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부도 위기와 한국의 식량안보 위기

전 세계 공급망 대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한국의 곡물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생산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8%, 곡물자급률은 21%까지 하락했으며, 

국가별 식량안보 수준을 비교 및 평가하는 세계식량안보지수(GFSI)도 32위로 떨어져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서에서

"밀·콩·옥수수 등 국내 식량작물 수익성이 낮은 데다 생산 기반과 기계화율, 유통 기반이 미흡해 자급률이 줄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곡물자급률 하락 여파로 곡물 확보에 차질을 빚고 가격 급등 충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2022.4.7)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은 3월 기준 t당 370달러, 295달러로 1년 새 63.0%, 32.9% 치솟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3월 세계 곡물 가격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가장 큰 곡물 가격의 상승폭으로 인해 식량문제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으며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내의 생산과 소비 전반에서도 물가 불안을 심화시켰다.

세계적인 3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와 북미,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여러 선진국도 전쟁과 가뭄, 코로나 등으로 인해 흉작의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70%가 농경지로 사용될 만큼 농작물을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지난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적으로 곡물 생산 및 공급체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출금지 및 제한조치 시행은 앞으로 곡물 가격의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식량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우크라 전쟁은 어떻게 스리랑카 경제위기를 재앙으로 만들었나

스리랑카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경유의 국내 시장가격은 두 배로 뛰었다. 쌀과 밀의 가격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치솟는 물가에 대한 불만으로 스리랑카 국민들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는 등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석유 연료 의존도가 높은 스리랑카는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인상에 직격탄을 맞았다. 

석유는 스리랑카 전체 발전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가 상승해 수입량이 줄어들면 교통과 산업 전반이 마비되는 국가다. 알리 사브리 스리랑카 재무부 장관도 디폴트 선언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불행한 상황이 일어나면서 우리의 필수 연료 수입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화물 가격도 올라가면서 우리의 (석유) 비축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토로했다.

식량 사정도 마찬가지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난주 세계 식량 가격이 1990년 집계를 낸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FAO는 식량 가격이 급등한 원인으로 주요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쓸린 탓도 크다고 분석했다.

FAO는 “주요 곡물 가격 상승은 세계 소비자들, 특히 가난한 나라에 특별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스리랑카에서 현실이 된 셈이다.


우크라이나전쟁 불똥, 스리랑카·파키스탄·아르헨 부도 위기
전쟁으로인한 물가폭등, 무너지는 개도국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대란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식량·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개발도상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한꺼번에 몰려든 각종 악재가 자생력이 약한 개도국·후진국에 집중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전쟁발(發) 인플레이션에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10여 년간 저금리로 부채를 늘려온 개도국들이 외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를 시작으로 파키스탄·레바논·이집트·튀니지·아르헨티나 등 외채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줄줄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IMF는 전 세계 저소득 국가의 60%가 채무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거나 이미 위험한 상태에 빠졌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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