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상-하권 (허먼 멜빌, 2013)

언어/문학|2022. 12. 18. 19:00

책소개
'열린책들 세계문학' 214~215권. 고래와 고래잡이에 관한 모든 것, 광포한 바다에 맞선 전율적인 모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유쾌하고도 심오한 통찰, 이 모든 것을 담아 낸 독보적 걸작. 허먼 멜빌의 대표작으로,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의 토대 위에 경험에 의거한 사실적 묘사를 더하고 대양만큼이나 드넓은 상상력을 덧씌운 작품이다.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모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상징, 고래와 포경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한데 어우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외면당했지만 다층적인 상징성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해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 진가가 재발견된 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비극을 몰고 다니는 전설의 흰 고래 모비 딕. 그에게 다리 하나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는 복수에 불타 광기에 휩싸인다. 배의 선원들마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그는 대서양과 태평양, 인도양을 누비며 추적한 끝에 일본 열도 앞바다에서 숙적을 만난다. 사흘간의 치열한 사투, 그는 마침내 고래의 몸에 작살을 꽂는데…


목차
어원
발췌
모비 딕
역자 해설: 부조리한 사회를 전복하는 거대한 문학의 힘
허먼 멜빌 연보


줄거리
비극을 몰고 다니는 전설의 흰 고래 모비 딕.
그에게 다리 하나를 잃은 선장 에이해브는 복수에 불타 광기에 휩싸인다.
배의 선원들마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그는
대서양과 태평양, 인도양을 누비며 추적한 끝에
일본 열도 앞바다에서 숙적을 만난다.
사흘간의 치열한 사투, 그는 마침내 고래의 몸에 작살을 꽂는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고래와 고래잡이에 관한 모든 것,
광포한 바다에 맞선 전율적인 모험,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유쾌하고도 심오한 통찰,
이 모든 것을 담아 낸 독보적 걸작

■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
■ 연세대 권장도서 200권
■ 시카고 대학 그레이트 북스
■ 2002년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 1975년 고려대학교 선정 <교양 명저 60선-문학편>
■ 1966년 동아일보 선정 <세계를 움직인 100권의 책>
■ 1954년 서머싯 몸 <세계 10대 소설>

「모든 것을 파괴할 뿐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를 향해 돌진하고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리라.
지옥 한복판에서라도 너를 향해 작살을 던지고,
가눌 수 없는 증오를 담아 내 마지막 숨을 너에게 뱉어 주마.」-본문 중에서

 

허먼 멜빌의 대표작 『모비 딕』은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의 토대 위에 경험에 의거한 사실적 묘사를 더하고 대양만큼이나 드넓은 상상력을 덧씌운 작품이다.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모험, 철학적 사유와 종교적 상징, 고래와 포경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을 한데 어우른 파격적인 형식으로 당시 평단과 독자들에게 외면당했지만 다층적인 상징성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해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 진가가 재발견된 후,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으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
『모비 딕』은 1851년 10월 <고래>라는 제목으로 런던에서 출간된 후 제목을 바꾸어 11월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자칭 소설이라는데, 말할 수 없이 독특하고 대단히 과장이 심하다. 몇몇 부분은 매력적이고 묘사가 생생하다.> 『모비 딕』이 처음 발표됐을 때, 런던에서 발행되는 『리터러리 가제트』라는 문학 전문지에 실린 비평의 한 구절이다. 헤브라이어부터 에로망고어에 이르는 어원과 <성속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수집한> 인용들로 시작해서 극적인 서사와 박물학적인 정보, 그리고 내면의 성찰을 아우르는 이 책은 정확한 장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정도로 낯설고 파격적이었으며, 그런 만큼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지만 그 누구도 멜빌의 텍스트가 <독보적>이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않았다.

 

모험담과 철학적 사유, 종교와 문학적 견해, 비유와 상징이 어우러진 『모비 딕』은 무궁무진한 해석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텍스트이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세계라는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열망을 지적인 탐구와 문학적 성취로 완성해 낸 걸작이다. 멜빌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바다 생활과 포경업 전반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이 『모비 딕』을 통해 항해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고래의 추격과 포획, 기름을 추출하고 지방을 분리하고 정유하는 과정까지 19세기 미국 포경업의 실상과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서사의 리얼리즘과 별개로 고래에 대한 세밀한 탐구와 박물학적인 정보가 제공된다. 생물학과 해부학, 골상학은 물론이고 신학과 법률학, 사회학적인 측면에서까지 전 방위적으로 고래를 고찰하고, 희곡의 형식을 차용하는가 하면 화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독백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변화가 시도된다.

 

또한 주인공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에이해브와 모비 딕 사이에 벌어지는 형이상학적인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이해할 것인가, 신의 뜻을 놓고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스타벅의 갈등에 주목해 기독교적 함의가 가득한 텍스트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비극적인 영웅의 면모를 보이는 에이해브와 모험의 전말을 관찰하고 홀로 살아남아 그것을 기록한 이슈마엘의 철학과 성찰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가. 곳곳에서 등장하는 예언가들과 스쳐 가는 배의 선장들, 항해사와 작살잡이들은 물론 핍과 맨 섬 노인, 양털 영감, 목수와 대장장이 등은 또 어떤가. 이와 같이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한편 핵심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해 준다.

종교적,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라
화자인 이슈마엘부터 시작해서 에이해브, 일라이저, 가브리엘, 빌대드와 레이철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의 이름을 두루 차용하며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도 해당 인물의 성격이나 인물들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추측할 수 있도록 쓰인 『모비 딕』은 전반적으로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토대 위에 놓여 있다. 출판 당시 부정적인 의견이 평가를 압도하며 끝내 외면을 받게 된 데에는 독자들이 『모비 딕』에서 기독교에 대한 멜빌의 불경한 태도를 감지한 탓도 적지 않았지만, 실제로 멜빌은 포경선 항해 중에도 틈틈이 성경을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멜빌은 종교는 물론이고 인종에서도 근거 없는 우월감이나 배타적인 태도를 경계했다. 인종에 대한 멜빌의 이런 생각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인물이 바로 퀴퀘그다. 이슈마엘은 전형적인 야만인이자 식인종이며 이교도인 퀴퀘그와 어쩔 수 없이 침대를 함께 써야 했을 때 한밤중에 비명을 지르며 소동을 일으킬 정도로 두려움을 느끼지만, <문명의 위선이나 허울 좋은 기만 따위가 도사리지 않은> 퀴퀘그의 천성은 산산이 갈라졌던 이슈마엘의 가슴을 달래 주고 세상에 저항하던 성난 손을 어루만져 준다. 이슈마엘은 급기야 이웃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대로 이웃에게 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우상을 섬기는 퀴퀘그의 예배에까지 동참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내용은 멜빌이 1841년에 남양 포경선인 애큐시넷호를 타고 뉴베드퍼드를 떠났다가 이듬해에 마키저스 군도에서 배를 버리고 탈주한 후 타이피 섬의 식인종들과 한 달을 지낸 경험에서 비롯한다. 멜빌은 그때의 경험 덕분에 백인들이 타인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이를 작품 속에도 반영하여 자신이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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