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병 속의 일본 (2013)
책소개
일본을 다룬 책은 많다. 그러나 일본을 내면 깊숙이 응시하며 그들의 본래 모습을 성찰하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20여 년을 일본이란 사회와 직면한 한 한국인 교수의 자괴감과 사회고발 그리고 성찰의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3.11 동일본 대재해의 참상에서 보인 ‘거대한 무책임’, 알카에다의 테러와 미국의 테러 응징에서 보인 ‘편견과 독선’, 그리스의 재정파탄에서 보는 빚더미에 눌린 ‘신음소리’ 등을 접하며 속에서 우러나오는 자괴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요코하마시립대학에서는 일본 대학생들, 게이오(慶應義塾)대학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장경제가 좋다는 경제학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자본주의에서 힘을 과시하는 경제학은 정작 중요한 인간 내면의 행복 증진이나 상대적 박탈감 해소에는 아무런 답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3.11 동일본 대재해 이후 몇몇 신문에 칼럼을 써왔고, 칼럼을 그만둔 뒤에는 그동안의 자괴감과 사회고발을 섞어 나름의 생각을 발신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목차
제1장 아날로그와 디지털
제2장 미국의 9?11 일본의 3?11: 미일의 일처리 방식
제3장 한미일 문화비교와 일소현명(一所懸命)
제4장 일본을 감싸 안은 손정의
제5장 일본에 현대차가 없는 이유와 소비자 의식
제6장 호리병 속의 일본과 회색의 상호관련
제7장 나랏빚은 봉인가
제8장 농촌신랑의 죽음과 일본의 민주주의
제9장 옴진리교 사건과 종교관
제10장 매뉴얼 지상주의와 자승자박의 함정
제11장 일본유신회와 일본정치
제12장 양극화 사회와 시장 확대 경쟁
제13장 스티브 잡스의 감성과 한일의 감성
제14장 가나문자로 본 일본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본에는 왜 현대차가 보이지 않을까?
세계시장에서 약진이 눈부신 현대자동차가 일본에선 안 보인다. 예를 들어 2012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를 보면 현대자동차 그룹(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은 712만 대로 5위를 차지했다. 1위인 도요타자동차 그룹(도요타, 다이하쓰, 히노)의 판매대수 974만 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혼다자동차의 판매대수(382만 대로 8위)의 2배에 가까운 놀라운 성과다. 이처럼 세계시장에서는 눈에 띄게 판매실적을 올리는 현대차가 유독 일본시장에서만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왜일까?
‘거대한 무책임’으로 점철된 일본 역사
일본은 거품이 꺼지고 난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잃어버린 20년’이라 부르며 한탄한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 이후 경기를 회복시킨다며 공공지출을 천정부지로 늘렸지만 나랏빚만 늘어나고 경제는 좋아지지 않았으니 남 탓을 할 수도 없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지출 증대로 2010년대 이후도 늘어나는 나랏빚에 신음할 것이기에 앞으로도 그리 장밋빛은 아니다.
일본은 2013년 들어 ‘일본을 되찾는다’라는 표어를 내건 아베 신조(安倍普三) 정권의 ‘아베노믹스’로 국민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그러나 ‘언제의 일본’을 되찾겠다는 건지는 참으로 애매하다. 바로 이 애매함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안도감을 느끼며 ‘거대한 무책임’으로 점철되어온 것이 일본 역사다.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의 '일본의 사상'이라는 책에서는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일본의 통치방식을, 몸통은 하나인데 머리는 여러 개인 ‘다두일신(多頭一身)’의 괴물에 비유하고 있다. 책임주체가 명확하지 않기에 나타나게 되는 ‘거대한 무책임’ 체제를 질책하기 위함이었다.
이 책은 20여 년을 일본에서 공부하며 생활했고, 현재 요코하마시립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한국인 교수의 눈에 비친 일본의 모습과 일본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다. 저자는 때로는 측은함을, 때로는 따뜻함을, 그리고 때로는 냉철한 비판을 머금은 시선으로 일본 사회 곳곳을 들여다본다. 또한 일본에서 바라본 한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나간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우리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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