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로스트아크 5. 개척의 500년 (EXPLOITATION PERIOD)

1. 풍류의 정원, 애니츠
사슬전쟁 이후, 에스더 시엔은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과 함께 아크라시아의 동쪽으로 향했다.

긴 여정 끝에 벚꽃이 만개한 아름답고 풍요로운 땅을 발견한 사람들. 하지만 그곳엔 사슬전쟁으로 다친 몸을 회복중인 가디언 루가 있었다. 전쟁에서 루와 만난 적이 있었던 시엔은 그를 찾아가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이 그곳에 정착해도 되는지를 물었다. 처음에 루는, 페트라니아의 악마들로 인해 오염된 자신의 몸이 사람들을 해칠 것을 걱정해 떠나라고 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시엔이 찾아가자 한 가지 조건을 걸고 정착을 허락했다. 그것은 바로, 에스더 시엔에게 인정 받은 자가 아니면 인간을 자신의 성역에 들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시엔은 조건을 받아들였다. 이후, 풍요의 대지에 정착한 사람들은 대륙을 ‘애니츠’라 명명하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 나갔다.

동쪽에 새로 생긴 나라 애니츠

사슬전쟁으로 악마들에게 입은 상처가 컸던 가디언 루는 스며든 어둠을 견뎌내며 서서히 몸을 회복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에스더 시엔이 자신의 몸 속에 있던 힘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엔이 힘에 먹힐 위험에 처하게 되자 루는 자신이 나서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힘을 사용함과 동시에 억제되어 있던 어둠이 상처를 통해 분출되었고, 이는 애니츠 곳곳에 스며들었다. 땅에 스며든 어둠의 영향으로 애니츠 대륙의 사람들은 서로 다투기 시작했다. 다툼은 전쟁을 만들었고, 전쟁은 희생을 낳았다. 전장에 흐른 피는 알 수 없는 틈의 경계까지 흘러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페트라니아로 돌아가지 못한 악마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기 시작했다.

격투가 클래스의 시작 마을이기도 한 동방 대륙 애니츠

시엔은 애니츠의 무투가들과 함께 대륙을 뒤덮은 악마들을 하나, 둘 처리해 나갔다. 수 개월 간의 격전 끝에 악마들이 모두 사라지자 애니츠 대륙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스스로의 불안정함을 경계한 시엔은 자신과 함께 싸웠던 무투가들에게 애니츠를 맡긴 뒤, 루가 있는 거울 계곡으로 자취를 감췄다. 시엔의 뜻을 받든 적운과 연이삭이라는 무투가는 ‘대사부 시험’을 통해, 모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줄 지혜로운 자를 구해 정치를 맡겼다. 이후 사백 년 동안 애니츠는 천혜의 자연환경,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문화와 무역을 발전시켜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했다.

 

2. 데런 학살과 페이튼
사슬전쟁이 아크라시아 대륙에 남긴 것은 파괴된 문명과 악마들에 대한 공포심만이 아니었다.

전쟁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악마와 인간이 반으로 섞인 종족이 생겨났다. 그들의 육체는 흡사 악마와 같았고 악마와 비슷한 힘을 지니게 되었는데 사슬전쟁으로 인해 악마에 대한 공포가 남아있던 아크라시아의 종족들은 이러한 자들에게 강한 적대심을 드러냈다. 가장 큰 반감을 보인 것은 대주교의 국가 세이크리아였다.

데런은 붉은 달이 부서지면서 생긴 가루에 노출된 인간이 변화한 종족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세이크리아는 악마의 씨앗을 아크라시아에서 축출해야 한다며 '신의 뜻'이라는 명목아래 대규모 학살을 감행했다. 악마의 모습을 가진 것 외에는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던 종족들에게 말이다. 타국은 이를 방관했고, 이들은 악마의 힘을 가지고도 저항하지 않았는데, 겨우 살아남아 도망친 이들은 대륙을 떠돌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고대어로 ‘버려진 것’이라는 뜻의 데런이라 칭하고, 살아남기 위해 저주받은 땅 페이튼으로 향한다. 사슬전쟁의 상처만이 남은 버려진 땅 페이튼. 그곳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자라는 곳에 정착한 데런들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생명을 연명해갔다. 살아있을지언정 그들 앞에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자멸하거나, 살해당하는 것.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 생존하는 것이 전부였다. 삶과 죽음 앞에서 생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데런들은, 수련을 통해 악마의 힘을 제어하려 노력했다. 수백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에게 내재된 악마성은 숨길 수 있게 되면서 평소에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갈 수 있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악마화가 진행되었지만 페이튼의 데런들은 그 힘마저도 언젠가 악마들과의 전쟁이 시작되면 필요해 질 날이 올 것으로 믿었고, 그 힘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신들이 자신들에게 부여한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사제 '아만'도 데런 종족이다.

하지만 데런들 중 일부는 자신들을 악마로 몰아간 세이크리아를 저주했고 악마의 힘 또한 숨기려 하지 않았다. 악마의 힘을 극대화하려는 그들의 시도는 빈번히 다른 데런들과 충돌했다. 이념적 갈등은 점점 더 깊어졌고, 데런은 결국 두 세력으로 분화했다.

이후, 분화된 데런들은 각자의 이유로 카제로스의 부활을 기다렸다. 어떤 데런들은 세상에 복수할 더욱 강한 힘을 얻기 위해서, 또 다른 데런들은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카제로스를 자신들의 손으로 처단하길 위해서.....

 

3. 분열된 로헨델과 베른의 탄생
사슬전쟁 시기, 실린들이 가진 마법의 힘을 경계했던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로헨델에 잠입했다.

몽환군단장 아브렐슈드는 실린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아제나를 섬기는 제나일의 실린들에게 접근했다. 제나일로 침투한 아브렐슈드는 마법에 대한 열망을 이용해 실린들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환혹된 실린들은 거대한 마법을 도시 내에서 폭발시켜 버렸고, 아제나가 다급히 도착했을 때 이미 제나일은 붕괴되어 폐허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환혹에서 깨어난 제나일의 실린들은 실린여왕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아제나는 제나일을 붕괴시킨 그들을 이름없는 땅으로 추방하기로 결정한다. 마법의 두려움을 알게 된 실린들이 제나일의 실린들을 배척할까 염려해서였다. 아제나의 뜻을 알고 있었던 이난나는 조용히 그들의 이주를 돕는다.

조화와 창조, 발전의 땅 베른

아제나는 떠나간 제나일의 실린들이 새로이 정착하게 될 땅의 이름을 ‘베른’이라 지어주었다. 베른으로 건너간 실린들은 제나일을 이끌었던 ‘에아달린’을 여왕으로 옹립했다. 여왕이 된 에아달린은 소통과 화합을 위해 이 땅에 살고 있던 다른 종족들. 오크, 트롤, 고블린 들을 찾아가 손을 내밀었다.

결국 현재까지도 세 종족과의 화합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에아달린은 조화와 창조, 발전을 중시하는 제나일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실천해 나갔다. 그것이 진보된 성향의 실린들과 함께 베른을 건국한 이념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베른으로 이주한 실린들은 다양한 종족과 그들의 문화양식을 받아들여 세계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4. 케나인의 탄생
사슬전쟁 이후, 세이크리아는 새로운 대주교 체제하에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대주교 ‘다리우스’는 아크에 눈이 멀어 포튼쿨 전쟁을 일으킨 테르메르 가문을 세이크리아에서 파문했고, 그들의 칼과 방패 역할을 했던 성기사단도 해체시켰다. 이 급진적인 개혁은 세이크리아를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새벽의 사제와 상아탑에서 의학과 마법, 과학을 연구하던 학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다리우스는 학자들의 이러한 연구가 주신 루페온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아탑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탄압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상아탑 학자들은 연구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세이크리아 대륙으로부터 추방되기에 이른다. 추방당한 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완성시킬 환경을 찾아 세계를 떠돌던 중 붉은 사막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메마른 사막. 그러나 그 안에 막대한 양의 자원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들은, 대륙의 이름을 아르데타인으로 명명하고 그 위에 수도 토트리치를 세워 국가를 건설한다.

기계 문명 아르테타인

하지만 메마른 땅 위에서 국가를 발전시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여러 길을 모색하던 아르데타인의 사람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하기 위해 만들었던 기계를 점차 인간의 신체를 대신하는 용도로까지 고려하게 되었다. 뼈대를 대체하는 것에서 시작한 신체 실험은 결국 종의 성질을 바꾸는 경지에까지 도달하게 되었고, 마침내 신이 주신 붉은 피가 아닌 스스로 만든 푸른 피가 흐르는 종족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이들은 진화된 자신들을 새로운 종족으로 분류하여 ‘케나인’이라 명명했다. 그리고 대도시 슈테른을 건설, 수도를 옮기고 더 큰 발전과 진화의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5. 아크라시움과 혼돈의 조각
아크가 남긴 또 하나의 유산, 아크라시움. 아크가 남긴 빛이 분산되면서 대륙 곳곳에 반짝이는 빛의 가루들이 흩뿌려졌다.

빛이 분산되면서 흩뿌려진 가루들은 지상에 내려와 '아크라시움'이라 불리는 신비한 광물이 되었다. 더불어 붉은 달이 소멸되면서 생성된 '혼돈의 조각'도 아크라시아 대륙 일부로 흩어졌다. 아크와 붉은 달의 파편들은 이후 세상을 크게 변화시킨다.

중간계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광물 '아크라시움'

아크라시움의 발견으로 인해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초기 아크라시움은 전사들의 무기와 방어구를 강화하는 용도에 그쳤으나, 이후 기술의 발달로 욘의 ‘고대 용광로’, 아르데타인의 이동수단 ‘블리츠’와 같이 여러 용도에 활용되었다. 하지만 유한한 자원이었던 아크라시움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상승했고 결국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무기와 방어구 제작에 비율이 높아지면서 아크라시움으로 제작된 물건들은 특수한 계층에게만 돌아가게 되었다. 이는 계층간의 힘의 격차를 더욱 극명하게 갈라놓았으며 대륙간의 힘의 균형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크라시움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은 욘이었다. 욘은 로헨델과 베른간의 균형 잡힌 무역을 통해서 부를 축적했으며 베른은 단기간에 나라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가 있게 되었다. 게다가 수많은 아크라시움을 욘으로부터 대량으로 구매한 베른은 이를 무기나 방어구로 가공하여 주변 국가와의 무역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크라시움은 대륙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이 되었다.

혼돈의 조각은 아크라시움 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발견하기도 힘든 물질이었다. 혼돈의 조각에는 작지만 태초의 혼돈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가 있어 이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파편의 소유자를 미치게 하거나 파멸하게 만든다고 전해졌다.

 

6. 루테란, 영광의 시대와 몰락
대악마 카제로스를 봉인한 뒤, 에스더 루테란은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의 평야에서 종전을 선언한다.

명예로운 기사의 나라 루테란

이후, 루테란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와 나라를 보살폈다. 루테란은 아르테미스의 연방국가들과 우호 조약을 체결하고 신생국인 베른, 아르데타인을 포함해 교류가 적었던 욘, 로헨델과도 평화적인 관계를 맺었다. 사슬전쟁 당시 에스더라는 이름으로 여러 종족들을 통합했던 루테란 왕의 이러한 행보는, 아크라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쳤다. 루테란 왕의 서거 이후, 국가 루테란은 사백 년 동안 영광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전설적인 인간 기사 '루테란'의 후손, 실리안 왕자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국가 루테란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유한 귀족들이 왕의 권위를 위협하게 된 것이다. 라이오넬 왕에 이르러 격화된 이 갈등의 중심에는 동부의 공작 슈헤리트가 있었다. 유약한 동생이 왕의 자리에 오른 것에 불만을 가졌던 슈헤리트는 동생을 독살하고, 그의 아들 실리안을 대신해 섭정의 자리에 오른다. 이후, 성인이 된 실리안이 왕의 자격을 증명하지 못하는 것을 빌미로 유폐시킨 뒤 암살을 시도한다. 도망친 실리안은 자신을 따르는 귀족들과 함께 대항군을 결성, 섭정 슈헤리트에 대항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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