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슈이치의 독서만능 (가토 슈이치, 2014)

시나리오/철학-교육|2022. 9. 18. 16:00

책소개
1962년 출간 당시 화제의 베스트셀러였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수백 만 독자에게 널리 읽히는, 독서계의 고전이 된 책이다. 일본 최고의 석학인 가토 슈이치의 저서 중에서 이 책은 가장 대중적인 책이자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유명하다.

가토 선생은 전혀 지식인답지(?) 않게 말한다. 무조건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실상 권장도서로 정해진 책을 반강제적으로 혹은 의무감을 갖고 읽으면서 책이 싫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권장도서를 읽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른바 ‘권장도서의 역설’이다. 만인에게 좋다는 책이 나에게도 꼭 좋은 것은 아닌 것이다. 가토 선생은 ‘나’를 고려하지 않는 독서 기술은 허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는 누구나 그 책에서 자기 자신을 읽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의사 출신이지만 분야를 넘나드는 독서력으로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된 가토 슈이치는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고준담론을 늘어놓지 않는다. 단순히 독서 예찬에 머무르는 독서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독서술’, 즉 독서의 기술을 상세히 소개한다. 독서는 어디서 할 것인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의 조언은 까다롭지 않다.

독서는 사랑의 행위처럼 침대에서 이뤄져야 하고, 여행의 동반자이어야 하며, 콩나물시루 같은 대중교통 안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재미가 있다고 설득한다. 가령 책을 읽지 않고도 읽은 척하라는 유머러스한 조언도 이 책에서는 공감이 갈 정도다. 일본 최고의 지성인이 전하는 매혹적인 독서 비법이 이 한 권의 책에 빼꼭히 담겨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어디서 읽을까? - 독서의 장소
Chapter 1 누워서 읽어도 괜찮아
영화나 텔레비전이 책을 당하지 못하는 이유 / 독서와 잠과 사랑 / 책은 누워서 읽는 것 / 책상은 불필요하다

Chapter 2 여행과 독서
신비한 세계로 가는 여행 / 독서하기 좋은 장소 / 미국의 자동차 여행 / ‘통근전차 교실’ / 전차 통근 1년 만에 라틴어를 떼다 / 가토 슈이치의 독서술 / 선생님을 어리둥절하게 만들던 아이

2부 어떻게 읽을까? - 독서의 기술
Chapter 3 느리게 읽는 ‘정독술’
‘급하면 돌아가라’는 교훈 / 왜 느리게 읽는 것이 좋은가 / 고전을 읽는다는 것에 대하여 / 공자는 전문경영인 / 오래된 고전도 읽는 방법에 따라 새로워진다 / 성서와 서양 / 서양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기둥 /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고전을 읽는다 / 사상은 비누처럼 쓸 수 없다 /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 마르크스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 교과서는 한 권이면 족하다 / 느리게 읽기가 특히 필요한 사람 / 느리게 읽기와 빨리 읽기는 떼놓을 수 없다

Chapter 4 빨리 읽는 ‘속독술’
낡은 방법으로는 부족하다 / 누구나 속독이 가능한 이유 / 미국식 속독술 / 안구의 움직임 / 의미를 재빨리 파악하는 요령 / 날림 읽기의 비결 / 편리한 일본식 속독법 / 단어를 보면 내용을 알 수 있다 / 일본어의 편리한 점 / 우선 ‘암호’를 간파한다 /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다 / 현대 문학은 속독으로 / 속독술과 연극 관람 / 왜 속독이 필요한가 / 하루에 한 권 읽기에 대하여 / 외국 책을 속독하는 방법 / 빨리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책

Chapter 5 책을 읽지 않는 ‘독서술’
한 권만 읽어라 / 한 작가의 작품만 읽는다 / 고뇌를 덜어 주고 뜨거운 머리를 식혀 주는 책 / 오늘 밤부터 유쾌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책 / 읽지 않고도 내용을 아는 법 / 서평은 어떻게 활용할까 / 귀동냥의 효능 / ‘다이제스트’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기 / 상대방으로부터 필요한 지식을 얻어내는 기술 / ‘읽은 척’은 중요하다

Chapter 6 외국어 책을 읽는 ‘독해술’
외국어 책을 읽는 요령 / 짧은 외국어 실력으로도 책은 읽을 수 있다 / 쉬우면 쉬울수록 좋다 / 교과서만으로는 외국어에 강해질 수 없다 / 신문잡지와 소설 중에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 시보다 산문, 산문 중에서 소설 / 외국어를 배우는 데 가장 좋은 책 / 영어를 단기간에 숙달하는 법 / 외국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 일본어와 외국어의 차이 / 외국어를 읽으면 사고방식이 달라진다 / 별 도움이 안 되는 ‘동양 대 서양’이라는 발상

Chapter 7 신문잡지를 읽는 ‘간파술’
잡지의 성격에 따라 이용하는 방법도 다르다 / 자연과학 잡지에는 특별한 독해법이 있다 / ‘나’와 인문학의 관계 / 문학은 진보하는가 / “문예 잡지는 읽을 필요가 없다” / 신문 읽기는 중요한 독서이다 / 신문에는 기억이 없다 / 관점이 다르면 보도도 달라진다 / 기사 제목을 비교해야 하는 이유 / 과거와 견주며 신문을 읽는다 / 외국 신문을 읽는다 / 진실을 간파하는 방법 / 일본 잡지의 특징

Chapter 8 어려운 책을 읽는 ‘독파술’
이해되지 않는 책은 외면하기 / 읽을 필요가 없는 책 / 쓰고 있는 본인도 이해하지 못한다 / 필자의 모호함을 알 수 있는 방법 / 그래도 어려운 것은 왜일까 / 개념을 먼저 알아 둔다 / 단어의 정의를 분명히 해둔다 / 모호한 단어에 대하여 / 사전을 능숙하게 이용하는 방법 / 왜 책을 읽지 못하게 될까 /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 당신만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 / 난해함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 / 나에게 필요한 책은 나에게 반드시 쉽다 / 인구의 10만 분의 1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책 /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Epilogue 후기, 또는 30년 후
외국에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출판사 제공 책소개


“52년간 수백 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독서법의 고전”(아사히신문)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 가토 슈이치가 쓴 희대의 베스트셀러!
권장도서를 벗어나 ‘나’를 위한 책을 찾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전을 꼭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고전이 있다. 심지어 잘 읽히지 않는 고전이라면 그건 당신 탓이 아니라 고전 탓이라 말하며 그런 책은 과감히 버리라고 권하기까지 하는 책이다. 이런 책이 정말 고전이 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렇다. 이 책 『가토 슈이치의 독서만능』(원제: 독서술)은 1962년 출간 당시 화제의 베스트셀러였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수백 만 독자에게 널리 읽히는, 독서계의 고전이 된 책이다.

일본 최고의 석학이자 “마지막 교양인”(우에노 치즈코)으로 불리는 가토 슈이치의 저서 중에서 이 책은 가장 대중적인 책이자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유명하다. 가토 선생은 전혀 지식인답지(?) 않게 말한다. 무조건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실상 권장도서로 정해진 책을 반강제적으로 혹은 의무감을 갖고 읽으면서 책이 싫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권장도서를 읽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른바 ‘권장도서의 역설’이다. 만인에게 좋다는 책이 나에게도 꼭 좋은 것은 아닌 것이다. 가토 선생은 ‘나’를 고려하지 않는 독서 기술은 허울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는 누구나 그 책에서 자기 자신을 읽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의사 출신이지만 분야를 넘나드는 독서력으로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된 가토 슈이치는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고준담론을 늘어놓지 않는다. 단순히 독서 예찬에 머무르는 독서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독서술’, 즉 독서의 기술을 상세히 소개한다. 독서는 어디서 할 것인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의 조언은 까다롭지 않다. 독서는 사랑의 행위처럼 침대에서 이뤄져야 하고, 여행의 동반자이어야 하며, 콩나물시루 같은 대중교통 안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재미가 있다고 설득한다. 가령 책을 읽지 않고도 읽은 척하라는 유머러스한 조언도 이 책에서는 공감이 갈 정도다. 일본 최고의 지성인이 전하는 매혹적인 독서 비법이 이 한 권의 책에 빼꼭히 담겨 있다.

독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 “책을 읽지 않는 법은 책을 읽는 법보다 중요하다”
부모 세대가 읽던 책을 자식 세대가 같이 읽는 경우는 드물다. 하물며 독서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책이 반세기 넘게 읽힌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예외가 있다. 일본에서는 반세기 전에 나온 두 권의 책이 ‘독서법의 고전’으로 인정받아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는데, 그 중 한 권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모티머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이고, 다른 한 권이 바로 이 책 『가토 슈이치의 독서만능』이다. 이 책이 세대를 넘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 책은 독서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유머러스하게 깨부순다. 가령 저자는 어떤 사람을 사귀어야 하는가에 대해 누구에게나 통하는 기준이 있을 수 없듯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각자의 상황과 고민이 다르다면 필요한 책도 각기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what)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두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흔한 독서론들과는 달리, ‘어떻게’(how) 책을 읽으면 좋은지를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술술 풀어나간다. ‘당신은 이러이러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식의 강박관념과 엄숙주의를 깨고,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는 ‘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책을 읽지 않는 법은 책을 읽는 법보다 훨씬 중요하다”(101쪽)고 말하기도 한다. 책 100권이 있다고 할 때, 이 가운데 99권을 읽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결국 한 권을 읽겠다고 결심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생각은 그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책들을 읽지 않기로 결심했는지를 통해 더 잘 알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저 주어진 책들을 읽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 권 한 권의 책을 자신의 문제의식에 맞게 스스로 선택하는 데 있다는 것이 저자의 근본 생각이다. 애초에 책이란 것은 나의 문제의식과 맞닿지 않는다면 재미도 없을 뿐 아니라 제대로 읽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로운 독서 방법론은 어떤 점에서는 저자 자신의 사상적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 전후의 대표적 사상가인 가토 슈이치는 2차 대전을 일으키거나 그를 방조했던 선대 지식인들의 민족주의 혹은 관념주의를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주저인 『잡종문화론』은 일본 문화가 순혈적이라는 환상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을 비판하고 일본 문화가 그 시작부터 잡종적인 것이었음을 명백히 밝혀낸 책이다. 이처럼 뼛속까지 세계주의자인 가토 슈이치는 전쟁과 야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항할 수 있는 희망이 바로 ‘자유로운 교양’이라고 보았다(서경식, 「가토 슈이치, 한 교양인의 죽음」). 이 책은 독창적인 독서론인 동시에 저자의 이런 문제의식이 곳곳에 스며들어가 있는 한 교양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요컨대 문제는 책을 읽는 기술이 아니라 책을 대하는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것은, 독서 기술이나 방법을 넘어서 독서와 교양에 대한 기본자세, 즉 독서 본연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저자는 ‘어려운 책을 읽는 법’을 매우 독창적인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8장). 처음에는 자신이 알 수 없는 책은 일체 읽지 말라고 말하다가, 나중에는 독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겪은 경험의 문제임을 강조하며, 마지막에는 나에게 필요한 책은 결코 어려울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나에게 어려운 책은 나에게 필요 없는 책이고, 나에게 필요한 책은 나에게 반드시 쉽다.”(192쪽)

결국 언제나 책을 읽는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만 하다면, 늘 책을 읽을 수 있고 읽는 책들을 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구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구하면 결국 어떤 것을 얻기 마련이다. 독서를 대하는 이런 기본자세와 마음을 다정하게 전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반세기 넘게 읽혀온 힘이고, ‘고전’이 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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