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매니아 블리자드

시나리오/게임기획|2019. 10. 30. 19:30

 

 

블리자드가 게임마니아만 채용했던 이유는?

성공하는 회사에는 그 회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회사건물을 캠퍼스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회사처럼 딱딱한 분위기보다 

대학처럼 학구적인 젊음의 패기가 넘치는 직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혀진 호칭이다. 

또한 마이크로 소프트에는 이른바 실패를 권장하는 문화가 있다. 

아무리 형편없는 제품을 만들어도 시도자체가 훌륭했다면서 승진을 시켜준다. 

그런데 이 제품에서 기능을 하나라도 향상시키면 

비록 경쟁사보다 제품의 질이 떨어져도 역시 승진을 시켜준다. 

그 다음에는 경쟁사와 제품이 비슷하기만해도 승진이 된다. 

비록 시장에서는 판매가 부진해서 결과적으로 실패를 했다고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가이드 라인만 맞추면 승진이 된다. 

이렇듯 실패에 대해서 승진으로 보답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는 레드오션의 최강자가 된것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해도 처음에 나올때는 경쟁사의 넷스케이프보다 형편없었다. 

하지만 두번째 버전에서는 여전히 넷스케이프다 나뻤지만 

그래도 성능과 기능에서 그 격차를 줄였다. 

세번째 버전이 되어서야 비로써 넷스케이프와 비슷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네번째 버전에서는 넷스케이프를 역전하였다. 

윈도우, MS 오피스, 비주얼 스튜디오 등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를 대표하는 모든 제품이

처음에는 온갖 비난을 들었으나 꾸준한 버전을 통해서 경쟁회사를 뛰어 넘었다.

이는 그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격려하라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앞에서도 언급했던 이른바 해적문화를 신봉한다. 

스티브 잡스는 투자를 받기 위해서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그럴때일수록 그는 기운이 빠지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아이디어가 그만큼 더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홉시 출근에 여섯시 퇴근하는 사람들은 매일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기 때문에 

저 앞에 있는 미래를 보지 못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봤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가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바로 생각의 벽을 뛰어넘는 신선한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벽을 파괴하는 해적이 되고 싶어했고 

그래서 애플의 직원들에게 해적정신을 강조하였다. 

애플의 표어인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 도 결국 해정정신의 일부이다. 

인텔에는 평등문화라는게 있다. 

사장이나 일반 직원들은 모두 2평공간의 동일한 책상공간을 제공받는다. 

회사임원이라고 전용주차장도 없다. 

그래서 회사의 CEO였던 앤디그로브는 주차를 위해서 주차장을 몇바뀌 돌아야 했다. 

출근시간 역시 지각을 하면 사장이라고 해도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등

인텔에서는 모든 직원이 평등한 관계이다.

이렇게 평등문화가 인텔에서 발전한 것은 그들이 CPU 회사이기 때문이다.

인텔에서 CPU를 개발할때면 신기술과 관련되서는 많은 논쟁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직위가 높은 사람의 의견위주로 채택되더니 회사내에서 자유로운 논쟁이 없어졌다.

새로운 신기술을 개발하려면 뭔가 창조적인 의견이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이런 논쟁이 싫어서 과거의 기술에 얽매였다.

그래서 앤디그로브는

직위가 낮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직장상사에게 주눅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앤디 그로브는 인텔내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임원들의 특혜를 모두 없애고 회사안에서는 월급만을 제외하고는 직원이 동등하게 대우받도록 하였다. 

덕분에 인텔에는 회의시간이 오면 계급장을 떼고 격렬한 논쟁을 펼치는데 

이를 건설적인 대립이라 칭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회의분위기가 생겨났다.

구글은 회사란 즐거운 놀이터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구글의 본사 건물인 구글 플렉스에 들어가면 각종 장난감이 쌓여있다. 

무료인 구글의 식당은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다. 

회사내에는 사우나탕과 마사지실이 완비되어서 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헬스장, 음악 연주실, 게임방 등이 있어서 각자의 취미에 따라 즐겁게 놀수가 있다.

회사 앞마당에서는 자전거나 롤러블레이등을 마음껏 탈수 있다.

또한 직원들의 옷을 무료로 세탁해주고 차도 공짜로 세차해준다.

구글 직원들은 일주일에 하루는 다함께 주변 공원을 산책하면서 단합대회를 연다.

이렇게 구글이 신나는 직장이 될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건

창조적 아이디어란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떠오르기 보다는 즐거움 마음속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블리자드 역시 독특한 회사문화를 가졌고 이것이 그들의 성공요인이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몇회에 걸쳐서 블리자드의 기업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오직 게임마니아만을 환영합니다.


95년 워크래프트2의 성공 이후 블리자드에는 

미국 전역의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일자리를 원한다며 이력서를 보내왔다. 

그런데 블리자드가 채용하는 사람들의 첫번째 조건은 무조건 게임 마니야여야만 했다. 

간혹 지원자들이 게임마니아라고 자신을 속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블리자드는 이를 심층적인 인터뷰를 통해서 진정으로 게임을 좋아하는지 유무를 검증했다.  

잡지나 인터넷을 읽고서 답변을 할 수 없는 구체적인 질문과 답을 내기 때문에 

섣불리 거짓말을 할 수 없도록 하였다. 

오직 게임 마니아만을 뽑는 이러한 정책은 블리자드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 

너무나 실력이 뛰어나지만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래픽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직 게임 마니아만을 뽑는 다는 회사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고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게임 마니아가 아닌 지원자들은 채용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무조건 게임마니아만 뽑는 이유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회사내 직원들의 친교를 위해서다. 

무엇인가를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집단은 서로 화합하기가 더 쉬워진다. 

성적 때문에 어쩔수없이 맞춰서간 학과보다는 공통된 취미로 모인 동아리에 더 애착이 가듯이 말이다. 

특히 게임이 재미있는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사교성때문이다. 

포커나 장기등이 사실 상대와 겨뤄서 승리감을 맛보기 위해서 존재하기도 하지만 

함께 어울리고 친해지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블리자드 내에는 전용 아케이드 게임방과 보드 게임방이 있다. 

이곳은 블리자드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써 

게임 회사의 직원들과 친해질수 있는 최고의 사교 공간의 역할을 한다.  

이렇듯 게임으로 뭉친 블리자드는 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가고 싶은 회사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블리자드의 창업자인 알렌 애드햄이 블리자드의 게임은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블리자드 직원 모두가 게임을 좋아하는 마니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자신들 스스로가 게임 마니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볼것도 없이 직원들이 만족하는 게임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 알렌애드햄의 지론이다. 

블리자드에서는 금요일 오전시간에는 일을 하지않고 

직원들을 상대로 개발중인 게임의 테스트를 시행하고 게임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데 

알렌 애드햄은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타겟 마케팅을 위한 업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블리자드의 직원들은 최고의 게임 마니아들이고 

그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게임을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개발된 게임은 

결국 게임마니아들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게임일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오직 게임 마니아만을 뽑는다는 블리자드 채용정책의 또 다른 이유는 

게임에 대한 사랑이 게임개발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제공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직원들은 그들이 정말 해보고 싶은 게임을 개발하기 때문에 

게임마니아들인 그들은 가능한 빨리 개발을 완료해서 

그들이 만든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보고 싶은 열망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들이 개발하는 게임을 하루라도 먼저 플레이 해보고 싶은 꿀뚝 같은 마음은 

곧 열정으로 발전해서 게임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블리자드는 게임발매가 6개월정도가 남으면 가장 힘든시기를 보내는데 이때를 크런치타임이라고 한다. 

블리자드의 개발자들은 크런치 타임으로 불리는 시기가 오면 하루에 18시간이나 작업에 열중한다.

게임개발에 열정이 얼마나 크던지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하던 한 직원은

부인이 아기를 낳는 그 순간에도 바로 옆에서 노트북으로 게임을 개발한적도 있다고 고백할 정도이다.

아이러니 한점은 블리자드가 아닌 다른 게임 회사들은 게임 마니아를 별로 반기지 않는다.

게임을 개발하는 것과 게임 플레이를 좋아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업무시간에 몰래 게임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에 지장을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정작 블리자드는 업무시간에 게임을 해도 자기 할일만 해놓으면 아예 터치를 안한다.

그리고 회사내에 있는 게임방은 직원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결국 블리자드가 다른 게임 회사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게임 마니아들을 뽑아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에 대한 사랑을 온전히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블리자드가 좋은 게임을 만드는 법 : 혼자 결정하지 않고 다함께 생각한다.


블리자드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에 나온 아이디어를 통하여 성공신화를 이어왔기 때문에

상대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논평하지 않는 브레인 스토밍을 즐긴다.

워 크래프트 개발이 시작된 것은

평상시처럼 블리자드 사원 전체가 모여서 점심식사를 하던중에 잡담을 나누던 중 듄2가 화제가 되면서 부터다.

블리자드의 직원들은 92년도에 등장한 듄2를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지난 2년간 비슷한 게임이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면서

게임 장르자체가 사라지는게 아닌가 하면서 아쉬워 하였다.  

서로가 실시간 전략 게임 장르의 매력을 이야기하던중에 

급기야 다른 개발사가 만들지 않으면

블리자드가 직접 만들어서 게임을 즐기면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가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직접 만든다는 블리자드의 철학이 바로 

이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게임에 대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말할 수 있고 특별히 권장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그래서 게임 기획자들의 방은 프로그래머나 음악 담당자 같은 모든 개발자들에게 열려 있고 

블리자드에서 게임 기획자들이 하는 중요한 일중에 하나는 

개발팀원들이 들려주는 게임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상부에 보고하는 일이다.

혼자 결정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결정하는 이러한 정책이 빛을 발할때는 

게임 테스트가 진행 될 때이다. 

사원들 모두가 게임 마니아들로 이루어진 그들은 게임 테스트야 말로 가장 즐거운 순간이다. 

그들은 게임 테스트가 시작되면 열심히 게임플레이를 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는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역시 비판을 하기 보다는 모든 내용들을 수집하고 취합한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들은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각 개발 파트의 최고 책임자로 이루어진 스트라이크팀에 의해서

채택유무를 결정한다. 

스트라이크팀에 소속된 사람은

블리자드의 창업자인 알렌 애드햄, 마이크 모하임, 프랭크 피어스와

기획책임자 롭팔도 그리고 시나리오 책임자 크리스 맷젠이 본사 사람으로 참여하고

블리자드 노스에서는 콘도르의 창업자인 데이비드브레빅과 쉐퍼형제가 포함됐다.

빌 로퍼는스트라이크 팀을 리드하는 동시에

블리자드와 블리자드 노스를 오고가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했다.  

스트라이크팀은 디아블로를 개발한 블리자드 노스와 효율적인 의사교환을 위해서 만들어진 팀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팀의 의사결정방법이 게임의 성공에 좋은 영향을 끼치자 

권한을 더욱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스트라이크팀은 실제로 따지고보면 

결국 블리자드 본사에서 블리자드 노스에 일을 지시하기 위한 조직이었지만 

나중에는 블리자드 노스가 블리자드 본사의 게임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의견을 주는 

동등한 관계를 이루게 된다. 

혼자 결정하지 않고 다함께 생각하고 결정하는 이런한 방식은

 의견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을경우 제작지연등의 부작용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가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건 

게임 개발자들이 각종 의견에 대해서 토론과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마음 한뜻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에서는 특별히 업무지시를 하지를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미 토론과 합의의 과정에서 개발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해야할일을 정확하게 알게 되기 때문이다. 

민주적인 방식이 처음보기에는 느려보이고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대신에 한번 합의를 가지면 모든 사람들이 대동단결해서 게임개발에 전념을 하게 되는데 

이를 올바른 방법으로 활용할줄 아는 것이 바로 블리자드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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