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학과 사회이론 (지그문트 바우만 외, 2021)

Info/범죄-사기|2022. 10. 6. 20:00

책소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2000년에 출간된 Criminology and Social Theory를 완역한 것이다. 범죄학과 사회이론의 연계와 이를 통한 양자의 재구축을 모색하고 고민해 오던 국내 연구자들이 이 책을 번역해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다.

범죄학이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통념 이상으로 사회이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미 여러 학문 분과에서 범죄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여러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흐름들은 사회적 현상과 사회이론의 분석틀을 통해 범죄학을 새롭게 재정립하고 있다. 국내에서 그다지 소개되어 있지 않았던 논의들에 주목한 역자들은 관련 주제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이 책을 번역 출간하였다.

범죄를 통해 사회의 상을 더듬어 가기 위한 시도는 이미 법학이나 범죄학, 형사정책학, 범죄심리학과 같은 특정한 학문 분과를 넘어 사회학, 여성학, 행정학, 언론정보학, 과학기술학, 인류학, 역사학, 문학 등 다양한 분과의 관심 주제가 되고 있다. 각 저자들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번역에 나선 역자들의 연구 영역 역시 젠더, 법, 역사, 사회이론, 사회정책, 정치사상, 노동 등 역 한국 사회에서 환기되는 ‘범죄학’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목차
시리즈 편집자 서문 5
서문 7

1장 범죄학, 사회이론 그리고 우리 시대의 도전
_ 데이비드 갈런드, 리처드 스파크스 11

2장 법질서의 사회적 쓸모
_ 지그문트 바우만 37

3장 신규제국가와 범죄학의 전환
_ 존 브레이스웨이트 65

4장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 그리고 범죄사회학
_ 모린 케인 89

5장 위해화와 일탈의 종말: 제도적 환경
_ 미할리스 리아노스, 메리 더글러스 124

6장 국가주의, 다원주의 그리고 사회통제
_ 폴 허스트 151

7장 범죄자 표상의 변화
_ 다리오 멜로시 177

8장 통치와 통제
_ 니콜라스 로즈 208

옮긴이 후기 235
참고문헌 241
찾아보기 272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상을 통한 범죄학과 사회이론의 재구축
그 새로운 시각


현대 사회에서 범죄는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심화되는 범죄 양상으로 인해 사람들의 범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자세해지고 정교해지고 있다.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범죄 전문가들,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어떤 범죄가 일어났을 때 그에 대한 분석도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사회현상으로까지 바라볼 수 있는 범죄에 대한 시각은 아직 개인의 심리가 가진 문제, 혹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벌어지는 일 등으로 해석되며, 이해하기 어려운 흉악범죄에 대한 이러한 해석들은 사람들의 불안함은 종종 개인 인성의 문제 등으로 설명되고는 한다. 반면 범죄 예방이라는 명목으로 사회통제 또한 확대되고 있으며, 개인의 자유나 행동들에 대한 제한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범죄에 대한 사회의 공분과 범죄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생겨나는 여러 통제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번에 출간되는 <범죄학과 사회이론>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2000년에 출간된 Criminology and Social Theory를 완역한 것이다. 범죄학과 사회이론의 연계와 이를 통한 양자의 재구축을 모색하고 고민해 오던 국내 연구자들이 이 책을 번역해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다. 범죄학이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통념 이상으로 사회이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미 여러 학문 분과에서 범죄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여러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흐름들은 사회적 현상과 사회이론의 분석틀을 통해 범죄학을 새롭게 재정립하고 있다. 국내에서 그다지 소개되어 있지 않았던 논의들에 주목한 역자들은 관련 주제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이 책을 번역 출간하였다.

 

범죄를 통해 사회의 상을 더듬어 가기 위한 시도는 이미 법학이나 범죄학, 형사정책학, 범죄심리학과 같은 특정한 학문 분과를 넘어 사회학, 여성학, 행정학, 언론정보학, 과학기술학, 인류학, 역사학, 문학 등 다양한 분과의 관심 주제가 되고 있다. 각 저자들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번역에 나선 역자들의 연구 영역 역시 젠더, 법, 역사, 사회이론, 사회정책, 정치사상, 노동 등 역 한국 사회에서 환기되는 ‘범죄학’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성착취, 아동학대, 학교폭력, 동물학대, 혐오표현에 이르기까지 범죄 회피는 일상적 삶의 구성 원칙이 되고, 피해자와 공공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정부 정책을 주도하면서 새로운 예방 실천이 고도화되었다. 위험을 식별하기 위한 시도들 속에서 ‘생물학적’ 성별이나 인종, 국적 등을 통해 정체성을 식별, 고정시키려는 움직임과 위험에 보다 적대적인 반응이 등장하고 있는 것 또한 그렇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한편에서는 표현의 자유 잠식, 감시 국가와 형벌권 남용, 죄형법정주의 와해를 우려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안전이나 예방, 가해자 처벌에 대한 관심 부상이 구조적 불평등을 변혁하려는 시도와 거리가 먼 탈정치화의 징후인 양 비판한다. 그러한 우려를 반증하듯 범죄자의 심리와 성향, 그 행위의 악랄함에 대한 공분과 흥미를 이끄는 데 멈추는 미디어의 재현과 ‘범죄학자’의 언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와 같이 범죄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물론 안전과 범죄 예방에 대한 요구 대신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라는 구조적 진단 모두 오늘날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사회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어린이집이나 편의점, 지하철과 버스의 CCTV,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의 결제 내역과 상품의 바코드, 스스로 찍어 올린 SNS의 사진, 피해의 경험을 폭로하는 디지털 커뮤니티의 글과 디지털 매체의 접근 이력 정보 등 이 모든 것이 이미 일상의 안전과 처벌, 나아가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감각을 주조하고 있다. 즉, 범죄 현상은 예방이나 처벌의 문제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적인 것에 대한 상상과 작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과정과 효과를 설명하는 것이 범죄학은 물론 사회이론의 과제라는 것이 저자들의 핵심 주장이다. 매일 아침 뉴스와 SNS를 통해 범죄와 안전의 정보를 접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지지의 의사를 표시하고,늦은 밤 골목길에서 맞닥드리는 두려움이나 ‘갑질’에 대한 분노가 우리를, 나아가 정치의 의제와 기대를 어떻게 이끌고 있는 것인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이곳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그러한 사회이론 말이다.

 

저자들의 관심은 범죄의 원인과 해법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범죄로 매개된 오늘날의 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적실한 사회이론의 구축이다. 이러한 작업은 범죄에 대한 기술적 대응과 분석의 전문화를 꾀하려는 ‘주류’ 범죄학, 사회복지의 확대나 차별과 낙인을 해결하려는 ‘근대 범죄학’의 접근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저자들이 보기에 이러한 접근은 사람들의 일상과 감각의 변화를 간과하고, 결국 시대 진단조차 해내지 못하고 있다. 형사사법 절차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넘어서는 범죄와 문화의 연계 방식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그 책무를 과연 ‘범죄학’이 다하고 있는지, 나아가 과연 무엇이 ‘범죄학’인지를 되묻는 이유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범죄학 혹은 범죄가 사회이론의 틀로 함께 분석되어야 할 사회적 현상이며 이론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며, 흉악범죄와 흉악범이라는 식으로 가십성으로 범죄를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새로운 범죄들을 탄생시키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지그문트 바우만에서 니콜라스 로즈까지 사회이론의 혁신을 이뤄 왔던 저명한 저자들의 글을 통해 범죄학과 사회이론의 접점을 탐색해 볼 수 있다. 더불어 옮긴이 후기에서는 이 책의 의의와 각 장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어, 독자들이 관련 주제를 탐구하고자 할 때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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