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세계를 바꾸다 - 마법, 향신료, 노예, 자유, 과학이 얽힌 세계사 (마크 애런슨,마리나 부드호스, 2013)

책소개
세계사를 관통하는 매혹적인 설탕 이야기. 우리에게 설탕이 바꾼 모든 역사를 보여 준다. 여러 가지 세계사에 중요한 일들은 놀랍게도 설탕과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설탕이 발견되기 이전인 벌꿀의 시대에 그저 '달콤한 갈대'로 불렸던 사탕수수가 설탕으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변한 인류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설탕은 전 세계가 교통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물질이었고, 나아가 노예제를 촉발하고 자유의 사상이 전 세계로 퍼지게 하는 매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꿀벌의 시대에서 설탕의 시대로, 노예의 시대에서 자유의 시대로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에서 설탕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물질이다.

이 책을 통해 마법, 향신료 등으로 일컬어지다가 이제는 건강에 관련된 내용에서만 이야기되는 설탕이 어떤 방식으로 전파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노동을 조직했고, 수탈을 이끌어 냈는지, 마지막으로 자유를 얻기 위한 인간의 투쟁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이 책을 쓰기까지
마크 11
마리나 13
벌꿀의 시대 16

제1부 마법에서 향신료로
신들과 여러 의례들 22
지도/설탕의 확산 23
세계 최초의 진정한 대학 26
신의 폭풍 29
요새 속 유럽 32
지도/사탕수수 재배지 33
샹파뉴의 시장들 35
전쟁으로부터 단맛이 나오다 37
사탕수수의 문제점 40

제2부 지옥
지도/대서양을 건넌 설탕 47
죽음과 단맛의 순환 49
토막 지식/구면체 교역 51
설탕 노동 인물화 갤러리 56
설탕과 함께하는 고동치는 삶 68
토막 지식/팔마레스 마룬 왕국 70
감독관 72
지도/설탕과 대서양 노예제 76
유럽으로의 귀환 78
“최고 품질의 껌” 79
설탕의 시대 85

제3부 자유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87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아메리카 사례 89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 합법적인가?” 93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프랑스 사례 97
자유의 소리 99
설탕 구매와 죽음의 주 109
낙원 속 설탕: “나는 꿈을 찾아서 왔다네.” 113

제4부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새로운 노동자들, 새로운 설탕
새로운 시스템 119
검은 물 건너기 122
지도/인도인 고용 계약 노동자들(1835~1917) 126
노예제 혹은 자유? 그 중간 127
개혁 130
설탕과 과학 132
농노와 단맛 133
토막 지식/설탕 천재 135
법률가 137
사티야그라하 140

조사 및 집필 과정 146
감사의 글 151
연표 155
컬러 이미지를 보기 위한 웹 가이드 159
주석과 출처 161
참고 문헌 175
웹사이트 179
찾아보기 180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설탕이 발견되고 인간도 변하기 시작했다.
고대 마법에서 노예와 노동자 이야기까지,
모든 것에 관여한 신비한 물질 설탕이 바꾼 세계를 살피다!

“꿀벌은 없지만 꿀을 생산하는”, “갈대”를 발견했다.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강한 그리스인들은 사탕수수를 알게 된 것에 대해 기뻐했지만 그것은 단지 자연 세계에 관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일 뿐이었고, 한 가족이 최근에 구경한 풍경을 순차적으로 보여 주는 여름방학 때 산 우편엽서와 같은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그 “갈대들”이 꿀벌의 시대,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꿀벌 세상에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 본문 22쪽

이제 우리는 모두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단맛을 열망한다. 이는 그 욕망을 채워 줄 아주 많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식단은 설탕의 시대에 의해 변형되었다. 그렇지만 그 시대는 끝났다.
- 본문 137쪽

《설탕, 세계를 바꾸다 - 마법, 향신료, 노예, 자유, 과학이 얽힌 세계사》는 익숙하게 구할 수 있고, 지금은 오히려 건강을 위해서는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되는 설탕이 우리에게 어떤 것인지 알려 준다. 마법, 향신료, 노예, 자유, 과학이 얽힌 세계사라는 부제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처음에는 의식 등에 쓰이다가 귀족들이 여는 잔치에 향신료로 쓰였던 설탕이 노예무역과 더불어 생긴 엄청난 플랜테이션에서 노예들을 부리게 하는 중요한 작물이 되었던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다. 노예무역과 함께 전 세계가 무역을 통해 경쟁하고 제국주의 열강들이 세상을 어지럽힐 때도 그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었던 중요한 작물은 바로 설탕이었다. 현대에 이르러 설탕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작물과 첨가물들이 생겨났고,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노예노동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변화 가운데 설탕이 있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책은 얇지만 많은 사례와 역사적 흐름을 알 수 있는 서술과 여러 지도들과 삽화, 토막 지식 등을 고루 배치해서 다섯 가지 키워드 어느 하나 빠짐없이 설명을 하고 있다.

 

1부 ‘마법에서 향신료로’에서는 설탕이 단맛을 주는 향신료가 되어 세계로 퍼져 나간 역사를 다룬다. 2부 ‘지옥’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의 잔혹한 노예제와 더불어 융성하게 된 본격적인 '설탕의 시대'를 다룬다. 3부 ‘자유’에서는 사탕수수 노예제를 요람으로 삼은 노예해방 운동과 이것이 미국, 프랑스, 아이티의 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과 맺고 있는 관계를 보여 준다. 4부 ‘우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새로운 노동자들, 새로운 설탕’에서는 노예제 폐지 후 계약 노동자라는, 설탕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된 새로운 노동자들과 사탕무를 통한 새로운 설탕 생산의 시도, 그리고 남아프리카로 간 인도인 계약 노동자들의 투쟁을 이끈 간디의 사티야그라하와 함께 저자들의 가족사를 담았다.

“하얀 금”을 향한 질주
특히 이 책 2부에서부터는 설탕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플랜테이션 노동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플랜테이션의 악조건과 인간 수탈은 아프리카에서 잡아 온 노예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흔히 노예들 하면 미국에 있는 흑인 노예들을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정말 엄청나게 많은 노예들이 잔혹한 노동에 시달리며 있었던 곳은 카리브 해에 있던 설탕 플랜테이션이라고 이야기한다. 설탕 플랜테이션은 그 자체로 사람을 집어삼키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었고, 흑인 노예들은 대를 이을 수도 없이 죽어 나갔다. 이 책 56~67쪽에 있는 설탕 노동 인물화 갤러리는 이러한 플랜테이션에서 행해진 노예 노동을 자세하게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해양을 통해서 구면체 교역을 한 상인들은 이러한 수탈로 생산된 설탕을 다른 곳에 팔면서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설탕이 엄청나게 생산되기 시작하자 이는 영국 자본주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었다. 원래 영국의 노동자들은 자신이 만든 맥주를 가지고 다니며 마셨고, 공장 노동에 익숙하지 못했다. 이런 노동자들을 공장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차와 함께 설탕이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되었고,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이 짧은 휴식 시간에 먹을 수 있도록 설탕을 탄 차로 에너지를 공급했다.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기계의 템포에 적응하게 만들었다. 이는 다시 많은 노동자들을 만들었고 더 많은 설탕 생산에 박차를 가하게 만들어 주었다. 탐욕 속에서 설탕은 더욱 많이 생산되게 되었다.

자유를 향한 움직임
현재 카리브 해에 있는 나라 아이티는 예전에 프랑스 식민지로 생 도밍그라고 불렸다. 이곳은 당시 설탕 생산의 중심지였다. 1791년 해방을 결의한 노예들은 설탕과 쇠사슬에 맞서 혁명을 일으켰다. 이 혁명의 지도자는 투생 루베르튀르로 투생은 사람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공간, 곧 광장을 만들었다. 혁명군들은 아프리카에서는 전사들이었기 때문에 영국에서 노예폐지운동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점점 노예제는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프랑스혁명 이후 퍼지게 된 평등 사상이 이렇게 빛을 발하게 된 것이었다. 1804년 많은 전투 끝에 승리한 아이티 공화국이 탄생했다. 자유를 향한 전투에서 과거에 노예였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영국군을, 다음에는 프랑스군을 패배시켰다. 이들 나라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다. 이렇게 아이티는 자유 속에 태어났다. 인권이 재산권에 승리한 것이었다. 아이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두 번째로 독립한 나라가 되었다. 미국 혁명으로 자유를 쟁취한 미국인들도 아이티에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것을 주시했지만 미국 노예들과의 관계 때문에 독립을 했음에도 이들을 지지하지 않았고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에이브러햄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1863년에 가서야 미국과 아이티는 국교를 수립했다.

 

아이티의 예로 살펴본 것처럼 너무 심한 수탈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횡포 속에서 죽어 갔고, 이는 자유를 향한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설탕은 이 속에서도 수탈이 있게 한 것이었고, 사람들이 이를 통해서 자유를 향한 신념을 가지게 만들어 준 것이었다. 이는 나중에 노예제가 폐지된 후 고용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설탕 노동을 대신하게 된 인도인 노동자들에게도 자유와 저항의 원천이 되었다. 간디의 비폭력 저항 사티야그라하도 이러한 바탕 속에서 착취당하는 인도인 고용 계약 노동자들의 현실 속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설탕을 위해 고향을 떠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하와이 등에 간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과 이들이 정착하는 과정 등도 책에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설탕은 이렇게 인류가 이전에는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던 평등과 자유에 대한 관념과 실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음식 문화가 아니라 여러 문화, 사상사적 측면에서 설탕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탕, 세계를 바꾸다》를 통해서 이렇게 세계사의 흐름을 문명의 측면과 사상의 측면, 경제적 측면과 과학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살필 수 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서 새로운 사실들도 알 수 있을 것이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다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동양의 사례가 좀 더 다뤄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세계사의 큰 흐름을 살피려는 고등학생, 일반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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