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기호의 역사를 알아봅시다

Math/수학 이야기|2020. 3. 13. 11:00

고대 그리스에서 디오판토스가 기호를 사용한 이후,

인도에서도 유사한 기호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본격적인 기호의 사용은

16세기 초 유럽에서 대수학이 발달하면서 이루어졌다.

중세 암흑기를 지나면서 수학이 발달하게 되자

수학자들은 의미 있고 편리한 도구가 없는 것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어,

많은 기호들이 만들어지면서 수학의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기호는 그 자체가 어떤 약속된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다양할 수 있다.

기호를 보는 관점객관주의해석주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악보에 비유한다면, 작곡가의 악보에 모든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며,

같은 악보를 연주하면 그 음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객관주의이다.

악보라고 하는 기호의 해석은 객관적이어야 하며,

따라서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음악가의 개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학 기호의 대상은 추상적이자 현실적인 존재이고,

수학적 실재에 대한 객관적 진리를 추구한다.

 

해석주의동일한 악보라 하더라도 연주자의 주관적인 해석에 따라 연주가 달라진다고 본다.

동일한 수학적 대상이라 하더라도 해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다른 기표가 사용될 수 있고,

동일한 대상의 동일한 표현을 보고도 학습자는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

 

기호 사용이 대수적 사고를 보다 치밀하고 효과적으로 향상시켜준다는 생각으로

15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대수학을 기호화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며,

그리하여 많은 대수 기호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의 수학자 파치올리(Pacioli)는 1494년 출판한 "산술요약"에서

덧셈을 p(‘더 많은’을 의미하는 piu로부터),

뺄셈은 m(‘더 적은’을 의미하는 memo로부터),

미지수를 co (‘물건’을 뜻하는 cosa로부터)로 나타내었다.

 

또한, 오트레드(Oughtred)는

수학적 기호를 강조하면서 150개가 넘는 수학의 기호를 도입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뜻을 지니는 기호가 발표되었다고 해서

즉시 모든 사람이 그 기호를 사용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물건이 만들어져 시장에 나와 있더라도

사람들은 그 중에서 자신에게 유용한 것만을 골라 구입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기호 중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기호, 그 의미가 한 눈에 드러나는 잘 만들어진 기호들이 살아남아

모든 사람들이 수학을 배울 때나 연구할 때 사용되는 것이다.

 

이제, 수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몇 가지 기호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자.

 

덧셈 기호인 + 와 뺄셈 기호인 - 는 독일의 비트만(Widman)이

1489년에 상거래 계산에서 단순한 과부족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다.

+ 는 라틴어로 ‘및’, ‘그리고’를 의미하는 et를 빨리 쓰다 보니 +가 되었고,

- 는 minus의 머리글자인 m 에서 - 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 후, 1514년에 네덜란드 수학자 호이케(Hoecke)가 최초로 + 와 - 기호를

덧셈과 뺄셈의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호는 1631년 오트레드(Oughtred)의 저서인 "수학의 열쇠"에서 처음으로 선 보였다.

다른 곱하기 기호인 · (점)은 1676년 라이프니츠(Leibniz)가 작성한 한 원고에서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등호를 나타내는 기호인 =은 레코드(Recorde)의 "지혜의 지석"이라는 책에 나타난 것이 최초이다.

레코드는 =을 등호로 사용하는 이유를

‘길이가 같은 평행선만큼이나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최초에는 가로로 길게 표기한 두 평행선이

점점 짧아져 오늘날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제곱근 기호인 √는

1525년에 루돌프(Rudolff)의 "대수"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는데,

이는 근을 뜻하는 radix의 첫 글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나눗셈 기호 ÷ 는

1659년에 스위스 수학자 란(Rahn)이 저술한 "대수학"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이와 같은 기호들은 그 의미도 쉽게 이해되고 쓰기도 편리하여 널리 퍼지게 되 었다.

 

다음으로, 원주율을 나타내는 π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자.

π 의 값을 기원전 2000년 바빌로니아인들은 3.125, 고대 이집트인들은 3.16으로 사용하였다.

한편, 아르키메데스(Archimedes)는 원에 내접 및 외접하는 정 96각형 둘레의 범위를 구하여

원주율이 다음 범위의 값을 가짐을 증명하였다.

즉, 원주율은 3.140보다는 크고 3.142보다 작은 수임을 알게 되었다.

 

독일의 루돌프는 π 의 값을 소수점 아래 35자리까지 구하는데 일생을 바쳤으며,

그는 유언으로 자신이 계산한 π 의 값을 그의 묘비에 새기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독일에서는 원주율을 ‘루돌프의 수’ 라고 부르기도 한다.

 

π 가 원주율을 나타내는 기호로 처음 사용된 것은

1706년 영국의 수 학자 존스(Jones)의 저서 "수학의 새로운 입문서"이며,

1737년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Euler)가 π 를 사용하면서부터 원주율을 나타내는 표준기호가 되었다.

1873년 영국의 샹크스(Shanks)는 소수점 아래 707자리까지 π 값을 구하였으나

안타깝게도 후에 검산한 결과 소수 527자리까지만 계산이 옳았다고 한다.

여하튼, 그는 직접 셈으로 원주율을 계산한 사람 중에서는 가장 많은 자릿수를 구한 사람이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π 의 값을 계산한 최초의 시도는 1949년 애니악(ENIAC)에 의해서였다.

머신(Machine)의 식

을 이용하여 70시간에 걸쳐 2,037자리까지 π 의 값을 계산하였다.

 

컴퓨터의 발달로 1980년에는 100만 자리를 넘게 되었으며,

1987년에 드디어 1억 자리가 넘는 π 의 값을 구하였다.

이는 슈퍼컴퓨터와 고속 푸리에 변환(高速 푸리에 變換, fast Fourier transform, FFT)이라는

효과적인 알고리즘에 따른 것이었다.

 

2002년, 도쿄대학의 카나다(Canada) 교수는 9명의 연구원과 함께 히타치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π 의 값을 1조2천4백억 자리까지 계산하였다.

π 값의 계산은 알고리즘과 컴퓨터의 성능에 달려있으며,

π 값의 계산능력으로 컴퓨터 성능을 확인하기도 한다.

 

π 값에서 여러분의 생년 생일이 시작하는 위치를 찾을 수 있겠는가?

예로서 1985년 8월 2일에 태어났다면,

인터넷 주소 http://facade.com/legacy/amiinpi/ 에서 850802를 입력하여라.

다음 그림은 1,254,543자리까지 확인하였을 때, 352,588번째부터 이 수가 배열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π 의 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1997년에 0123456789의 배열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는데,

이는 소수 17,387,594,880째 자리에서 시작된다.

실제로 이 배열은 500억 자리까지 6번 나타나고 9876543210은 5번 나타난다.

다음의 표는 π의 값을 2000억 자리까지 구하였을 때, 0부터 9까지의 숫자가 사용된 횟수를 나타낸 것이다.

이 표에 따르면 0부터 9까지의 숫자가 약 200억 개로 거의 균등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집합기호인 {}은 독일의 수학자 칸토르(Cantor)가 1895년에 작성한 원고에 처음 등장하고 있다.

집합은 A, B, C, ⋯등의 대문자로, 원소는 a, b, c, ⋯등의 소문자를 사용하였다.

집합에서 원소의 포함을 의미하는 ∈은

1903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러셀(Russel)의 책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원소를 나타내는 element 의 머리글자를 나타낸다.

 

공집합은 프랑스 수학자 웨일(Weil)이 노르웨이어 알파벳의 한 문자를 도입하여 사용하였으나,

그 후 활자가 없어져 그리스어인 ø 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는 ‘영(0)이 아니다(/)’를 결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부분집합을 나타내는 기호인 ⊂ 또는 ⊃는

1898년 이탈리아의 수학자 페아노(Peano)가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이것은 ‘포함하다’의 contain의 머리글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합집합과 교집합을 각각 나타내는 ∪과 ∩의 최초 사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1877년 이탈리아의 수학자가 처음으로 사용한 논리기호인 ∨와 ∧에서 발전 하여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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