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가상화폐는 폰지사기 (Ponzi scheme)"

폴 로빈 크루그먼 (Paul Robin Krugman, 1953)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비유했다.
그가 일간 뉴욕타임스에 쓴 ‘가상화폐는 어떻게 새로운 서브프라임이 됐나’란 기고문에서 “나는 2000년대의 서브프라임 위기와 (가상화폐 사이의) 불편한 유사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미국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을 상대로 판매된 비(非)우량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자 은행들은 저신용자에게도 이 상품을 무차별적으로 팔았는데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이 대출이 무더기로 부실화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이어졌다.

크루그먼 교수는 “가상화폐는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지 않는다. 수치가 그 정도로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가상화폐의 위험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취약점에 잘 대처하지 못할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불평등하게 부과되고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규제 당국은 서브프라임 사태 때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당국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금융 상품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많은 취약한 가정이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특히 “투기 수단 외에 비트코인이 사용되는 곳은 돈세탁이나 해커의 금품 요구와 같은 불법적인 분야뿐”이라고도 폄하했다.


“이처럼 의미 있는 효용을 찾을 수 없는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자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다단계 사기와 사실상 같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먼저 투자한 사람들이 얻는 이익이 결국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돈을 취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폰지 사기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나”라고 자문한 뒤 역대 최대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범으로 꼽히는 버나드 메이도프를 예로 들면서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메이도프는 1970년대 초부터 2008년까지 20년 넘게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그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금융사기를 저질렀다. 역대 최대 규모인 그 피해액만도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에 이른다.


찰스 폰지 (Charles Ponzi, 1920)

폰지 사기(Ponzi scheme)란 투자 사기 수법의 하나로 실제 아무런 이윤 창출 없이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폰지 사기는 대부분 신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보통의 정상적인 투자가 보장할 수 없는 고수익을 단기간에 매우 안정적으로 보장해준다고 광고한다.

이는 계속해서 기존 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지속이 불가능한 투자 형태이다.

즉, 간단하게 말하자면 새로운 투자자 돈으로 기존의 투자자 배당을 지급하는, 소위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식의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 구조는 유입되는 자금이 지급해야할 액수에 결국 모자랄 수밖에 없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폰지 사기는 무너지기 전 사법 당국에 의해 포착되는데 사기의 규모가 클수록 적발이 더 쉬워진다.

하지만 2009년 발생한 메이도프 사건은 금융계의 거물이 자신의 사회적 입지나 권위를 이용하여 폰지 사기를 시도한 경우 이를 발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썩을대로 썩은 뒤 그 시스템이 갑작스레 무너졌을 경우 이러한 여파가 전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날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사기는 1920년대 초반 이를 최초로 저지른 찰스 폰지(Charles Ponzi)의 이름을 따서 폰지 사기라고 불린다.

그는 우표와 국제회신우표권 차익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처음 투자자를 모집한 뒤 곧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들과 본인의 수익금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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