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유전자 (뤽 뷔르긴, 2008)

책소개
거대 제약사가 개발한 뒤 감춰버린 한 특허의 의미를 밝히고 새롭게 전파한다. 특히 메이저 곡물업체가 전 세계 농업계에 끼치는 중대한 해악과 문제점을 거론한다. 아울러, 이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인류 복지에 기여하는 데 동참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호소문도 수록했다.

스위스 거대 제약업체인 치바(Ciba) 그룹(현재는 노바티스[Novartis] 그룹)의 두 연구원 구이도 에프너와 하인츠 쉬르히는 실험실에서 곡물 씨앗과 물고기 알을 정전기장, 즉 전류가 흐르지 않는 고전압에 노출시킨 결과, 성장 속도와 수확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발견을 한다. 특히 놀라운 것은, 진화 단계에서 이미 멸종되어 화석을 통하지 않고서는 지구상에서 다시 볼 수 없었던 해당 곡물과 물고기의 원시적 형태가 자라나온다는 것이다.

치바 사는 이 과정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그러고는 후속 연구를 중단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전기장에서 생겨난 태고의 씨앗이 현대의 배양 종자와 달리 살충제 (농약)를 거의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회사가 주로 팔던 것이 살충제였다. 결국, 이 발견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곧 잊혔다. 실험을 했던 두 과학자도 세상을 떴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노벨상 수상감이라 할 발견이다!”
-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 TV 프로그램 '리포트'

“이렇게 흥미로운 결과는 반드시 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에드가 바그너 교수

“나는 이 실험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그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베르너 아르버 교수 (1978년 노벨 의학상 수상)

“한 회사의 돈벌이에 인류 전체의 복지가 도둑맞았다.”
- 독일 생태학자 프란츠 알트 박사

전기장이 일으킨 새로운 변화, 그리고 음모
스위스 거대 제약업체인 치바(Ciba) 그룹(현재는 노바티스[Novartis] 그룹)의 두 연구원 구이도 에프너와 하인츠 쉬르히는 놀라운 생물학적 발견을 한다. 실험실에서 곡물 씨앗과 물고기 알을 정전기장, 즉 전류가 흐르지 않는 고전압에 노출시킨 결과, 성장 속도와 수확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진화 단계에서 이미 멸종되어 화석을 통하지 않고서는 지구상에서 다시 볼 수 없었던 해당 곡물과 물고기의 원시적 형태가 자라나온다는 것이다. 치바 사는 이 과정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그러고는 후속 연구를 중단해버렸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전기장에서 생겨난 태고의 씨앗이 현대의 배양 종자와 달리 살충제 (농약)를 거의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회사가 주로 팔던 것이 살충제였던 것이다. 결국, 이 발견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곧 잊히고 말았다. 실험을 했던 두 과학자도 세상을 뜨고 만다.
이 책의 목적은 거대 제약사가 개발한 뒤 감춰버린 한 특허의 의미를 밝히고 새롭게 전파하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메이저 곡물업체가 전 세계 농업계에 끼치는 중대한 해악과 문제점을 거론한다(본문 159쪽 이후 참고). 아울러, 이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인류 복지에 기여하는 데 동참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호소문도 수록되어 있다(204쪽).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실험 결과를 세상에 공표하지만, 거대 제약사가 자사 이익을 위해 인류 발전에 막대한 도움이 될 연구 성과를 감춘다는 것, 그러나 이 실험의 가치를 깨달은 사람들에 의해 연구는 계속된다는 이야기 전개가 마치 추리소설과 같은 느낌을 준다.

태곳적부터 잠든 유전자를 깨운 두 과학자
치바 그룹 소속의 물리화학자 구이도 에프너 박사는 물냉이와 같은 식물을 정전기장 안에 놓고 일정 시간 전기 자극을 주자 빛을 차단해도 무성하게 자라는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이에 고무되어 추가 연구를 함께 할 연구원을 찾던 중 당시 바젤바이오센터에 근무하던 하인츠 쉬르히를 영입하게 된다. 환상의 팀워크를 이룬 두 사람은, 박테리아, 밀, 옥수수, 양치류, 송어 등 다양한 생명체를 놓고 정전기장 실험을 한다. 그 결과, 2억 년 동안 지하 145미터 지점에 묻혀 있던 소금 결정 속에서 잠자던 박테리아가 다시 깨어나고, 고사리 씨앗에서 진화 과정 초기에 나타났던 원시 형태의 골고사리[원(原)고사리]가 자라나는 ‘기적’을 목도하게 된다(본문 37, 41, 43, 45쪽 사진 참고). 또한 옥수수를 전기장에 노출시키자 옥수숫대 하나에 옥수수가 여러 개 달리는 일이 일어난다(53, 54쪽 사진 참고). 이 옥수수는 이미 멸종하여 유럽에서는 더는 찾아볼 수 없는 원(原)옥수수로 밝혀졌다. 이러한 내용들은 1988년 12월 스위스 주말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슈퍼트레퍼〉에 방영되었으나 당시에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15, 17쪽 사진 참고).

 

그러나 이것은 한마디로 “진화 과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18쪽 참고) 전대미문의 놀라운 사건이었다. 이 실험의 핵심은 구이도 박사의 다음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식물들은 진화 과정에서 재배나 퇴화를 통해 일부 유전적 특질들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기장을 이용하면 그 특질을 되살려내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18쪽). 이 책의 제목 ‘태고의 유전자’는 태곳적부터 존재했으나 인위적 재배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퇴화되어 쓸모없어진 ‘사장(死藏)된 유전자(Junk DNA)’가 전기 자극에 의해 다시 깨어나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할리우드 영화 〈쥐라기 공원〉이 과학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상상의 아이디어를 영상화한 데 비해, 스위스 과학자 두 사람의 이 실험 결과는 자연이 품고 있는 진실 또는 비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이에 대한 더 생생한 예는 바로 송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들 수 있다(57-60쪽 본문 및 사진 참고).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유전자 조작이나 변형과 같은 유전공학적 기술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라는 점이다. “치바의 과학자들이 생물들의 ‘잠들어 있는’ 유전 정보를 어찌어찌하여 깨워냈음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분명 유전자 조작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전기장 처리를 거치더라도 게놈은 자신의 원래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유기체의 유전자질을 의도적으로 변화시키는 유전자 조작 기술과는 근본적으로 방법이 다른 것이다”(61쪽).

제3세계를 위한 생태적 대안으로 활용될 전기장 기술의 미래
이 책이 가장 주목하는 점은, 식량 부족과 기아로 허덕이는 아프리카 등 제3세계가 이 전기장 기술을 농업에 활용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전기장 기술로 발현시킨 태고의 곡물은 유전자 조작 방식으로 병충해나 살충제에 내성을 기른 몬산토 등 메이저 곡물업체의 씨앗보다 수확량도 더 많고 재배하는 데 드는 비료도 적다. 유전자 조작 곡물과 달리 유전자 자체에 전혀 변형을 가하지 않으므로 건강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 책의 독일어판 부제는 ‘논란 많은 유전자 기술에 대한 생태적 대안’이다. 두 과학자들이 발견한 방법대로 하기만 하면 누구나 최소 비용으로 태고의 종자를 배양할 수 있다.

 

비록 살충제와 같은 농약을 주로 판매하는 거대 기업의 이익 논리에 두 연구원의 숭고한 과학 정신과 인류애가 희생되었지만, 이 기술은 이제 새로운 희망을 기약하고 있다. 구이도 에프너 박사의 두 아들 다니엘 에프너(과학자)와 니쿤야 에프너(예술가)는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 받아 서로 힘을 합쳐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이 기술을 농업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159, 172쪽). 이들이 개인의 이익보다 인류 복지를 우선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구이도 에프너 박사가 평소에 지녔던 과학에 대한 겸손한 태도, 과학적 지식을 대중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개방성에 근거하고 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 것이다. 아직 구이도 에프너 박사의 업적은 학계의 전폭적인 인정과 지지를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소수 양심적인 지식인들 사이에서 호응과 지지, 찬사를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생물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베르너 아르버 교수가 대표적이며(97, 196쪽), 아울러 이 실험 결과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써 이 실험 결과의 타당성을 입증해 낸 독일 구텐베르크대학교의 악셀 셴이라는 젊은 생물학도도 있다(105쪽).

 

독일의 저명한 생태학자이자 환경운동가 프란츠 알트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써 이 연구가 지니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요약하고 있다. “치바 그룹의 구이도 에프너 박사와 하인츠 쉬르히 연구원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설명해주었을 때, 나는 일단 회의적이었으며 크게 놀랐다. 이후 다른 자연과학자들과 대화를 통해 이 연구가 유전자 기술에 대한 하나의 대안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스위스 과학자 두 사람이 새롭게 인식한 이 중요한 발견은 두 번에 걸쳐 텔레비전 방영이 된 바 있으며, 그때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치바 그룹의 반응은 단호하였다. 해당 연구 부서를 즉각 폐쇄하였던 것이다! 거대 화학업체가 주목한 것은 인류의 복리보다는 회사의 사업이었다. 그러므로 저자가 이제 그 연구 결과를 책을 통해 발표하고 그것을 마침내 아프리카에서 적용한다고 한 것은 더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요즘에도 나는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 에프너 박사와 쉬르히 연구원의 발견이 어떻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태고의 유전자》는 이렇게 누차 질문해 대는 사람들에게 주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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