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제3장] 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 -구조와 설정-
제3장. 구조와 설정
상투성과의 전쟁
상투성의 원인은, 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이야기 안의 세계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에서 다뤄지는 이야기의 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지식은
작품의 독창성과 탁월함을 위한 근본적인 요소이다.
설정
이야기의 설정에는 네 가지의 차원이 있다.
시대 배경, 기간, 장소, 갈등의 정도.
1) 시대 배경 : 현대? 역사 속의 과거? 가상의 미래?
동물 농장같은 구체적인 시기를 알 수 없고 내용과도 큰 관계가 없는 환상적인 어떤 배경?
2) 기간 : 몇 십 년? 몇 년? 몇 달? 며칠?
ex) 앙드레와의 저녁 식사는 2시간 / 지난해 마리엥바드에서는 무시간성
3) 장소 : 이야기의 물질적 차원.
지리적 배경은 어디인가. 어떤 마을인가. 어떤 거리들인가.
4) 갈등의 정도 : 이야기의 인간적인 차원. 이야기의 사회적 영역.
각기 다양한 갈등의 정도를 안고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것 역시 이야기 설정의 한 부분이다.
이야기는 어떤 종류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가?
등장 인물의 내적인, 심지어는 무의식 속의 갈등인가? 아니면 개인들 간의 갈등인가?
사회 내의 기구들과의 투쟁인가? 자연의 힘에 대항하는 투쟁인가?
구조와 설정의 관계
이야기의 설정은 이야기의 가능성을 규제한다.
아무리 황당한 세계속에서도 일정한 종류의 사건들만이 가능성과 개연성을 가진다.
이야기는 반드시 개연성의 내적 법칙에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작가의 사건 선택은 자신이 창조해 낸 세계가 부여하는 개연성과 가능성에 제한받는다.
-사실은 모든 장르들 중에서도 판타지야말로 구조 면에서 봤을 때 가장 엄격하고 인습적이다.
판타지가 현실로부터의 엄청난 비약이라고? 꽉 짜여진 개연성과 필연성을 요구한다.
오즈의 마법사 - 유주얼 서스펙트의 자유 연상의 법칙 속 비개연성.
관객은 그 세계의 법칙을 알고 싶어 한다.
근데 작가가 자신의 법칙을 깨버리면 관객은 그 작품을 거부하게 된다.
설정이 상상력의 제약같다고?
그래서 종종 작가들은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체적인 설정을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직한 이야기는 단 하나의 시간과 공간만을 근거지로 한다.
창조적 한계의 원칙
한계는 오히려 창조에 중요하다.
잘 짜인 이야기를 향한 첫걸음은 좁고 잘 알아볼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하는 것.
이야기 속에서 창조되는 세계는 그것을 창조한 한 작가의 정신이 충분히 감쌀 수 있고,
마치 신이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잘 아는 것과 같을 정도의 깊이와 세밀함을 가질 수 있도록 좁아야 한다.
예술이란 세계로부터 떼어낸 조그마한 조각을 품고 있되,
그 작은 조각이 그 순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매력 있는 것으로 보이도록 품고 있는 것이다.
-다루는 세계가 넓어질수록 세계에 대한 작가의 지식은 엷어지고,
그에 따라서 작가의 창조적 선택의 폭이 좁아질수록 이야기의 상투성은 늘어나게 된다.
다루는 세계가 좁을수록 그 세계에 대한 작가의 지식은 완전한 것이 되고 작가의 창조적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그리고 그 결과 상투성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완벽하게 독창적인 이야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연구조사
1) 기억에 대한 연구
2)상상력에 대한 연구
3)사실에 대한 연구
기억
아주 개인적인 과거를 들춰내고 다시 체험하고 그 내용 그대로를 종이 위에 써보자.
머릿속에 있을 때에는 기억에 지나지 않지만 일단 종이 위에 써놓고 나면 작업에 필요한 지식이 된다.
상상력
나 스스로 만들어낸 상상력의 세계에 완전히 몰입되어 내가 그려낸 인물과 그의 공간이
마치 언젠가 만난 적이 있는 사람, 가본 적이 있는 장소처럼 느껴지도록.
사실
글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다면, 더 이상 할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재능은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유지시켜 줄 지식이 고갈되면서 기아로 인한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될 뿐이다.
재능은 사실에 대한 지식과 아이디어들에 자극받아야 한다.
연구조사가 재료를 제공해 주긴 하지만 그것이 창의성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그들이 어떤 사건의 창조를 향해 집중되어 있지 않는 한 그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이야기란 서술형으로 이어지는 집적된 정보가 아니라
의미가 집약된 절정을 향해 관객을 몰아가는 사건들의 설계를 의미한다.
발명과 탐험은 기존의 경로를 변형시키면서 전개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이야기 속에 심어지면서 이야기와 등장 인물들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성장하면서 질문들도 자라나고 그 질문들은 좀더 많은 연구 조사를 요구하게 된다.
창의성과 연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요구하면서
이야기가 스스로 자기 모습을 갖추고 완성되어 생명력을 가질 때까지 밀고 당기는 관계를 유지한다.
창조적인 선택들
훌륭한 작품은 열 가지에서 스무 가지 정도의 이야깃거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사용 가능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재료가 있어서 아주 독창적이고
등장 인물과 배경에 딱 들어맞는 것을 골라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이란 어떤 것을 포함시키고 어떤 것을 제외시킬지를 결정하는 창의적 선택을 의미한다.
경험이 풍부한 작가들은 이른바 영감이라는 것을 전혀 믿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영감이란 작가의 머릿속의 맨 꼭대기에서 찰랑거리고 있던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을 말하는데,
이처럼 의식의 표면에 머물러 있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의 영화나 소설들에서 본 것들이게 마련이다.
어떤 장면이 내 등장 인물들에게 가장 진실한가?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 비추어 가장 진실한 장면은 어떤 것인가?
다른 영화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장면은 어떤 것인가?
자신의 직감을 믿고 따르되 새로운 항목들을 구성해 보자.
이전의 어떤 작가들보다도 그 장소에 대해 잘 알게 될 때까지 함께 나가서 어울리며
그곳에 모이는 군중들을 잘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가면서 연구해 보라.
천재성이란 살아 있는 비트와 장면들을 창조해 낼 수 있는 힘뿐만 아니라 격이 있는 취향과 판단력, 그리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추려내고 진부함과 자만, 거짓 따위를 단호히 제거해 낼 의지력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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