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니츠의 햄릿 - 그리고 이 작품을 문화적 기념비로 만든 모든 것 (디트리히 슈바니츠, 2008)

언어/문학|2022. 12. 17. 14:00

책소개
슈바니츠는 셰익스피어의 모든 희곡을 해설을 곁들인 이야기로 재구성을 시도했다. 그 중 <햄릿>의 해설서로 주인공 햄릿의 상호모순적이고 병적인 성격, 당시 정세와 맞물려 다양한 추측이 가능한 상황 설정, 거울 효과를 의도하는 극중극, 이중성의 미학 등 작품 이면에 감춰진 요소들의 이해를 돕는다.


목차
독자에게
햄릿
햄릿의 주요 표제어
발행인의 글


출판사 제공 책소개

베스트셀러 『교양』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가 햄릿을 재구성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만큼 유명한 작가가 또 있을까? 고전문학이나 연극에 무지하더라도 셰익스피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공연되고 있을, 또 누군가가 읽고 있을 그의 작품들은 매년 새롭게 변주되어 문학, 연극, 영화, 뮤지컬 등 문화계 전반에 큰 영감으로 작용한다.

 

셰익스피어에 관한 책도 수없이 많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그 어떤 단일 대상보다 더 많은 책이 씌어졌다. 그런데 디트리히 슈바니츠는 이런 ‘셰익스피어 해설서의 히말라야’에 또 한 권의 책을 올려놓는다. "책으로 생긴 병을 치료할 약은 오로지 책뿐이다!"라고 말하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슈바니츠가 평생 힘써온 문학적, 철학적 활동의 중심축이다. 그는 함부르크 대학 정년퇴임 뒤 2002년 말부터 대단히 독특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희곡을 해설을 곁들인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그 정점에는 물론 「햄릿」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이 작품에는 ‘하느님 다음으로 세계의 많은 부분을 창조한’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슈바니츠는 이런 「햄릿」에 담긴 심오한 인식을 그만의 유려한 입담과 독창적인 해석 방식으로 풀어낸다. 슈바니츠가 집필 중 사망함으로써 그의 ‘셰익스피어 프로젝트’는 비록 미완의 유산으로 남았지만, 『슈바니츠의 햄릿』은 「햄릿」의 이해에 길잡이 역할을 하는 안내서로서 독자들에게 크나큰 인식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 중의 작가 셰익스피어와, 세계문학상의 모나리자 「햄릿」을 분석한다
‘셰익스피어, 그리고 그를 문화적 기념비로 만든 모든 것’. 이것은 슈바니츠가 그의 새 책에 붙이려던 제목이다. 그 안에는 셰익스피어의 전 드라마에 관한 해설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은유와 복선과 다의성에 대한 설명과 해석도 담길 예정이었다. ‘햄릿’은 디트리히 슈바니츠가 구술을 끝까지 마치고 여직원이 정서까지 끝낸 유일한 원고다. ‘햄릿’ 외에도 ‘리어왕’,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전체 드라마에 해설을 곁들여 이야기 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이 몇 편 더 있지만, 모두 중간 중간 빈 곳이 많은 미완의 단편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햄릿’ 텍스트에는 슈바니츠가 셰익스피어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많은 내용들이 집약되어 담겨 있다. 『슈바니츠의 햄릿』은 이 "작가 중의 작가"에 대한 생생한 조망을 제시하기에 충분하리라 믿는다. 이 책에서 슈바니츠는 모든 피상적인 현대성을 뛰어넘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우리들의 문화적 기념비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 ‘발행인의 글’ 중에서 발췌, 편집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세계문학상의 모나리자’라고 불린다.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보는 이에 따라 수많은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적 작품인 「햄릿」은 그 심오함이 더하다. 주인공 햄릿의 상호모순적이고 다소 병적인 성격, 당시 정세와 맞물려 다양한 추측이 가능한 상황 설정, 거울 효과를 의도하는 극중극,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이중성의 미학 등 작품 이면에 감춰진 요소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작품을 그냥 봐서는 이런 것들을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물론 이러한 배경지식 없이 감상해도 「햄릿」은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하지만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천지차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일부러 찾아 읽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작품 제목도, 캐릭터도, 줄거리도 너무 유명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슈바니츠는 ‘셰익스피어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 아닐까. 껍데기만 알고 있는 현대의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디트리히 슈바니츠는 누구인가
슈바니츠는 1940년 독일 중서부의 산업 중심지인 루르 지역에서 태어났다. 그는 3년 넘게 스위스 산골마을의 좀 별난 기독교 공동체에서, 학교도 다니지 않고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11살이 되어서야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왔고, 곧바로 김나지움에 입학하게 된다. 이어 뮌스터, 런던, 필라델피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역사, 철학을 공부하였고,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는 영문학 박사 학위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그리고 1997년까지, 20여 년 동안 함부르크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그의 대표작은 『교양: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 서양문화사 2500여 년을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인문학의 죽음이란 풍문을 정면으로 돌파해낸 기념비적 저술이다. 『교양』은 원래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방대한 지식을 깊은 통찰력으로 무겁지 않게 풀어낸 고수다운 솜씨는 교양인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음미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렇게 서양문화사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그는 또한 셰익스피어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영문학자이자 대학교수로서의 삶을 셰익스피어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빚을 갚는다는 의미로 이 책을 썼다. 셰익스피어가 죽은 나이인 52세부터는 자신의 생일도 챙기지 않고, 나이도 더 이상 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그. 그렇기에 『슈바니츠의 햄릿』은 그에게도, 또 독자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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