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과 일본 (타네 키요시, 2017)

책소개
교토대 법학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저자가 건담이 만들어진 시기와 인물들에 중점을 두고 퍼스트 건담에 역사를 버무려 쉽게 서술한 대중교양서.


목차
머리말

제1장 지온공국과 대동아공영권
기동전사 건담에 대한 기초 지식
TV만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성장
나치와 닮았기 때문에 리얼?
두 공화국, 바이마르와 지온
지온 = 나치 독일로 볼 때 생기는 모순
스페이스노이드의 해방과 대동아공영권
묻혀 버린 인종차별 철폐안
선의의 강요와 폭주
지온 국민과 일본인의 멘탈리티
고노에 후미마로는 지나치게 공기를 읽었다
고독한 탈아의 길
스페이스노이드와 아시아주의
희망이 분노로 바뀐 러일전쟁
아시아주의에서 아시아 먼로주의로
기렌 자비와 고노에 후미마로는 동일한 유형의 정치가
지구연방 = 영국인가?
콜로니 떨어트리기에 의한 브리티시 작전
명연설과 현실의 갭
유익한 태만이 키운 자주 독립 정신
연방군과 전후 일본에 공통된 ‘어둠’
훈련된 무능과 역기능
연방군은 청렴결백?
훈련된 사관이 시대에 뒤처질 때
버림받은 병사들
위험한 수완가 고프 대장
1년전쟁은 ‘전쟁 전의 일본’ VS ‘전쟁 후의 일본’

제2장 자쿠는 제로센, 건담은 전함 야마토인가?
주역은 건담이 아니라 양산기인 자쿠?
양산기의 테스트 기체에 지나지 않았던 건담
자쿠 = 제로센, 건담 = 전함 야마토인가
루움 전역과 진주만 공격
제로센의 두 강점과 모순
해군의 ‘떼쓰기’가 실현해 낸 제로센
맞지만 않으면 격추당할 일도 없다?
일본의 축소 지향과 제로센
‘개선’은 있어도 ‘개량’은 없었던 비극의 기체
인재라는 생각이 없었던 제2차 세계대전 전의 양산
짐과 머스탱, 성공한 양산기
미국과 일본의 국력 차이를 보여준 ‘준마’
국제 교류 속에서 진화하는 기술
지옹의 다리는 장식이었나?
다른 게 당연한 키시리아와 정비병의 생산전에 대한 개념
양보다 질, 전함 야마토와 빅 잠의 공통점
최대 최강의 꿈이 불러낸 생산관리
‘명장’이 방해가 된 부품 규격화
대형 여객선과 유조선은 전함 야마토의 양산형
전쟁이 요구한 영웅과 명기
금지당한 병기적인 것의 상상력
《제로센》과 《대공의 사무라이》는 아무로와 지옹?
제로센이 없었다면 고지라도 없었다
건프라는 양산의 종착점

제3장 스페이스콜로니와 우주를 향한 꿈
스페이스콜로니와 우주 개발
건담의 세계는 핵의 위협이 존재하는 곳
핵미사일에 편승한 우주 개발
스푸트니크 쇼크가 고한 우주력 원년
구 소련은 미국 우주 개발의 은인?
뱅가드와 함께 떨어진 미국의 위신
미국인은 러시아인보다 머리가 나쁜가?
‘아이언 자이언트’와 SF적 상상력의 보급
기렌은 ‘JFK의 꼬리’인가?
‘과도하게 불어난 인구’의 뉴 프런티어는 우주?
굳이 달에 갈 필요는 없었다?
달로켓은 미·소의 공동 작업
쿠바 위기로 자각하게 된 ‘지구는 단 하나’
침략 SF영화 붐과 지구연방
건담 시대의 ‘상상의 공동체’를 실현한 전파
로열패밀리와 전파의 시대
통신위성과 솔라 레이
두 국장(國葬)과 우주세기
우주 로켓에서 우주 엔터테인먼트로
미·소 냉전과 우주전쟁
우주와 개척자 정신
스타트렉과 뉴타입 사상
스페이스콜로니와 ‘너무 불어난 인구’
맬서스의 인구론
맬서스의 함정을 돌파한 스페이스노이드
‘너무 불어난 인구’의 협곡에 사는 건담 세대
고도 경제성장이 초래한 미래에 대한 불안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에 절망한 데즈카 오사무
아폴로 계획이 들이민 지구의 유한성
사이드3와 사이드7의 차이
실현될 수도 있었던 ‘섬 3호’ 콜로니
1년전쟁은 건담 세대에게 있어서의 전쟁

제4장 두 명의 샤아 . 토미노 요시유키와 오자와 이치로
샤아와 오자와, 두 파괴자
풍족한 프린스들
55년 체제가 문제야
‘라라아도 기뻐하는’ 정치개혁
검은 세 황소걸음을 향해 파괴자가 움직인다
오자와와 샤아의 패배
‘인류는 우주로 자립해야 한다’는 성명
오자와와 샤아의 위험한 순수함
소선거구제와 뉴타입
소선거구는 내가 제일 잘 다뤄……
역습의 오자와
또 한사람의 샤아, 토미노 요시유키 총감독
전쟁 기억의 부재
아톰과 야마토, 시대의 분위기
공상 × 과학이 전후 일본의 원동력
과학의 양면성, 빛과 그림자
화성 땅 팝니다
스푸트니크 쇼크와 뒤섞인 지구방위군
일본대학 ‘중앙집행위원회’ 시대와 건담의 권력관
산학협동은 인재의 양산 시스템
일본대의 기렌 자비
권력과의 해후
붉은 혜성은 고생을 많이 한 사람
‘철완 아톰’에 영화의 시점을 반입하다
콘티 천 개 해치우기
애니메이션 붐의 포석이 된 ‘바다의 트리톤’
‘슈퍼 로봇 대전’을 불러낸 초합금
‘용자 라이딘’에서 경험한 좌절
전쟁을 그린 ‘잠보트3’
30분짜리 상품광고라는 통념에 반기를 들다
스폰서의 개입으로 탄생한 모빌슈트
순종이 기른 반역

마치며
주요 참고 인용 문헌


출판사 제공 책소개


교토대 법학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저자가 건담이 만들어진 시기와 인물들에 중점을 두고 퍼스트 건담에 역사를 버무려 쉽게 서술한 대중교양서.

건담, 대지에 서다
‘기동전사 건담’ 방영 30주년을 기념해 높이 18미터, 무게 35톤의 ‘실물 크기 건담 입상’이 등장했다. 반다이의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52일간 415만 명의 관람객이 이 거대한 조형물을 보기 위해 오다이바로 몰렸다. 처음 예상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팬들의 뜨거운 호응에 놀란 반다이는 예정을 변경해서 2017년 3월까지 근 10년간 이 1:1 크기의 건담 입상을 전시했고, 2017년 9월부터는 동일 장소에 ‘유니콘 건담 입상’을 전시하고 있다.
무수히 많이 만들어진 그동안의 로봇 애니메이션 중 어째서 건담만 오다이바라는 대지에 설 수 있었을까? 첫 방영 후 37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이어지고, 여전히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건담의 매력은 무엇일까?

건담에 역사를 버무린 대중 교양서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평소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저자가 ‘기동전사 건담’이 만들어진 1970년대 말이라는 시기에 주목했다.
모든 콘텐츠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즐긴다. 그렇다면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등 ‘퍼스트 건담’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건담 속에 담았을까. 건담에 열광한 사람들은 건담 속에서 무엇을 보았기에 40년 가까이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을까.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1941년생이다. 전쟁에 대한 희미한 기억밖에 없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보고 듣고 경험한 세계는 전쟁을 겪었던 어른들이 만들고 다듬어놓은 세계였다. 흑선을 통해 강제로 개항당한 후 근대화의 길로 뛰어들었던 일본.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은 일본에게 어떤 의미인가. 청년 토미노는 구세대에게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에 반발했을까.

1장에서는 우리에게 매우 예민한 단어인 대동아공영권을 파고든다.
도쿄대와 함께 2대 명문으로 꼽히는 교토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저자는 대동아공영권이라는 말의 원류를 따라간다. 도죠 히데키가 주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오리지널은 따로 있었다. 고노에 후미마로가 제안했던 ‘동아 신질서’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대동아공영권(=동아 신질서)과 지온공국의 ‘스페이스노이드를 대표해 궐기한다’는 발상이 같다고 분석한다. 아시아의 누구도 일본에게, 우주에서 거주하는 스페이스노이드 누구도 지온에게 자신들을 대표해달라고 요청한 적 없다. 하지만 일본과 지온은 ‘선의’를 ‘강요’하며 공동체를 전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2장의 주제는 ‘양산’이다.
MS-05 자쿠 I, MS-06F 자쿠 II, MS-06S 자쿠 II 샤아 아즈나블 탑승기, MS-06S 자쿠 II 지휘관 탑승기, MS-06FS 자쿠 II 가르마 자비 대령 전용기, MS-06F 자쿠 II 도즐 자비 중장 전용기, MS-06F 자쿠 II 기뢰 살포 포드 탑재기, MS-06RP 프로토타입 고기동형 자쿠, MS-06R-1 고기동형 자쿠 초기형, MS-06R-1A 고기동형 자쿠 개량형 검은 삼연성 탑승기, MS-06R-1A 고기동형 자쿠 개량형 신 마츠나가 탑승기, MS-06R-2P 고기동형 자쿠 후기형 시작기, MS-06R-2 고기동형 자쿠 후기형 조니 라이덴 소령 전용기, MS-06K 자쿠 캐논, MS-06K 자쿠 캐논 래빗 타입 이안 그리덴 탑승기, MS-06D 자쿠 데저트 타입, MS-06M 자쿠 마린 타입, MS-06E 자쿠 강행 정찰형, MS-06W 일반 작업형 자쿠 등등등.
누군가에게는 무의한 나열로 보일 뿐인 자쿠의 무수한 파생형들. ‘건담’을 만든 사람들은 왜 이런 파생형들을 고안해냈고, 팬들은 이 설정을 적극 수용했던 것일까.
저자는 그 답을 제2차 세계대전의 ‘제로센’에서 찾는다. 일본군의 전투기인 제로센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동안 164개나 되는 기종과 파생형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모두 어중간한 성능에 그쳐 제식 채용에는 이르지 못했고, 일선 현장에서는 제로센을 조금씩 개조해가며 간신히 버텼을 뿐이라고 한다. 당시 제로센을 1그램이라도 가볍게, 조금이라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용된 가공 기술은 요즘으로 치면 숙련된 엔지니어가 F1 레이싱카 한 대에 달라붙어 매진하는 ‘튜닝’에 극히 가깝다.
설계도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양산해야 하는데, 현장 기술자의 노동력과 ‘하면 된다’는 정신주의로 이를 메우려고 했던 일본이 ‘미국의 물량에 졌다’는 이야기는 뻔뻔한 변명일 뿐이고, 제로센의 엔진조차 독자적으로는 만들지 못했던 일본의 기술력의 패배라고 저자는 말한다.

3장에서는 스페이스콜로니와 우주 개발이라는 지금은 폐기된 아이디어를 파고든다.
건담은 멜서스의 ‘인구론’과 MIT 연구팀의 연구보고서 ‘성장의 한계’에 기반한 인구폭발론에서 출발한다.
“인류가 과도하게 불어난 인구를 우주로 이민시키게 된 지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 지구 주위의 거대한 인공 도시는 인류 제2의 고향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며 일생을 보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건담의 세계와 우리가 사는 21세기가 동일한 부분, 그리고 과학의 발달로 분기해 나가면서 달라진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자민당과 ‘55년 체제’를 박살냈던, (전) 자민당 간사장 오자와 이치로를 다룬다.

지난 2017년 10월 선거에서 또다시 당선되며 17선 의원이 된 이 정치인을, 부친의 이름이 국호에 들어가 있는 지온공국을 자신의 손으로 박살낸 샤아와 비교한다.
또한 토미노 감독의 청년기를 조망하며 그의 경험과 당시 일본의 시대상황이 어떤 식으로 건담에 유입되었는지를 살펴본다.

2018년 기준 한국나이로 78세인 토미노 감독님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이 책의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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