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게임 -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숨겨진 전쟁 (피터 홉커크, 2008)

책소개
중앙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둘러싸고 19세기 영국과 러시아가 거의 한 세기 동안 벌인 갈등과 경쟁을 다룬다. 당시 세계 최강국이었던 두 나라는 제국주의적 팽창에 몰두하고, ‘지도에 없는 땅’인 중앙아시아 지역을 자국의 세력권에 넣기 위해 경쟁하고 충돌했다.

이로부터 백 년이 더 지난 지금, 중앙아시아 지역은 과연 달라졌는가.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이해는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며, 주로 자원 확보나 개발 등 경제적인 부분에만 관심이 집중된다.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이 지역 정세의 역사적 근원과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과 국제 정치를 살핀다.

모험소설이나 첩보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당시 발간된 국제 정세를 다룬 문헌이나 영국과 인도, 러시아의 정부 문서, 그레이트 게임에 참여했던 개인들의 여행기나 논문 등 방대한 자료를 두루 섭렵하면서도 딱딱한 역사 서술의 전형에서 벗어난 서술 방식을 취한다. 거대한 제국주의적 흐름 속에서 분투했던 개인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행로를 뒤따라간다.


목차
서문
감사의 말
프롤로그
게임의 시작
황화
나폴레옹의 악몽
그레이트 게임의 리허설
러시아 도깨비
모든 길은 인도로
러시아의 첫 번째 선수
이상한 개 두 마리
옥수스 강변의 죽음
관계의 악화

불붙는 그레이트 게임
그레이트 게임
'부하라' 번스의 등장
세계 최대의 요새
수수께끼에 싸인 빗케비치
헤라트의 영웅
왕을 만드는 사람들
히바를 향한 경주
노예 해방
장검들의 밤
참사
고개의 대학살
코널리와 스토다트의 최후
하프타임

클라이맥스
러시아의 대진격
타슈켄트의 사자
비단길의 첩자들
목을 가로지르는 차가운 강철의 느낌
북쪽에서 오는 의사
히바로 간 버나비 대위
발라 히사르의 대학살
투르크멘의 마지막 저항
눈앞에 다가온 전쟁
동방 철도 경주
세 제국이 만나는 곳
파미르 고원의 발화점
치트랄을 향한 경주
게임 종료의 단초
게임 종료
옮기고 나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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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앙아시아의 숨겨진 전쟁, 그레이트 게임
최근 벌어진 러시아와 그루지야 사이의 전쟁은 이 지역에 대한 해묵은 영토 분쟁과 민족 분쟁, 무엇보다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이 지역의 자원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잘 보여준다. 그루지야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로 통칭되는 광대한 지역은 대개 이러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둘러싸고 19세기 영국과 러시아가 거의 한 세기 동안 벌인 갈등과 경쟁을 다루고 있다. 당시 세계 최강국이었던 두 나라는 제국주의적 팽창에 몰두하고, ‘지도에 없는 땅’인 중앙아시아 지역을 자국의 세력권에 넣기 위해 경쟁하고 충돌했다. 이로부터 백 년이 더 지난 지금, 중앙아시아 지역은 과연 달라졌는가.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이해는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며, 주로 자원 확보나 개발 등 경제적인 부분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책은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부딪치고 있는 이 지역 정세의 역사적 근원과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과 국제 정치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그레이트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제국주의와 냉전 시대에 걸쳐 벌어진 그레이트 게임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오랫동안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영국과 러시아가 경쟁을 벌였던 신장과 티베트 지역은 이후 오랫동안 독립을 꿈꾸었으나 중국으로부터 압제를 겪으며 아직도 독립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략적 요충지로 영국과 러시아가 탐냈던 아프가니스탄은 오늘날까지도 전쟁터로 남아 있다. 캅카스 지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도 소비에트 연방에 포함되었다가 소련 해체 이후 독립국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자원 쟁탈 지역이 되고 있다. 『실크로드의 악마들』의 저자 피터 홉커크는 이 지역에 현재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이 전개되고 있다고 본다. 다시금 국제적 격랑에 휩싸이고 있는 이 지역은 그 향방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체스판과도 같다.

소설을 능가하는 긴박함과 흥미진진함
이 책은 모험소설이나 첩보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홉커크는 당시 발간된 국제 정세를 다룬 문헌이나 영국과 인도, 러시아의 정부 문서, 그레이트 게임에 참여했던 개인들의 여행기나 논문 등 방대한 자료를 두루 섭렵하면서도 딱딱한 역사 서술의 전형에서 벗어난 서술 방식을 취한다. 그는 거대한 제국주의적 흐름 속에서 분투했던 개인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행로를 뒤따라간다. 애국심이나 개인적 야심을 위해 험준한 산맥과 황량한 사막을 따라 이동하면서 게임에 참여했던 이들은 자국의 제국주의적 목적에 봉사하게 된다. 탐험가이자 스파이, 군인이자 야심가였던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고 묘비명도 없이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묻혔는가 하면 일부는 고국에 돌아와 명성과 권력을 얻기도 했다.

영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에서 격돌하다
그레이트 게임the Great Game은 중앙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두고 영국과 러시아가 벌인 경쟁과 갈등 관계를 표현한 용어다. 이 용어는 영국 동인도회사 제6벵골원주민경기병대 소속의 정보 장교인 아서 코널리Arthur Conolly 중위가 처음 쓴 말로,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의 소설 『킴Kim』(1901)에 나온 이후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고전적 그레이트 게임의 시기는 1813년 러시아-페르시아 조약 체결 이후부터 시작되어 1907년 영러 협약 체결로 종료되었다. 이보다 강도가 덜한 2차 그레이트 게임은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시작되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대영제국은 동방 최대의 보물이라 불리던 인도를 차지함으로써 제국주의 경쟁의 선봉에 섰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일컬어질 만큼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이런 영국에게 인도를 식민지로 유지하는 일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한편 표트르 대제와 예카테리나 여제 이후 국력을 키워가던 러시아도 아시아로의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었다. 따라서 두 제국은 러시아와 인도 사이에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이들에게 이 지역은 지도상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는 땅,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방어선, 본국이나 식민지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팔기 위한 시장으로 인식되었을 뿐 독자적인 전통이나 역사를 지닌 지역이 아니었다.

모험가들과 야심가들의 세계
그레이트 게임은 애초에 양국 간의 전면전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두고 있던 대영제국이나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고 있던 제정 러시아는 쉽사리 국가 차원의 전쟁에 뛰어들 수 없었다. 그레이트 게임은 개인들의 참여로 시작되었다. 애국심과 야심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은 순례자나 현지인 말 장수로 변장하고 험난한 지형을 탐사하며 지도를 그리고, 지역의 부족들과 지도자들을 만나고 정세를 살폈다. 이후 본국에 돌아와서는 상대 국가의 위협을 강조하는 책이나 논문을 펴냄으로써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해 정부가 지금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정복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했다. 처음에 이들의 견해는 무시되곤 했으나 점차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러시아 공포증’이 만연해 중앙아시아 점유에 소극적이었던 정부를 압박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힘의 공백 지대, 중앙아시아를 선점하라
그레이트 게임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러시아와 영국령 인도의 국경은 3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다. 그레이트 게임이 종료되기 직전 그 거리는 불과 수백 킬로미터 이하로 줄어들었다. 19세기 초 러시아의 남하 정책이 시작되면서 영국과 인도의 군인과 관료들은 러시아가 인도를 침략할 것이라는 공포를 갖게 된다. 실제로 러시아가 캅카스의 여러 지역을 손에 넣고 인도에 근접한 지역으로 눈을 돌리자 러시아에 대한 영국의 공포는 점차 높아진다. 영국과 러시아는 이후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 인도 북부 산악 지대에 있는 이슬람 한국(汗國)들의 지배자들을 회유 또는 설득하거나 이 지역을 침략하면서 서로를 견제하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양국의 장교들은 물론 이들이 동원한 원주민 병사들, 그들과 싸웠던 중앙아시아 지역민들 등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이처럼 팽팽한 공방전은 1907년 양국이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티베트, 캅카스 지역에 대한 소유권 합의에 이르면서(영러 협약) 종료된다. 물론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 살아온 이들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없었다.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의 시대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영국과 소련은 두 번째 그레이트 게임에 돌입한다. 소련은 캅카스를 비롯한 광대한 중앙아시아 지역을 연방으로 편입시켰으며, 특히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는 두 국가의 침략이 이어졌으나 끝내 점령하지는 못했다. 20세기 초반 이 지역은 다시 한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프가니스탄은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지목되어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침략을 받은 후 전쟁터가 되었고 지금까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그 밖의 중앙아시아 지역 또한 가스와 석유 등 풍부한 자원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인근 국가들까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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