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컴퓨터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마케팅에 근거해서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과
게임 개발자들이 원해서 만드는 것 두가지이다.
블리자드의 경우는 애초에 남을 의식하지 않고
회사내의 게임개발자들이 직접 플레이 하고 싶은 게임들을 개발하도록 유도한다.
스타크래프트 역시 시작은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다.
스타워즈와 스타트랙 같은 우주 SF 마니아인
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워크래프트가 나올때만 해도 세상에서 실시간 전략 게임은 듄2가 유일했고
워크래프트2가 나왔을 때는 경쟁상대가 커맨드앤 퀀커밖에 없는 블루 오션이었다.
하지만 워크래프트와 커맨드앤 쿼커가 백만장을 넘기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자
여기저기서 유사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제 실시간 전략 게임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판치는 레드오션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블리자드의 낙관적인 태도는 여전했다.
블리자드는
1996년 워크래프트2 엔진을 사용해서 우주를 배경으로 그래픽만 바꾼상태로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인 E3에 스타크래프트를 전시한다.
그런데 게임이 전시회에서 공개되자 스타크래프트는 온갖 혹평속에 혼쭐이 난다.
게임 화면속에는 특히 보라색이 강렬했는데
워크래프트가 보라색이 되어버렸다 혹은 오크가 우주로 갔다는 등 온갖 비아냥이 쏟아졌다.
사실 E3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디아블로와 함께 전시중이었다.
여섯대의 모니터를 전시했는데
그중 세개의 모니터에는 스타크래프트를
그리고 나머지 세개의 모니터에는 디아블로를 전시중이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사람들의 반응이 부담스러웠던지
결국 다섯대의 모니터에 디아블로를 전시했고 단 한대에만 스타크래프트를 전시하였다.
결국 E3에서 돌아온 블리자드 측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냥 계속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하던가 취소를 하던가 다시 만드는 일이었다.
결국 스타크래프트는 다시 개발하기로 하였다.
마침 1996년 12월의 마지막날에 발매한 디아블로가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자
블리자드는 게임 개발에 대한 새로운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리고 완성이 되기전까지는 판매를 해서도 안되고
최고라고 생각이 들때가지 게임개발에 매진하자는 것이었다. 그
래서 블리자드는 한결 여유를 가지면서 개발에 임하게 되었다.
그 장르의 최고를 꿈꾼다.
게임계를 뒤돌아 보면 각 장르별로 이른바 빅3가 존재하게 된다.
우선 가정용 게임기가 그렇다.
현재 가정용 게임기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
그리고 닌텐도의 Wii가 삼분 등을 하고 있다.
그런데 마이크로 소프트와 플레이스테이션3는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어필하면서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Wii는
그래픽이 아니라 컨트롤러에 변화를 주면서 게임계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슷한 컨셉의 두 게임이 치고박고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을 때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상으로 승부를 거는 게임이 등장해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경우가 있다.
FPS 게임도 바로 그렇다.
원래는 Id 소프트웨어가 둠과 퀘이크를 통해서 FPS 라는 장르를 창조해내었다.
그렇지만 에픽 게임즈가 더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언리얼이라는 게임을 들고 나와서
강력한 라이벌관계가 형성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싸움에 밸브 소프트웨어가
그 동안 FPS는 스토리가 필요 없다는 기존의 선입견을 뒤바꾼 스토리 지향의 FPS인
하프라이프를 들고 나와서 다시 최고의 게임으로 거듭난다.
블리자드가 1998년 4월 1일 스타크래프트를 내놓았던 당시에도
실시간 전략 게임 시장이 바로 그러했다.
듄2로 실시간 전략 게임의 원조로 통하는 웨스트 우드는
새로운 게임시리즈인 커맨드 앤 퀀커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강력한 라이벌로써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가 있었다.
그런데 3D로 중무장한 토탈 어니힐레이션이 등장해서 게임계의 새로운 판도를 그려나간다.
지금까지 볼수 없었던 화려한 3D 그래픽과 다양한 유닛의 등장으로
실시간 전략 게임의 성공 방정식이 달라졌다.
뛰어난 그래픽과 얼마나 다양한 유닛을 제공하느냐가
곧 그 게임을 평가하는 전부처럼 되어버렸다.
토탈 어니힐레이션이 등장한 이후
기존의 양강체제를 구축한 웨스트 우드와 블리자드는 이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사실 96년도에 블리자드가 깜짝놀랬던 것은
언론과 유저들의 조롱보다는 토탈 어니힐레이션의 충격때문이었다.
그런데 토탈어니힐레이션에 반응하는 웨스트우드와 블리자드는 완전히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
웨스트우드는
다음 차기작으로 자신들이 개발하는 게임을 3D게임으로 결정을 하고 새로운 그래픽 엔진을 제작한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기존 워크래프트엔진을 더욱 개정을 해서 2D로 게임을 개발하도록 결정한다.
이러한 선택은 두 회사의 운명을 완전히 갈라 놓는다.
사실 웨스트 우드는
97년 발매한 커맨드 앤 퀀커:레드얼럿을 통해서 무려 120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기록해서
기네스북에 올라갈 정도였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웨스트 우드는 몇 년간에 걸쳐
3D 기반의 커맨드앤 퀀커:티베리안썬을 1999년에 발매한다.
하지만 기존 컴퓨터 사양으로는 게임을 돌리기도 어려운 고사양을 요구했고
그나마 게임속도도 느려서 웨스트 우드 명성에 먹칠을 한다.
이후 웨스트우드는 이런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서서히 침몰하여 가고
결국 모회사인 EA에 의해서 스튜디오가 폐쇄당하기 까지 한다.
하지만 2D의 길을 선택한 블리자드는
게임에 컴퓨터 기술이나 그래픽 같은 외형에 치중하기 보다는
실시간 전략 게임의 본질을 더욱 깊게 연구하였고 최고의 실시간 전략 게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결국 게임이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울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된 빌 로퍼는
기술이 아니라 게임의 형태에서 일대 혁신을 불러 일으킨다.
절묘한 밸런싱으로 무장한 상성관계
스타크래프트의 가장 큰 차별화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세 종족이등장한다는 것이었다.
기존 게임은 워크래프트의 휴먼과 오크처럼 대립하는 두개의 종족으로 구성되었다.
그나마 두 개의 종족이 갖추고 있는 유닛들은 그래픽만 다를 뿐이지 결국 기능과 용도과 똑 같았다.
그래서 워크래프트를 하게 될경우
휴먼으로 게임을 진행하든 오크로 게임을 진행하든 다른 재미를 느낄 수 가 없었다.
애초에 게임 구성이 같고 겉모습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테란,저그,프로토스 세 개의 종족들의 개성이 뚜렷했고
같은 기능과 용도를 가진 유닛이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이건 매우 혁신 적인 방식으로써
블리자드는
기존 관념대로라면 하나의 게임에 세 개의 게임을 집어넣은 것과 같은 노력을 기울인것이다.
그런데 이 세개의 종족이 각기 다르면 이른바 밸런싱 잡기가 힘들다.
이것이 사실 블리자드에게 가장 힘든 도전이었다.
원래 스타크래프트는 1년 매상의 50%을 차지한다는 연말상전에 발매하려 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게임의 완벽한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 4개월이나 발매를 연기하는 결정을 내린다.
완벽한 밸런스는 이른바 종족과 유닛의 상성관계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일이다.
상성은 가위,바위,보 놀이처럼 서로 물고 물리면서 강점과 약점이 드러나는 관계를 말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은 프로토스에게 약하지만 저그에게 강하다.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약하지만 테란에게 강하다.
저그는 프로토스에게 강하지만 테란에게 약하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미묘한 차이일 뿐이고 전략을 통해서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왜냐하면 스타크래프트의 수많은 유닛끼리 물고 물리는 복잡한 관계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테란의 대표적인 유닛인 마린은 저그의 대표적인 유닛인 저글링에게 강점이 있다.
그런데 테란은 또 저그의 유닛인 럴커에게는 약점이 있다.
빌로퍼에 의하여 이런방식으로 밸런싱을 생각하게 된 것은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이 한가지씩 약점이 있다는 것에 착안을 하였다고 말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유닛은 크게 보면 공격력, 방어력, 기동력 이 세가지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소설속의 주인공적처럼
공격력과 방어력이 강하면 기동력이 약하고
방어력과 기동력이 강하면 정작 공격력이 약하는 등의 한가지씩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각 종족별로 존재하는 수십개의 유닛이 거대한 피라미드를 구성하며
이들 유닛은
절대강자도 없고 절대 약자도 없는 세상이 스타크래프트 안에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실시간 전략 게임의 전투 방식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기존의 실시간 전략 게임은 빠른 시간안에 자원을 수집한 다음에
강력한 성능을 가진 유닛을 빨리 뽑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결국 실시간 전략 게임에는 전략보다는 물량싸움이라고 보는게 옳았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자원을 수집하는 속도보다는
어떤 유닛을 선택해서 뽑아내느냐가 다른 실시간 전략게임보다 강화되었다.
많은 돈을 들여서 나름대로 강력한 성능의 유닛을 뽑은 다음에 총공세를 펼치러 갔더니
정작 상대가 천적관계로 이루어진 유닛들로 부대를 구성해 놓았다면
아무리 물량이 많아도 결국 전멸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즉 기존 실시간 전략 게임은
상대방을 의식할 필요없이 재빠르게 자원을 수집하고 건설을 한다음에
유닛들을 쭉쭉 뽑아내는게 중요했다면
스타크래프트는 상대의 움직임을 정찰해서 그들의 유닛을 보고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스타크래프트는 진정한 실시간 전략 게임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물량공세가 아니라 유닛의 구성에 의해서 승패가 갈라지는 스타크래프트는
전세가 불리할 때 대역전의 발판이 되었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에게 극적인 요소를 불어 넣어줬다.
그런데 게임은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심즈의 윌라이트는 게임이란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수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할정도로 수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캐릭터의 이동이나 전투 같은 모든 행위가 수치의 계산에 따라서 움직이다.
전투의 경우
유저의 공격력과 적의 방어력을 비교해서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데미지 수치가 결정된다.
이를테면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이 저글링과 맞붙을 때 공격과 방어에 의한 데미지 수치는
모두 수학공식에 따라서 움직인다.
SCV가 한번에 채취하는 미네랄의 양 8이라는 숫자도 사실 엄청난 테스트와 고민끝에 나온 숫자이다.
건물을 건설할 때 들어가는 비용역시 게임 밸런싱의 중요한 축이다.
스타크래프트의 환상적인 밸런싱이라는 것도 결국 수치를 얼마만큼 잘 조정하였느냐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이 절묘한 밸런싱은 결국 수학으로부터 나온다.
오늘날 스타크래프트가 완벽한 밸런싱을 자랑하는건
빌로퍼가 그렇게 강조하는 수학능력 덕분이라고 볼수 있다.
그래서 빌 로퍼는 훌륭한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강조하는 것이
첫째도 수학, 둘째도 수학, 셋째도 수학이다.
실용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한 빌 로퍼에게 수학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그의 부모님이 게임이 수학에 좋으니 권장을 할정로
빌로퍼에게 수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업디자인을 공부한 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 역시 공부는 별로 못했지만
유일하게 좋아하고 잘했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사실 대학도 못갈뻔했지만 수학성적이 좋아서 대학에 갔다고 할정도로
그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블랙앤 화이트의 피터 몰리뉴는 학교를 무척 싫어하는 학생이었는데
오직 수학하나만을 좋아했고 이는 그가 게임 프로그래머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된다.
3D 게임 엔진 자체가 벡터와 행렬 같은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초로 3D 게임 엔진을 창안한 존카멕인 만큼 역시 수학의 천재라고 봐도 무방하다.
울티마의 리차드 게리엇 역시 아버지가 과학자였던 만큼 수학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하니
게임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수학은 절대적인 필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학능력은 단순히 게임 크리에이터에게만 필요한 능력이 아니다.
어쩌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디지털이란 0과 1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세상이다.
컴퓨터의 모든 자료는 결국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세상의 본질을 깨닫는 순간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녹색의 문자들로 보이듯이
실제로 컴퓨터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은 숫자들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디지털 리더들은 특히 수학에 강하다.
빌게이츠의 경우 하버드 대학교에서 수학과를 다녔고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을 뽑을때는 특히 수학과를 우대한다.
스티브 잡스 역시 물리학과출신으로 수학과 밀접한 과목을 공부하였다.
구글도 역시 수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글의 검색엔진 자체가 행렬,벡터,통계와 같은 모든 수학들이 총체적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의 공식자체가 하나의 수학공식이라고 무방할정도이다.
그래서 구글에서 사람을 뽑을때는 수학능력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필기시험에서는 각종 수학문제를 내고
면담을 할때는 좋아하는 수학공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구글 사무실 앞에는 큰 전단지로 수학문제들이 적혀있다.
그 수학문제를 푸는 사람에게는 취직의 기회도 제공할정도로
디지털 시대에 사람의 실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를 통해서 게임 스토리텔링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할정도로
스스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바로 스토리이다.
기존에 워크래프트의 경우는 휴먼대 오크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데
휴먼은 선을 대표하고 오크는 악을 대변하는 선과 악의 대결이었다.
디아블로 역시 유저가 악마인 디아블로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지하세계로 가는 스토리인데
역시 뚜렷한 선과악의 대결스토리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이런 단순한 이분법적인 스토리 구조를 탈피했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으로 구분되는게 아니라
모두종족이 생존을 위해서 싸우는 치열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또한 인간을 연상시키는 테란과
에일리언에서 모티브를 얻은 저그
그리고 프레테터를 연상시키는 프로토스는 각기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얼핏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스타크래프의 갈등구조는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마치 신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과 같은 감정이입을 느끼게 해준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에게 사람들이 열광하는건
인간을 연상시키는 테란을 이끄는 지휘관이 되어서
저그와 프로토스 같은 다른 외계 생물체를 상대로 멋진 승리를 거두는 감정이입도 하나의 이유다.
원래 테란은 저그와 프로토스에 비해서 힘이 약한 종족이었다.
하지만 임요환은 이러한 핸디캡을 이겨내고
각종 전략과 전술을 총동원해서 스타크래프트 내에서 최강의 종족으로 이끌었고
이는 그야말로 무협 소설속에 영웅이 등장하는 모습과 흡사하며
테란의 황제라는 호칭이 결코 아깝지가 않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는 각 종족마다 10개의 미션을 가지고 있는데
이 역시 하나의 단선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세 종족이 얽히고 설히면서 새롭게 비밀 등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갖춘 한편으로
스타크래프트는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기존에 게임 스토리라는 것은 유저들이 참여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감상용으로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게임에서 스토리가 진행되면 유저는 그냥 멀뚱히 화면을 응시하는게 전부였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게임 스토리에 유저가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는 모든 미션이 같은 게임방식으로 이루어져서 적을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자원수집,건설,전투로 이어지는 이런 공식이 아니라
적의 기지에 침투해서 사람을 구하던가 지원을 하는등의 스토리와 어우러진 미션을 수행하였다.
이 덕분에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룸으로써
게임의 이야기 전달방식에 신기원을 이뤘다는 극찬을 들을 수 있었다.
뜻밖의 행운이 재미로 승화되다.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요소중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들도 숨어있다.
절대 의도한 것이 아닌데 결과적으로 보면 게임의 성공에 일조한 것들로는
우선 스타크래프트의 길찾기 등 인공지능의 부족함이다.
블리자드는 뛰어난 프로듀서 덕분에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은 훌륭하지만
프로그래머들의 게임 개발 기술로만 따지고 보면 최고는 아니었다.
앞에서 이야기 했다시피
풀 3D로 중무장한 토탈어니힐레이션은 인공지능에 있어서도 수준급이었다.
유닛을 이동하고 싶은 위치로 클릭을 해놓으면 최단거리로 길을 찾아갔다.
공격할 상대를 지정해두면 끝까지 그 임무를 수행하는 영리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물론 워크래프트보다는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길찾기 등의 인공지능 능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유저들이 일일이 이동경로를 일일이 표시해주고 길을 잘가고 있나 살펴봐야 했다.
상대 공격처럼 명령을 내려도 유저가 원하는데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유저는 끊임없이 유닛들을 살펴보고 새롭게 명령을 내려서 컨트롤을 했다.
기술의 부족으로 토탈어니힐레이션보다 손이 많이 가게 된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였다.
그런데 이렇게 유저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마우스로 컨트롤해야하는 답답함과 불편함이
오히려 게임플레이에는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인공지능의 부족함 때문에 유저의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했고
이러한 마이크로 콘트롤이 게임의 흥미를 더욱 높였다.
인공지능의 패턴을 파고든 임요환선수의 마이크로 콘트롤은
블리자드가 놀랄정도로 예상못한 일이었고
컨트롤에 의해서 승부가 갈리지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감탄하게 만드는 특별한 테크닉이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는 한부대에 열두명 밖에 까지 지정을 하지 못한다.
다른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보다 많은 수십개의 유닛을 동시에 지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 스타크래프트가 처음나왔을때만 해도
게임의 단점을 뽑힌게 한번에 단 열두개의 유닛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답답함이었다.
하지만 부대로 지정할 수 있는 유닛이 열두개 밖에 되지 않으므로
결국 유저들은 유닛들을 여러 부대로 분산배치를 해야만 했다.
결국 열두명으로 한정된 부대를 어떤 유닛으로 구성하느냐가 게임 승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저입장에서는 더욱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했다.
또한 다른 게임에 비해서 대규모 부대 구성이 불가능 한 관계로
스타크래프트는 각 부대를 소규모로 쪼개야 한다.
결국 유저들이 직접 일일이 명령을 내려야 하는 부대들의 숫자가 다른 게임에 비해서 월등했다.
그래서 유저들은 쪼개진 부대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조종해야했는데
덕분에 마이크로 컨트롤로 불리는 능력이 다시한번 발휘돼야 했다.
유저가 얼마나 빠르게 마우스를 움직이느냐가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줌으로써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박진감 넘치는 게임으로 변모할 수 있게 된것이다.
이렇듯 현재는 스타크래프트의 묘미중에 하나인 마이크로 컨트롤이지만
사실은 인공지능 능력의 부족이나 기획상의 문제 등으로 생겨난 어쩔수 없는 일종의 편법이었다.
가치를 볼줄 아는 안목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을 보면 빌 로퍼는 무엇인가를 최초로 개발한 발명가나 창조자라기 보다는
기존의 것에 새로움을 더 한 혁신자이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가 비록 실시간 전략 게임의 창조자는 아니었지만
백만장을 판매한 워크래프트2로 실시간 전략게임을 부활하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디아블로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이 이것은 롤플레잉이 아니라 단순 노가다의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라고 했지만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이에 게의치 않았고 오늘날 MMORPG의 원류가 되었다.
스타크래프트 역시 3D 시대에 뒤떨어진 그래픽이라고 했지만
결국 이 덕분에 낮은 사양에서도 쾌적하게 돌아가는 2D게임을 만듬으로써
저사양 PC를 가진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을 창조하기보다는 가치를 볼줄 아는 안목이야 말로 디지털 리더에게 더 중요한 능력이다.
처음 게임을 개발한 윌리엄 히긴보텀이나
비디오 게임의 창조자 스티븐 러셀
그리고 최초로 게임에 특허까지 딴 랄프베어는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돈도 별로 벌지 못했다.
이에 반해서
아타리의 놀란 부쉬넬은 비디오 게임의 아버지라는 극찬과 함께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하였다.
앞선 비디고 게임의 선구자들과 놀란부쉬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의 가치를 과소평가하여서
결국 상업화 과정에 놀란 부쉬넬 같은 열정을 쏟아붓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
매킨토시를 통해여 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를 대중에게 선보인 덕분에
그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키보드가 아니라 마우스를 움직여서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인터페이스 체계가
당시로써는 무척 혁명적이었지만
이는 그가 제록스의 연구소 PARC 에서 전시되어있는 시제품을 보고 상업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서태지 이전에도 한국에서 랩을 한 사람은 있지만
정작 대중화를 한 것은 서태지였기 때문에 그를 인정하듯이
상업적인 성공이야 말로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내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치를 볼줄 아는 안목이라는게 쉬운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주위사람들로부터 온갖 비아냥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처음 세계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알테어 8800(altair 8800)이 나왔을 때
각 가정마다 텔레비전 처럼 컴퓨터를 가지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개인용컴퓨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주위사람들은 누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겠느냐며 그의 사업계획을 비웃었다.
스티브 잡스가 휴렛 팩커드에 컴퓨터를 가져갔을 때 역시
어디에 쓰이는 물건이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마이클 델이
소매상을 거치치 않고 직접 고객에게 주문을 받아서 맞춤형 컴퓨터를 판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누가 천달러가 넘는 돈을 직접 물건을 보지도 않고 전화로 주문하겠느냐며
주문방식의 컴퓨터 회사가 금방 망할 것 이라고 단언하였다.
앤디 그로브가
인텔인사이드 마케팅을 시도 할때도 광고업체 사람들은
그냥 돈을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까지 비아냥거렸다.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미국의 포탈업체에 구글엔진을 판매하려 했지만
모든 업체들이 거부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업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저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기존의 상식과 고정관념이라는 벽에 과감한 도전을 하여
디지털 시대의 성공신화들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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