 꿰뚫어보는 것이다.

고대 시대 : 오늘날의 수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준다.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 가지고 작도 문제에 골몰하는 이상한 학문의 기원이 무엇이었는지 말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지식을 독점하여 무지와 두려움에 가득 찬 사람들을 위협했던 고대 성직자들이 수학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다른 학문들과 구별되는, 엄청난 수학적 힘의 원천이기도 한 연역법의 출현이 한 수학자의 머릿속에서 출현된 것이 아니라 노동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노예계급을 가진 그리스의 사회 조직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신학자, 논리학자, 철학자, 정치가에게 필요한 합리적 정신, 즉 이성의 힘의 원천이 유클리드 기하학의 형식과 절차에서, 그리스인들이 남긴 미술과 조각, 그리고 희곡에 숨겨 있는 수학의 정신을 발견한다면 인간 이성의 찬란한 불빛이 수학이라는 부싯돌에서 점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 개종을 거부하던 여성 수학자 히파시아의 처절한 죽음과 알렉산드리아 박물관의 파괴는 합리적 사고를 지향하는 인류의 운명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로마인의 실용성이 낳은 황폐함과 자연을 무시한 교회의 신비주의가 인류의 지성과 창조적 정신을 어떻게 질식시켰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 이제 우리는 우주가 하느님의 이성적 설계라는 가톨릭의 주장과 물리적 세계의 근본은 수학이라는 피타고라스의 주장이 어떻게 충돌하며 어떻게 결합하는지 생생하게 목격할 것이다.
정밀한 묘사를 갈망하던 화가들이 왜 수학에 눈을 돌렸는지, 그리고 회화라는 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수학자들이 무엇을 이룩하였는지 그 성과에 놀랄 것이다. 그리고 예술로 태어난 과학은 다시 지도 제작으로 이어져 수학이 없었다면 신대륙의 발견은 일어나지 않았고, 유럽의 역사는 영원히 미개인의 그것으로 남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근대 : 근엄한 철학자와 가벼운 도박꾼에게서 시작된 근대 수학은 철학적 관심과 수학적 활동에서 발생한 지적 환희가 실용과 물리의 세계에 적용되면서 그것이 뉴턴과 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학과 과학이 결합하여 수학적 추론에 의해 모든 지식을 완전히 재조직하게 되면서 이 책을 통해 철학, 종교, 정치학, 경제학, 윤리학, 미학 등의 개념과 결론들이 수학적 방법과 형식에 따라 새로이 다시 고쳐 써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칸트가 자신의 철학을 전개할 때에 수학적 진리를 그 중심 기둥으로 삼았듯이 말이다. 그러나 하느님을 찬양하기 위한 성스러운 작업이 오히려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태에 직면하는, 그래서 정통의 수호에서 정통의 합리화로, 신앙에서 기독교적 자연신론으로, 그리고 과학적 자연신론으로 이어져 마침내 회의주의를 거쳐 무신론으로 이어지는 지성인들의 반역은 그 어떤 전쟁 영화 장면보다 실감난다.

이렇듯 수학이 우리의 생활과 사고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 인류가 수학이라는 학문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으로 깨달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보다는 서양의 문명, 아니 기술 과학과 정보 시대로 발전한 인류 문명의 근저를 탐색하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의 필독서라 할 수 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수학은 이미 나의 삶과 단절되어 있었다. 단순 작업을 싫어하는 나에게 수학은 주어진 정의와 공식을 익히고 예제를 통해 풀이 방식을 익히는 방식으로 전해졌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수학에서 어떤 빛깔과 향기를 맡을 수 없었다.
수학에서 사람 냄새를 맡으려고 무던히 애쓰던 나는, 수학을 가르쳐야 하는 직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과 반복을 거듭하는 이상한 사이비 수학 교육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좌절의 시기에 모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리스는 수학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 수학은 내게 다가왔고 내가 수학에 다가갔다. 그래서 그 무엇이 되고 싶음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잊히지 않는 의미가 되고 싶었다. 이 책의 한국어 번역은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